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기관 대표회장 기자회견... 한교연 내부 조율 안 돼 ‘임원회 결의 위반’ 주장

▲ 한교연 조일래 대표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조일래 목사·이하 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이 한 자리에서 양 기관 통합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교연 3인, 한기총 2인,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대표 2인 등 총 7인으로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이하 연추위)를 구성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한교연은 이 로드맵이 내부 임원회 결의와 다르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교연 조일래 대표회장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8월 3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인 연추위와 함께 10월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해 11월 말 전에 한국교회의 연합이 완성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예장합동 박무용 총회장, 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 예장대신 이종승 부총회장, 기성 여성삼 총회장, 기하성 최성규 증경총회장이 함께 했다.

양 기관 대표회장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것처럼 보였으나, 기자회견 시작 전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황인찬 목사·바수위)가 한교연 임원회 결의사항을 배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교연은 8월 4일 임원회에서 ‘한기총과 통합을 적극 환영하지만 이단 문제 해결이 전제되어야 하며, 교단장회의와 같은 외부단체는 협력대상’이라고 결의한 바 있다. 그런데 대표회장이 이단 문제 선결도 없이 한기총, 교단장회의와 함께 위원회를 구성한 것을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바수위는 기자회견 내내 ‘이단 해결 없는 통합 논의 즉각 중단하라!’ ‘이단 해결 후 한교연-한기총 통합’ 등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수위 황인찬 위원장은 “이 기자회견은 임원회 결의 위반이다. 대표회장이 임원회가 결의한 사항을 깨고 임의로 나온 것”이라며 “기자회견 직전까지 개최를 반대했지만 대표회장이 이를 취소하지 않았다. 앞으로 임원회에서 이 부분을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연 증경대표회장인 박위근 목사와 한영훈 목사도 “대표회장이 일방적이고 비밀스럽게 통합 추진에 합의하고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후안무치의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회견문만 낭독한 채 급하게 자리를 떠나 빈축을 샀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교연 조일래 대표회장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통합의 물꼬를 제대로 틀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단에 대한 대원칙은 살아 있다. 임원회 결의에 대한 사안은 내부적 문제니까 앞으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추위 구성은 한교연의 반대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추위 위원에 교단장회의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교단장회의 내부 합의를 거치지지 않아 자칫 7개 교단만 찬성하는 반쪽짜리 통합 추진이 될 수 있다. 대다수 교단장들이 9~10월 임기만료를 앞둬 앞으로 교단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초창기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에서 출발한 '한기총한교연통합협의회'가 한국교회 교단장회의가 주도하는 '한국교회연합을위한협의회'로 바뀌고, 이것이 이 날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로 또 변경되는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통합 주체와 방안도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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