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 조현섭 교수-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이곳에 왔더니 직원들이 밥을 시켜 먹어요. 제가 밥을 해서 직원들을 먹이고 있어요.’ 이 얼마나 황당한 민원인가? 이는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촌극이었다. 치료공동체에서는 입소자나 직원이나 모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필자가 진행했던 카프남성거주시설(감나무집)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입소자들과 직원 모두 오전 7시에 기상해서 8시까지 세면을 하고 식사 및 주방정리를 한다. 그리고 8시부터 30분 정도 원활한 아침모임의 전체과정을 점검하고 사전연습을 진행한다. 그 다음 8시 30분부터 한 시간 정도 아침모임을 진행한다. 하루 활동들을 긍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하루 일과를 점검하고 공지하는 시간이다. 그 다음 9시 30분부터 11시까지는 자기에게 맡겨진 부서활동(총무부서, 생활지원부, 시설관리부서, 물품지원부)을 한다. 이 부서활동에는 입소자나 직원모두 참여해야 한다, 즉 총무부서에서는 아침모임 뉴스진행 및 신문스크랩 등을 기본으로 한 각종 문서양식 제작 및 보존, 외부 활동 신청접수 및 게시판 관리 등을 한다. 생활지원부에서는 식사 준비, 위생사항 점검 및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 간식타임, 관리 및 생일 축하모임 진행 등을 한다. 또한 시설관리부서에서는 시설내의 각종 보수 및 개선, 비품 및 차량관리 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 물품지원부에서는 생필품 신청, 공금 및 관리 업무, 전반적인 세탁물 관리를 진행하게 된다. 민원을 제기한 그 입소자는 생활지원부에 소속된 식사당번이었던 것이다.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는 점심 및 주방정리를 한 후, 3시까지는 참 감정집단, 지지집단 및 동료직면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참 감정집단은 거주자들의 자유로운 상호작용과 감정표현을 돕기 위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고, 지지집단은 거주자들이 어려운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거주시설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서로 지지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동료직면집단은 동료의 질문과 직면을 통하여 자신의 생활 및 태도를 점검하고 행동변화의 계기로 삼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부서세미나, 체력단련, 영화치료, 탐색집단 등을 진행하고 5시부터 6시 30분까지는 저녁식사를 하고 주방정리를 한다. 그리고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는 책임 있는 인관관계를 맺도록 하는 시간이고 이후 8시 30분까지는 자체세미나. 자서전쓰기, 스텝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그리고 9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부서장회의, 청소, 저녁모임, 마침 모임 등의 시간을 갖은 후 10시 30분에 취침하게 된다.

이렇듯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시간까지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물론 입소기간에 따라 다소의 프로그램에 차이가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운영자의 철학에 따라 다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공동체의 운영주체는 입소자들이라는 것이다. 만약 교회에서 운영한다면 여기에 다양한 기독교적인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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