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영적 전쟁터 유럽선교에 보다 긴밀한 협력 필요

영국 박금일 선교사

▲ 영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박금일·손명은 선교사 부부.

박금일 선교사(GMS·수원서부교회 파송)는 애초에 선교사가 목적이 아니었다. 총신에서 여러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영국 노팅험대학으로 유학을 떠날 때만 해도 박사 학위를 따고 돌아와 한국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막상 영국 땅은 그에게 새로운 부르심으로 다가왔다. 수백년 된 교회들이 이방 사원으로 바뀌고 침체돼가는 영국교회를 보면서, 그는 영국교회가 이제는 선교지로 바뀌어버린 것을 절감했다.

영국에 정착한 이듬해 한 영국인 목사와 함께 레스터시를 방문한 것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윌리엄 캐리가 사역하고 선교사로 파송받았던 교회가 힌두교사원으로 바뀐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어요. 하나님께서는 선교를 하라고 영국에 많은 이방 사람들과 유학생들을 불러 모아주셨는데, 영국 기독교는 도리어 이방 종교에 잠식이 되어버리고 만거죠.”

박 선교사는 우연히 들른 레스터대학에서 한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고, 20여 명 되는 한국인들이 한인교회 설립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해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박사 과정 공부를 막 시작한 때였고, 거리상으로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 그는 간곡히 거절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달랐고, 기도 가운데 그는 순종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1996년 레스터한인교회를 설립했고, 2010년에는 이를 확대해 중국인, 아프리카인, 영국인, 인도인 그룹과 함께 레스터인터내셔널교회를 설립했다. 그런 가운데 2004년에는 GMS 선교사로 정식 파송을 받았다.
레스터인터내셔널교회는 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두전도와 집회, 초청 피크닉 집회, 제하훈련 등을 통해 영국인들과 다민족 이민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친다.

▲ 박 선교사는 유럽이 거대한 영적 전쟁터라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지난해부터 영국교회를 깨우는 전도운동을 벌여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암노스유럽선교회(대표:최종상 선교사)가 주최하는 어라이즈(Arise) 전도캠페인으로, 그는 선교회 사역책임자로 전체 기획과 사역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어라이즈 전도캠페인은 전도 인력과 용기가 부족한 영국교회들의 전도활동을 지원하고, 교회 내에 전도팀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전도에 헌신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외부에서 온 전도팀이 자원하는 영국교회 교인들과 함께 4박 5일 동안 집중전도훈련을 받고, 팀별로 지역교회로 흩어져 8박 9일 동안 실제 전도를 하는 방식이다.

올해 7월 5일부터 2주 동안 열린 어라이즈에는, 캐나다 호주 미국 한인교회들과 대구동신교회에서 온 참가자들을 포함해 총 110명이 참가해 훈련을 받고 전도에 나섰다. 어라이즈에 참여한 영국교회는 총 12곳으로, 전도팀과 교회 교인들은 훈련 후 12개 교회로 흩어져 9일 동안 전도에 집중했다. 전도방식은 축호전도와 노방전도, 전도지 배포, 초청공연 등 다양했다. 가장 주된 사역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축호전도로, 전도팀은 한 교회당 보통 700∼1000가정 가량을 방문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런던 사우스홀침례교회에서 열린 전도집회에는 250명이 참석했다. 그 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였다. 영국인 목사들은 “지금까지 우리 교회가 전도한 숫자보다 어라이즈 9일 동안 한 전도가 더 많았고, 전도 열매 또한 수년 동안 얻는 열매보다 많았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어라이즈는 사역의 연속성을 위해 9일 동안 교회 교인들과 함께 전도에 나섰는데, 그 교인들은 전도 경험을 바탕으로 어라이즈 후에도 고스란히 전도팀으로 남게 됐다.

박 선교사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교회들은 노방전도와 축호전도는 물론이고, 개인전도마저 회피하고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교회의 장점인 전도 열정과 전략이 영국 교회에 새롭게 전도 열기를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박 선교사는 영국과 유럽은 지금 중요한 영적전쟁을 치르고 있고, 유럽 선교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유럽 선교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특별히 그는 “영국 선교사 가정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별도로 일을 해야 생활을 할 수 있는 형편”이라며, 재정 후원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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