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상생의 생태학적 사고 전환을

 

오늘날 우리의 삶은 이미 우리가 저질러 놓은 산업화와 도시화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미해결 환경문제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쓰레기, 도시의 범죄, 녹지의 감소, 정신과 육체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적 범죄 등으로 어찌 보면 항상 생활주변의 ‘환경의 질’이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축약해 볼 때 인류가 태어난 것은 대략 저녁 23시 58분 34초에 해당합니다. 인간은 겨우 1분 24초 동안 이 지구 위에 살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듯 촌각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을 살고 있는 인류가 무한대한 욕망의 전차에 이끌려가고 있습니다. 실컷 먹고, 더 많은 돈을 벌며, 더 편하게 살면서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빠르게 더 멀리 다니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이를 위하여 과학이라는 무기를 날마다 새롭게 개발하면서 너무 맹목적으로 휘두른 결과, 지구 환경을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1950년까지만 해도 선진국과 그 국민들마저 예전보다 다소 여유롭게 살게 되었을 뿐이지, 지구환경을 그토록 위태롭게 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전 100여 년간 점점 발전의 탄력을 받아오던 과학기술이 고도화, 정밀화, 광역화 되면서 무소불위의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가히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성장 이면에는 환경파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경제성장과 환경파괴는 일란성 쌍둥이라고나 할까요.

1945년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 경제적 부흥기에 들어가면서, 인류는 새로운 사치품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당시 오대호 지역에 있는 미시간 주의 밍크 사육자들은 최고의 호황을 맞았습니다. 밍크코트 생산을 위해 수백만 마리를 사육하여 세계의 돈을 긁어모으는 중이었는데, 1960년대 초부터 갑자기 암컷들이 새끼를 낳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잉태한 새끼들도 사산하거나 이내 죽어버려 결국 1967년이 되자 한 마리의 밍크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10년간의 연구 끝에, 전기절연제로 쓰이는 합성화학 물질인 PCB가 밍크의 생식불능을 야기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렇듯 한두 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상 현상들이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제까지 인류가 창조적으로 발명하여 지구상에 노출한 화학물질의 종류가 2400만 종이 넘는데다, 지금도 매년 50만 종의 새로운 화학물질들을 생산하여 함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이라 이름 붙여진 이들 화학물질은 지구 전체의 공기와 흙을 오염시키면서 그 속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아왔던 생명체들을 멸종시키고 있습니다.

▲ 인간을 자연의 소유자가 아닌 관리자로 여기는 사고의 전환이 생태계와 인류의 상생을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임여성 중 140만 명 이상이 불임증을 앓고 있고, 남성들에게는 무정자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들에게는 육아환경의 어려움 탓으로 임신 기피증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은 지구에서 사라져 갈 것입니다. 아둔한 인류가 이제야 자연생태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며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이미 남극의 빙하가 녹는 것은 멈추게 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오늘날 환경파괴에 기독교적 환경관이 일조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창세기 1장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으로 잘못 이해한 결과입니다. 환경에 관한 진정한 성경적 관점은 ‘인간은 자연의 소유자(owner)가 아니라 관리자(steward)이므로 소유자이신 하나님의 법도 안에서 자연을 관리해야 하며, 환경과 미래에 대해서도 인간주도적인 과학발달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거해 전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향은 창세기 1장의 해석상 오류를 정정하고, 생태학적 사고의 기본을 인간중심적이 아니라 피조물 전체의 생명 중심적 사고에 두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생명체는 상호 연관되어 있으므로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생명체를 포함하는 포괄적 사고,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하나님 중심적 사고로 전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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