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장회의, 합의 못하고 우왕좌왕…새 돌파구 찾는 움직임 진행

▲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참석 교단들이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에 대해 논의했으나, 일치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을 주도하려던 한국교회 교단장회의(공동대표회장:박무용 목사 등 7개 교단장)가 내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한국교회연합을위한협의회(이하 한연협) 성명서에 동의했던 7개 교단장들은 8월 24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양 기관 통합에 교단장회의가 개입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다수 교단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일부 교단들이 통합 당사자가 주체가 된 또 다른 통합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양 기관 통합의 방향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당초 이번 교단장회의는 모임의 연속성을 위해 새로운 교단장이 될 부총회장들과 함께 교제하려는 목적에서 계획했으나 한연협 보고에 관심이 집중됐다. 7개 교단장들은 한연협이 만들어진 경위와 현재까지의 결의사항들을 보고 받자마자 양 기관 통합에 있어 교단장회의의 주도권부터 주장했다.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은 “교단장회의가 처음 복원됐을 때부터 양 기관의 통합을 최우선 순위에 뒀고, 지난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성명서도 냈다. 우리가 먼저 화두를 던졌고 한연협은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한교연에서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연협이 아니라 교단장들이 나섰다고 하면 한교연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교단장회의가 양 기관 통합에 앞장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 후 참석자들은 그 절차와 방향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대한예수교복음교회 임춘수 총회장은 “오늘 모임이 차기 총회장과의 친목 성격이라고 들었는데 안건이 나왔다. 주요 7개 교단들에는 사전 설명이 됐겠지만 나머지 교단들은 들은 바가 없다”며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호응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도 “동성애, 총선 등을 논의하려고 했던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에서 출발한 한연협이 법인을 통합하는 주체가 되는 것은 문제다.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생략된 상황에서는 제3의 기구가 나오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성명서 역시 양 기관이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개 교단들의 서로 다른 생각을 방증하듯 이날 교단장회의에는 예장고신, 예장합신, 예장대신, 기성 총회장 등 주요 교단 교단장들이 대거 불참해 약 10여 개 교단 총회장만 참석했다. 부총회장도 4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은 교단장회의는 이날 이렇다 할 의견합의를 보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으나, 다음 날인 25일 한교연과 한기총, 교단장회의 대표자가 극비리에 만나 세 단체가 함께 하는 통합위원회 구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통합 당사자인 한교연을 포함시키고, 교단들 중 예장합동과 기감이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해 교단장회의가 어떤 방식으로든 양 기관 통합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기하성 총회장이자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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