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퇴임 앞둔 총회장 박무용 목사

총회결의 순종과 준수가 교단발전 기초, 원칙 통해 갈등 풀어가는 101회 총회 기대
교단역사 바로세우기·교회 연합 주도적 역할에 보람 … 교단 소속감·애정 회복하자

 

퇴임을 앞둔 제100회기 총회장 박무용 목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무용 총회장은 지난 1년간 교단장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단의 저력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교단이 가진 우수한 신학과 선교의 저력으로 한국교회 연합과 세계복음화에 쓰임 받는 교단이 되기를 기대했다. 박 총회장은 교단의 역사 세우기와 한국교회 연합에 주도적인 역할, 소외된 곳에 교단의 사랑을 전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반면 구성원들의 교단에 대한 불신, 지속되고 있는 내부적인 갈등 요소들이 교단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교단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 “해법은 소속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회장을 하면서 건강이 온전치 못했지만 교단의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일한 이유는 교단의 소속 목사이기 때문입니다. 총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헌법과 결의대로 시행하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총회장의 직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주일 후면 제101회 총회입니다. 지난 1년간 교단을 이끈 총회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우리 교단의 위상이 높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이라 확신합니다. 1년간 활동을 하면서 대교단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한국교회를 이끌어야 할 역할, 동시에 우수한 신학과 선교의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대에 국제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겼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총회장 직무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고 협력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총회장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100년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교단의 정체성은 교단 역사를 통해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인식을 새롭게 하고 교단의 뿌리를 알 수 있도록 역사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음세대에게 교단의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교육현장으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본격적으로 세우는 일이 활발하게 일어나 보람입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복권복적, 염산교회 복원, 순교자 등재 등 역사의 흔적을 찾는데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역사위원회가 상설로 활동하면서 이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선교적인 목회에 집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교적 열정을 보고 교단장까지 세워주셨지 않나 생각합니다. 총회 역시 선교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 오지, 지진으로 힘든 네팔과 아이티 등 어려운 곳을 찾아가 위로하고 구호금을 전달하는 활동을 가졌던 것이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임기동안 내부적으로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돕기 위한 일들을 구체화시켜 공교회성 회복과 내부를 강화하는데 힘썼습니다. 외부적으로는 북한과 역학관계로 인해 통일문제가 답보 상태여서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 연합에는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임했습니다.

▲교단의 강점으로 신학과 선교를 꼽으셨습니다. 이러한 강점들이 교단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세계 곳곳에 한인디아스포라와 한인교회가 많습니다. 이곳에서 우리 총신 출신과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를 우리 교단과 네트워크화 한다면 선교적 측면에서 놀라운 열매를 맺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효율적인 선교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교단 차원에서 해외노회 복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타교단이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 교단이 대륙별로 노회를 만들어 한인교회가 교단 안에 속해있다는 것은 선교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있습니다. 총신 출신으로 인도네시아에 규모가 큰 한인교회를 이끌다가 후임자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공중분해한 경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단적으로나, 선교적으로나 큰 손해입니다. 해외노회 복구를 체계적이되, 신속하게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교단 산하 노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강점을 공유하면 선교적으로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교단은 개혁주의 보수신학이라는 건강한 신학을 파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건강한 신학을 확산해야 합니다. 신학의 체계가 미미한 나라에 바른 성경관과 바른 신학을 심어줘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지 지도자들과 신학을 공유하며 하나님 주권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개혁신학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현재 12개 언어로 주일학교 공과를 번역해 선교지 뿐 아니라 교단과 연계된 해외 교단과 해외노회에 파급하는 방안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건강한 교단과 연대해 이슬람 확산과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교단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요소를 해결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회장으로서 자부심이 큰 반면 부끄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마음이 아픈 것은 교단의 신뢰도가 저조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교단 지도자에 대한 실망들이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봅니다. 흔히 ‘납골당’하면 도둑놈, 빨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신뢰회복을 위한 가시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쉬운 점은 소속감 문제입니다. 매번 총회에서 많은 결의를 합니다. 만장일치나 기립박수로 결의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의에 순종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음이 안 맞거나 밉다고 결의를 위반하거나, 세상법으로 가는 것은 교단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만에 하나 결의가 잘못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 수정 보완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총회결의 준수가 이뤄져야 합니다.

해법은 소속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회장을 하면서 건강이 온전치 못했지만 교단의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일한 이유는 교단의 소속 목사이기 때문입니다. 총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헌법과 결의대로 시행하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총회장의 직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속감과 함께 교단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풀어 가면 좋은 결과와 해법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 연합에 교단의 역할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연합활동에 있어 어떤 자세로 참여해야 할까요.

=교단 몸집에 맞게 연합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습니다. 지난 1년간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우리 교단의 역할을 누차 강조했고, 어느 정도 교단의 위상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기총 한교연 통합을 위해서 미가입된 우리 교단과 기감이 중립성을 갖고 연합하도록 주문했습니다. 연합에는 교단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교회연합에 있어 우리 교단이 배재돼서는 안됩니다. 오는 101회 총회에 한국교회 연합을 주도할 수 있는 안건이 다뤄질 것인데, 연속성을 갖고 교회연합에 힘써야 합니다.

▲총회와 총신 대립구도가 장기간 이어져 교단 역량을 결집하는데 어려움이 큽니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요.

=총신대 문제는 하나님이 풀어주셔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총신문제가 정치의 문제인지, 욕심문제인지 헷갈립니다. 교단 안에 대치동측, 사당동측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너무 이상한 말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교단이 걱정입니다. 사람의 욕심을 이길 힘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총신대 문제는 잘 해결될 줄 믿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고 지혜를 모으는 일 밖에 없습니다.

▲총회 개회가 임박한 가운데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번 총회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제101회 총회가 정말 은혜 가운데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간증이 없는 신앙인이 누가 있겠습니까. 총회장 직무를 이행하는 중에 건강상 기적적인 은혜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황금교회 성도들은 저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로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은혜를 받았으니 마지막에는 갈등구조가 은혜로 풀리면 좋겠습니다. 나라에도 온갖 갈등이 상존하고 있는 것처럼, 교단 안에도 갈등으로 허비되는 비용이 너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을 품고 가고 싶습니다.

다만 갈등을 풀어가는 데는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원칙 없이 처리하면 갈등이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교단적으로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총회결의 위반에 대한 책임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총회자와 해당자를 치리하지 않는 노회는 총회결의를 토대로 천서를 유보하고 헌의안도 취급하지 않기로 임원회에서 결의했습니다.

좋은 것이 좋다고 은혜로 가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의를 준수하는 시발점을 삼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총회 전에 결의를 준수하면 풀어줄 마음이 있습니다. 과격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원칙과 결의 정신을 세우고 싶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끝으로 총회장 퇴임 이후 계획은 어떠한지요.

=총회장에서 물러난 이후 여러 모양으로 1~2년 더 교단을 위해 섬길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기에 세계선교와 한국교회 연합에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바라기는 명예선교사로서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선교지를 순회하며 그동안 목회경험을 기반으로 선교사를 격려하고 평신도를 선교 동력화하며 복음전파에 힘쓸 계획입니다.

정리=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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