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의 새로운 100년, 화해와 희망으로 열겠습니다.” 제101회 총회는 극심한 정치갈등 속에서도 미래 총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결의를 많이 생산했다. 이제 총회는 101회기에 남아 있는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총회 개혁을 위해 마련한 결의를 정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총회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 총회장 김선규 목사와 총회임원 및 총무가 헌신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았다. 사진은 가운데 김선규 총회장을 중심으로, 부회록서기 장재덕 목사 회록서기 김정설 목사 서기 서현수 목사 부총회장 전계헌 목사와 김성태 장로, 총무 김창수 목사 부서기 권순웅 목사 회계 양성수 장로 부회계 서기영 장로(오른쪽부터)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격랑의 대치정국 속 효율적 구조개혁 기반 마련하고 30일 파회
정치적 안정 바탕 교단 역량 결집, 대사회 영향력 회복 과제 남겨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제101회 총회가 파회했다. 제101회 총회는 갈등 속에서 시작했지만, 총회 공동체의 ‘화해’를 강조한 김선규 총회장의 의지 속에서 갈등 해소와 화합의 단초를 마련했다.

김선규 총회장은 9월 30일 제101회 총회 폐회예배를 인도한 후 “어려움 속에서 총회가 출발했지만 잘 마치도록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총회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하며 화해와 화합으로 총회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 총회장은 5일 동안 진행한 역사적인 총회의 파회를 선언했다.

김선규 총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제101회 총회는 힘들게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총회는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번 총회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격랑의 총회정치 속에서, 새로운 총회의 희망을 품게 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100회기 총회는 총신대와 극한 갈등 속에서 ‘부총회장 후보 전원 탈락’과 ‘총대천서 제한’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치정국을 연출하며 막을 올렸다. 총회와 총신의 정치적 대치 정국은 총신대가 제99회기에 총회와 어렵게 성사시킨 대타협을 파기시킨 것에서 파생한 것이다. 제99, 100회기 동안 총회와 총신대는 서로를 향해 달리는 폭주기관차 같았다. 그리고 제101회 총회에서 부딪혔다. 총신대 관련 인사들은 물론 해당 노회의 총대들, 심지어 증경총회장들까지 피해를 입었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총회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제101회 총회는 격랑의 정치소용돌이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의를 내렸다.

대표적인 결의가 ‘총회정치 시스템의 구조적인 개혁’으로 평가받는 기구개혁이다. 총회기구혁신위원회(위원장:김창근 목사)는 최고 치리회로서 총회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할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했고, 제101회 총회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구혁신방안은 총회실행위원회 역할 강화와 정치부 상설화로 요약할 수 있다. 총회에서 헌의한 내용도 모르고 “허락이요”를 외치는 폐단을 없애고, 정치부를 통해서 헌법해석 행정처리 분쟁조정 등 중요하고 급한 안건들을 제대로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기구혁신이 102회 총회 이후 제대로 정착한다면, 총회정치는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 개척과 자립을 위한 총회의 노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교회자립개발원을 설립하고,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양육하기 위한 교사연수원 설립, 총회 산하 교회와 노회의 갈등을 해소할 화해중재위원회 구성, 그리고 총회의 국내 전도 업무를 총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국내선교부의 출범 등 굵직한 결의들이 나왔다. 총회정치 중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받고 있는 총회선관위원회과 재판국의 위원들을 총대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개정한 것도 중요한 결의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교회실사위원회가 조사해서 보고한 노회 관리의 문제점을 사장시킨 것은 총회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도 총회는 계속 노회의 분립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총회가 노회를 관리감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총대 파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조직교회 문제를 폐기시켰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결정이었다. 총회 소속 목회자들의 일탈과 추문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목회자 윤리강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안타깝다. 중범죄를 저지른 총대를 영구제명 하자는 제안은 기각당했고, 지금도 논란 중인 전병욱 목사 관련 헌의도 폐기됐다. 특히 전 목사 결의와 관련해 총대들이 거수로 의견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이 때문에 1500여 명 총대들의 의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오는 102회 총회에 전자투표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본보는 제101회 총회의 중요한 안건과 결의 내용을 실시간 속보로 보도했다. 속보한 내용만 총60건에 이른다. 60건의 속보 중 총회 개혁과 발전에 긍정적인 결의는 20건에 불과했다. 한국 최대 교단이란 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안건은 ‘목사정년 연장 기각’과 ‘한기총 복귀 계속 추진’ 그리고 이슬람 동성애 및 이단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결의뿐이었다.

제101회 총회는 극심한 정치혼란 속에서도 총회의 발전과 개혁을 위한 중요한 결정을 많이 내렸다. 하지만 교단 내부가 혼란하면, 총회의 역량을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해 발산할 여력을 갖지 못한다. 제101회 총회가 그것을 확인시켰다. 이제 총회는 101회기에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총회정치 개혁을 위한 결의를 정착시키며, 다가올 종교개혁500주년과 제102회 총회를 준비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총회는 10월 4일 오전 11시 총회회관 2층에서 김선규 총회장과 직전 박무용 총회장 이·취임예배를 드리고 제101회기를 시작했다. 김선규 총회장은 총회유지재단 이사장, 은급재단 이사장, 복지재단 이사장, 기독신문 발행인과 세계선교회 총재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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