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기념각, 우월순 사택 등 선교초창기 유산 지정요구

▲ 한국기독교문화유산 호남지회 주최 심포지엄에서 발제자와 논평자들이 광주 양림동 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독교 선교유적들의 보고인 광주시 양림동을 근대문화유산 보존지구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기독교문화유산보존협회(이하 한기문) 호남지회(회장:맹연환 목사)는 8월 19일 광주 수피아여고 배유지선교사기념관에서 제2회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양림동 일대 기독교유적들의 발굴 및 보존 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지역교계가 돕고, 향후 발굴과 보존작업이 시급히 필요한 양림동 일대 기독교 유적들에 대한 조사와 관리를 추진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행사다.

양림동 일대에는 오웬기념각 우월순선교사사택 수피아홀 등 기독교 선교 초창기에 세워진 건물과 유물들 상당수가 문화재청과 광주광역시 등으로부터 문화재로 등록 혹은 지정되어 있지만, 최근 들어 일부 문화유산들의 훼손과 복원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어 온 상태이다.

광신대 김호욱 교수가 진행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임영근 한기문 사무총장은 “현재 개별 건물들을 대상으로 근대문화유산 지정과 보존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점에서 면으로’ 확장하여 지역자체를 보전지구로 관리하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관련 조례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준기 광신대학교 명예교수도 “양림동 일대에 선교사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아직 찾지 못한 귀중한 유적과 유물을 찾아 정리하는 것이 영적 후손인 우리들의 할 일”이라면서, “특히 숭일학교나 이일학교처럼 이미 양림동을 떠난 기관들의 경우 과거의 유적과 유물을 복원하거나 축소판 형태로 남겨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식 총신대학교 교수는 “광주의 선교사들은 생명의 복음을 이 땅에 뿌렸을 뿐만 아니라 의료사업 교육사역 청년운동 문예활동 건축문화 등을 통해 광주지역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다”면서 “이들이 보여준 귀한 영향력을 오늘의 교회들이 더욱 계승 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관련 전문가들의 논평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김정신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근대건축유산이 군집한 충남 강경이나 인천시 중구의 경우처럼 광주 양림동도 면단위 지구보존방식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고, 최종호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재관리학과 교수는 도서관과 박물관을 결합한 형태인 ‘라키비움(Larchiveum)’ 설치를 사업 활성화 대안으로 제안했다.

한기문 호남지회는 이번 심포지엄을 신호탄으로 삼아 양림동 일대에서 민관 기구들과 협력한 근대역사문화보존위원회 구성, 호남지역 남장로교 선교자료 고국귀환추진단 구성, 해설사 양성을 위한 평생교육원 운영, 선교자료를 위한 문화재박물관 건립 등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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