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총회 결의 위반’ 거센 반발에 철회…직전총회장 사과

▲ 예장통합 제101회 총회에서 신임 총회장 이성희 목사가 회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이하 예장통합)가 교단 안팎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던 이단 특별 사면 건을 원천 무효로 폐기했다. 9월 26~29일 경기도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에서 열린 제101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총회 결의 위반”과 “총회장 월권”을 주장, 이단 특별 사면을 일단락 시켰다.

총회 둘째 날 임원회는 이단 특별 사면 활동을 보고하면서, 4명의 사면 대상자와 관련해 △유예기간 2년 동안 특별사면과정동행위원회를 두어 재교육 및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총회 임원회를 통해 이대위가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이단 해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청원했다. 이는 시간만 미뤄졌을 뿐 사면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는데다, 지난 9월 21일 사면 선포 철회는 순간을 모면하려는 수법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 총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대다수 총대들은 “제100회 총회는 이단 사면 문제에 대해 임원회에나 사면위에 전권을 준 적이 없다” “사면 선포 철회가 직전총회장의 진정성이 담긴 것이 아니라 슬프고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성희 총회장은 “특별 사면과 관련한 임원회 청원 기각 및 3년 동안 재론 불가”를 선언했다.

채영남 직전 총회장은 “탕자를 돌아보고 받아준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면을 시작했다가, 총회 이름으로 선포한 것을 철회한 것은 내가 죽었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것을 이해하고 사과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채 직전총회장이 특별 사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총회 첫 날과 둘째 날에 걸쳐 무려 세 차례로, 이 안건에 대한 예장통합 총대들의 정서가 얼마나 비판적이었는지를 방증했다.

이와 관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에서는 이대위가 직전총회장의 요청으로 재심했던 이단들에 대한 새로운 결의 역시 기각됐다. 따라서 류광수 ‘참여금지’, 인터콥 ‘예의주시 및 참여자제’, 이명범 ‘이단’ 등의 기존 결의가 그대로 유지된다.

한편 신임 총회장은 목사 부총회장이었던 이성희 목사(연동교회)가 자동승계했다. 목사 부총회장은 투표를 통해 기호 2번 최기학 목사(상현교회)가 당선됐다. 최 목사는 총 1448표 중 749표를 얻어 기호 1번 정헌교 목사를 50표 차이로 눌렀다.

사무총장 재인준 건은 부결됐다. 총회 임원회가 4년 임기를 마친 이홍정 사무총장의 연임을 청원했으나 투표 결과 찬성 425표 반대 845표가 나왔다. 특별 사면 선포와 철회 등으로 교단의 위상이 떨어진 것에 대해 총회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더불어, 정치적 이념이 다소 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내부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예장통합 이성희 신임 총회장은 제101회 총회 주제인 ‘다시 거룩한 교회로’처럼, 총회장 본인부터 개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회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특별히 2017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인 만큼, 루터(원리)에 머물지 않고 칼빈(실제)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를 변혁하며 섬기는 교회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 총회장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 믿음 생활, 교회의 바른 운영과 관리 등 13가지의 거룩성 회복을 한 회기 동안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어서 2019년 3.1운동 100주년 때에는 한국교회가 다시 민족의 사랑을 받고 민족을 이끄는 ‘민족교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드는 데 예장통합이 역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총회장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이신 삼위일체의 하나님으로, 그래서 기독교는 다양성과 통일성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사고를 가졌다”며 “우리 교단의 이름처럼 모든 교회를 ‘통합’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겠다. 또한 우리 교단을 넘어서 한국교회가 개혁되는 데 맡은 몫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성희 총회장은 제59회 총회장이었던 이상근 목사의 아들로, 한국 장로교단 최초로 부자 총회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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