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적 의미가 컸던 총회
▲제101회 총회가 열린 장소는 다름 아닌 충현교회. 충현교회는 교단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장소적 의미를 가진 교회라는데 다들 공감. 특히 1964년 통합이 이탈할 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곳이었으며, 그동안 다섯 차례 총회를 유치하기도. 이번으로 여섯 번째 유치한 총회는 무려 12년 만에 열린 것이며, 새로운 100회기를 여는 원년에 충현교회에서 열려 더 큰 의미를 갖기도.

애타는 회원권
▲총회 첫날 회의장 밖은 그야말로 긴장 분위기. 무려 70명이나 되는 총대들이 천서를 받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며 출입구 앞에서 서성거렸는데. 장내에 개회가 선언되고 회의가 진행되자 천서를 받지 못한 일부 총대들이 물리력으로 회의장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 이 때문에 회의장 출입구는 한때 아수라장을 방불케 해. 회원권을 박탈당한 총대들의 애끓는 심정이 표현된 것이기에 씁쓸함을 남겨.

폭력적 정치문화 제발 그만
▲제101회 총회 기간 테러, 위협, 협박, 피신 등 ‘성(聖) 총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발언대에서 유난히 자주 언급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해. 발언자들의 말이 엄살이나 과장이 아니고, 생명과 신체의 위협까지 받아가며 총회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과연 사실이라면 우리 스스로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 다름 아닌 폭력적 정치문화가 아닐까.

전 세계가 지켜보는 총회
▲제101회 총회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방송이 돼. 이목이 집중되는 최대 교단의 총회인 만큼 김선규 총회장도 교단 이미지를 위해 총대들에게 발언과 태도 하나에도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해. 이에 화답하듯 총대들도 예년보다 성숙한 자세로 총회에 임했는데. 여기에 보태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총회가 됐다면 어땠을까. 타교단에 본이 되는 총회, 나아가 전 세계 교회의 본이 되는 총회가 되길 간절히 기대.

너도나도 장학금
▲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취임사에도 없던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위해 총회장 판공비를 장학금으로 내놓는다고 밝히자 총대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아. 이어 직전총회장 박무용 목사도 공로패 받는 자리에서 지난 1년간 받은 총회장 판공비를 수표로 준비해서 총회 자립위원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눈길.

이번에는 녹취록
▲은급재단 보고 시간에 김기철 목사가 “납골당 손실액이 90억에 이르고, 손실을 끼친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시벌도 안 된 상황”이라며 일반관리비 3억원 지원 청원에 강력하게 반대. 그러자 총대들이 납골당 손실이 90억에 이르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청. 이에 발언권을 얻어 나온 박무용 목사가 뜬금없이 총대들에게 녹취록 하나를 들려주겠다고 나서 의아하게 만들어. 녹취록의 정체는 경기중부노회 최 목사가 허활민 목사를 폭행하라고 사주를 했다는 내용이었으나 녹취록의 음질이 좋지 않은데다, 총대들이 “90억 손실과 녹취록이 무슨 상관이냐”며 강하게 반발해 결국 청원은 부결돼. 납골당과 관련해 지난해 돈다발에 이어 올해는 녹취록으로 총대들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허활민 목사의 전략이 전격 실패해.

목사정년 연장 이제 그만
▲제101회 총회에는 총 9개 노회에서 목사 정년을 연장하자는 헌의안이 올라와 주목. 안건이 다뤄지자 총회 현장의 총대들이 강하게 ‘아니오’로 반발하며 저지에 나서. 당초 정치부는 연구위원 5인을 선정해 연구하자고 제안. 대다수 총대들은 “만 70세로 결의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연장이냐”며, 후배들의 앞길을 막고 사회적 비판까지 들어가며 정년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해 정년 연장은 결국 기각돼.

갈등 깊은 전병욱 투표 결과
▲한국교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전병욱 목사의 성윤리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총회 석상에 올랐으나, 정치부는 전병욱 목사 관련 재판 건을 기각한다고 밝혀. 논란 끝에 거수로 투표를 진행했지만, 회의를 주재하던 전계헌 부총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총대보다 많은 숫자가 합산되었는지 머뭇거리며 결과 발표를 미뤄. 그리고 또 다시 거수투표를 진행. 그리고 또 다시 발표를 미뤄. 결과를 발표하라는 총대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머뭇거리며 기각을 발표.

이러니 미래를 준비 못하지
▲100회기 가장 열심히 일한 부서를 꼽는다면 조직교회실사위원회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일일이 노회에 통보하고 전화해서 총회 산하 노회들의 조직교회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업적을 이뤘는데. 21당회에 미달하거나 조직교회 허수로 노회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곳이 무려 13개 노회에 이른 것으로 조사돼. 그런데 이 조사를 바탕으로 위원회를 1년 연장해 대안을 마련하자는 청원을 기각해버려 아쉬움을 남겨. 당장 자신들의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서 그냥 없는 걸로 하자는 심산은 아니었는지. 이러니 총회가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탄.

연예인보다 더 인기 있네
▲총회 회무 넷째 날인 27일 오후, 총대들의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충현교회를 흔들었는데. 주인공은 차별금지법의 심각성을 알리고, 나아가 한국교회의 동성애 반대와 할랄 반대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이혜훈 국회의원. 이혜훈 의원은 평소 안면이 있는 목회자들의 이름까지 부르며 총대들에게 인사까지 하기도. 총대들의 열렬한 환영에 이혜훈 의원은 90도 인사와 함박웃음으로 화답.

총대를 줄이자고?
▲“현재 7당회에서 총대1명 파송을 15당회에서 1명 파송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대회제연구위원회가 총대 숫자를 줄이자는 제안을 내놓자 총대들이 깜짝 놀라. 위원회의 진의는 대회제를 시행하면 총회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총대를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제안한 것이었는데 의미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 듯. 대회제 시행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전에 민감한 총대 숫자 줄이자는 발언이 나와서 애써 연구한 대회제 시행방안까지 안타깝게도 “기각!”

“시간이요”
▲총회 때마다 내빈 인사는 불가항력적인 순서라면, 시간 관리가 필요할 듯. 첨예하게 안건을 다루느라 몰두하고 있고 가뜩이나 시간이 모자란 판에 불쑥불쑥 내빈 인사 시간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인사자들이 짧은 인사 대신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아 조바심을 더해. 부디 사전에 시간을 주지시킨 후 등단 시켜 준다면 다소 해소될 일.

무한반복
▲올해도 헌법개정안은 성과 없이 말잔치로만 끝나. 대부분 헌법개정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1년 더 연구하자는 말들. 신중하자는 데는 동의하나 문제는 이런 일들이 매년 반복된다는 것.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똑같은 말들이 나와. 오죽했으면 위원장이 “이번에는 이것 건드리라 하고, 다음에는 저것 건드리라 해서 시키는 대로 해서 나왔는데 결국은 거절한다”고 개탄하기도. 이번에도 헌법개정위원회가 1년 연구 끝에 내놓은 결과물은 채택되지 못하고, 위원회 활동이 1년 연장되는 것으로 매듭지어. 부디 고질적인 무한반복은 올해로 끝마쳐지길.

말하지 않아도 알아
▲재정부의 101회기 총회예산서 발표가 나온 직후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가 발언을 요청해 예산 배정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며 항의. 이에 재정부장 이춘만 장로는 충분한 예산 반영이 이루어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기념사업위원회에서는 예산 문제로 더 이상 말씀하지 않으시는 편이 낫습니다”라는 구수한 경상도 말투로 답을 하자 좌중에서 폭소.

난처한 천서검사위원장의 항변
▲총회 파회에 앞서 직전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천서를 제한했던 노회들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자고 전격 제안. 그러자 천서검사위원장을 맡았던 직전 서기 이승희 목사가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다면 진작 말씀하셨어야지, 이제 와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면 제가 뭐가 됩니까”라고 항의. 사실 이 목사는 당사자가 아닌 노회원들의 천서 제한이라도 풀어주자는 것이 시종 일관된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 부랴부랴 다시 발언대로 돌아온 박 목사가 이승희 목사를 토닥이며 달래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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