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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총회 100년, 기본부터 다시 세우자. ② 총회, 100년 정책 세워라

‘정책 없으면 공멸’ 의식전환 급하다

교단정책 통합관리·역량 결집시킬 ‘정책 컨트롤타워’ 구축은 시대적 과제
정치에 함몰, 무기력한 교단 시스템 개선 시급… “총회, 정책토의 장돼야”

▲ 총회가 과도하게 정치에 매몰돼 있다는 염려가 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 총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실천이다. 지난 6월 총회정책과 기구혁신을 위한 공청회에서 참석자와 패널들이 정책 총회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총회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장봉생 목사)와 <기독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총회 정책발전을 위한 총대여론조사’에서 제101회 총회 총대예정자들은 총회 우선 추진 정책과제 1순위로 ‘다음세대 및 교육’을 꼽았다. 여기에는 목사와 장로 모두 이구동성이었다. 그 뒤를 이어 ‘재정투명성’과 ‘교인수 감소 대책’, ‘이단 및 이슬람, 동성애 대응’, ‘목회자 수급’에 대해 교단적인 정책 수립을 주문했다.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을 역으로 생각해 보자. 많은 교단 구성원들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교회 위기 상황에 교단이 제대로 대처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침체와 퇴보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단의 풀뿌리라 할 수 있는 교회들이 신음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미래를 준비하고, 개교회의 아픔과 갈증을 해소시킬 교단 차원의 대책이나 정책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

앞서 여론조사에서 많은 교단 구성원들이 다음세대와 교육에 대한 정책 개발에 교단이 나설 것을 주문했다.

현재 교단에는 교육진흥국이 가동되고 있다. 교육진흥국의 교육정책은 현장성과 실용성 면에서 타교단에 비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5년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이를 기반으로 교육의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는 전수조사 형태로 교회의 교역자와 교사, 학부모, 학생은 물론 비기독교인까지도 포함해서 진행하고 있다. 교육콘텐츠도 역시도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교육진흥국에서 내놓은 교육정책과 콘텐츠가 우수함에도 교단 정책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만 보더라도 교단 정책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정책총회’를 기치로 정책연구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1년차 밖에 되지 않은 신생 기구이자, 정책 연구 및 수립이 가능한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은 가운데 운영되고 있다. 독립 연구기관이 아니라 특별위원회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교단의 정책 전반을 제어할 위치도 아니다.

따라서 교단의 정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정책을 통해 교단의 역량을 결집시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친정책 의식전환 시급하다

총회기구혁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교단이 수립해야할 정책 분야와 방향성은 대다수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실현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의 더딘 의식 변화와 교단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 목사의 말을 더 들어보자. “다음세대만 놓고 보더라도 문제는 심각하다. 당장 농어촌교회는 아이들이 없다. 있어도 자체적으로 주일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우리 세대가 다음세대를 신앙적으로 방치하는 죄를 범하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따른 주일학교 대응은 물론, 정책적으로 주일학교를 통합하는 방안, 다음세대 전도정책 등 다음세대만 하더라도 내놓을 정책이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정책이 없으면 결국은 공멸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관선 목사의 말처럼 교단이 ‘정책총회’로 가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급변하는 시대에 비해 교단의 의식 변화는 더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교단이 갖고 있는 우수한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결함,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입안할 수 있는 기관 부재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단의 큰 규모도 정책총회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커다란 교단 안에서 각종 이해관계 문제를 푸는데 과도하게 집중하다보니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교단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교단 구성원들의 정책에 대한 관심 부재가 더 큰 문제다. 제101회 총회에 상정한 노회의 헌의안만 놓고 보더라도 이를 잘 대변해 준다. 200건이 넘는 헌의안 가운데 정책 관련 안건은 턱없이 적다. 현상 대처를 요청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정책총회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교단 구성원들이 정책을 우선시하는 의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총회를 컨벤션화 하자

제101회 총회 헌의안 가운데 ‘총회백서 발간’ 청원이 눈길을 끈다. 여기서 말하는 총회백서 발간은 흔히 생각하는 총회 준비와 운영을 정리하자는 수준이 아니다. 총회의 정책, 신학, 교육, 목회, 문화 등 현재를 진단하고 분석해 미래 교단이 나아갈 방향성을 알려주는 계획서를 만들자는 청원이다.

사실 교단의 순기능은 교단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에 있지 않다. 산하의 교회들이 안정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도록 종합적으로 돕는 것이 교단 본래의 역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교단 총회는 교회의 미래 대안을 모색할 시간 자체가 없다. 더욱이 상비부 역시 급변하는 시대상황을 반영할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총회 서기 이승희 목사는 “서기를 하면서 수많은 서류를 다루는데 정책적인 안건이나 질의가 아니라 갈등과 다툼들이 대다수다. 가슴이 아프다. 이번 회기에만 90% 이상이 정치적인 사안이었다. 결국 혼재한 정치문제를 다루는데 에너지를 소비했다. 정책과 미래지향적인 일에 관심을 두는 의식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총회가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교단 총회가 축제의 장이 되고, 산하 교회의 필요를 제대로 채워주기 위해서는 총회의 근본적인 변화 모색이 필요하다.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이번 회기 여러 공청회에서 정치부와 재판국 상설화, 총회정책실행위원회 권한 강화를 통해 정치적인 문제를 상시로 풀자는 제안들이 쏟아졌다.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정치 사안은 상설 기구를 통해 풀어가기 때문에, 교단의 총회는 신학적·목회적 측면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토의의 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산하 기관과 기구들이 1년간 연구하고 개발한 정책들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면 정책총회는 현실화되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총회의 컨벤션화는 현실가능이다.

‘정책헌의안’ 무엇이 올라왔나

전국 노회에서 제101회 총회에 상정한 헌의안은 대략 200여 개다. 이 가운데 정책분야에 해당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정책개발’이라는 항목에 담긴 헌의안은 고작 3건이다. 지역별·권역별 대각성기도회 실시, 성찬과 절기와 관련한 신학정체성 연구, 총회회의록 PDF 파일 제작 및 총회보고서 전자책 제작이 전부다.

정치적이거나 법적인 항목을 제외한 다른 항목에서 굳이 정책적인 성격을 띤 헌의안을 찾는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총회백서 발간
△형평성 있는 선고와 재판규정을 명문화한 재판 판례집 및 매뉴얼 제작
△예배 및 예전 규격화를 위한 목회매뉴얼 제정
△7년 주기로 목사·장로 재교육 실시
△총회 감사 외부 회계법인 의뢰
△목회자 납세 대책
△장학재단 설립
△총회준비위원회 신설 등이다.

정책적인 성향의 헌의안은 전체에 비해 이처럼 빈약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정책으로 발의한 내용이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대처를 주문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다시 말해 정책 헌의안들이 단편적이거나, 표피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제101회 총회에 발의된 정책 헌의안의 빈약성과 단편성. 이것이 정책총회를 열망하는 마음과 달리, 정책에 대한 교단의 수준을 드러낸 또 다른 자화상이어서 씁쓸하다.

“정책총회 열망, 어느때보다 크다”
[인터뷰] 정책연구위원장 장봉생 목사 “정책연구소 출범해야”


총회정책연구위원회를 2년간 이끌고 있는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사진)는 교단 구성원들의 ‘정책총회’에 대한 열망이 ‘탈정치-친정책’을 지향하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장 위원장은 정책총회 실현을 위해서는 정책을 연구하는 기구의 독립성,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한 지속성, 무엇보다 연구할 인적·물적 지원이 통합적으로 이뤄질 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안에 대한 대처보다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수립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총회정책연구위원회를 2년간 이끌면서 경험하신 보람과 한계는.

=보람이라면 정책총회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정책수립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한계를 말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내딛는 시점에서 느낀 것은 제도적 한계와 인적 한계가 있습니다. 제도적 한계란 총회정책을 연구할 수 있는 하드웨어, 즉 연구소 설립과 재정 지원을 말합니다. 인적 한계란 정책마인드를 가진 지도자와 전문연구인력의 부족을 말합니다.

▲정치일변도의 교단 상황에서 정책총회의 가능성을 보았는지요.

=총대들을 비롯하여 총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 모두가 ‘정책총회’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총대여론조사에서도 확인했습니다. 교단 지도부에서도 정책 주문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면, 교단 차원의 정책과 대안에 갈급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정책총회로 가는 중요한 자산이라 봅니다.

▲교단이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함에 있어 현실적인 장애물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교단 전반의 통계자료가 미흡해 연구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울러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정책으로 이끌어낼 만한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 또한 현실적인 장애물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정책총회에 대한 열망은 높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는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동안 총회헌의안을 보면 정책 안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교단의 구조적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작년부터 총회정책연구위원회의 위원 선정을 총회임원회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질과 3구도에 맞추어 합리적으로 구성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다른 특별위원회처럼 3년조로 구성해 최대 3년을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중장기 정책연구가 어려울 듯합니다. 위원회 구성원들 모두가 목회와 사업의 현장에 바쁜 분들이라 충분한 연구시간이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위원회 정관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정책연구소’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합니다.

▲정책을 중시하는 교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이 필요할까요.

=총회장을 비롯한 교단 지도부의 정책총회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정책을 세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충분한 인적·물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급한 대책보다 중요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격려와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특별취재팀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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