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한통협 인정 못 해 ... 이단 선결 및 새 통합추진위 구성 촉구

▲ 한국교회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과한교연통합협의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가운데)가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기총과한교연통합협의회(이하 한통협) 출범과 관련,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조일래 목사·이하 한교연)이 이에 동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교연은 8월 4일 서울 연지동 한교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기관 통합의 전제는 다락방 등 이단문제 해결이며, 통합 당사자 없이 7개 교단 교단장이 준비위원장을 맡은 한통협은 통합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일래 대표회장을 비롯해 김요셉, 박위근, 한영훈, 양병희 증경대표회장이 참석했다. 조일래 대표회장은 “통합을 위해서는 한기총이 다락방이 문제가 없다고 두 번씩이나 인정한 것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이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대표회장 직을 내려놓고 한기총에서 나와 통합에 대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경한 의사를 내비쳤다.

양병희 대표회장 역시 “이영훈 목사가 이단 문제 해결을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렇다면 계속 말을 빙빙 돌리고 언론 플레이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해 대표회장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이영훈 목사가 그렇게 한다면 통합기관 초대 대표회장을 이 목사에게 맡길 수 있을 정도로 한교연도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한교연은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와 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주도하고 있는 한통협이 양 기관의 통합을 논의하는 것에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통합 주체인 한교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일래 대표회장은 “한통협은 당사자인 우리를 배제한 임의기구이므로 공식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한교연이 절차를 거쳐 파송한 위원들과 통합추진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외부 단체와는 협력하고 대화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교연의 이번 기자회견은 통합과 관련, 한기총에 비해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통합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이단 척결이라는 선제조건을 확실히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한교연과 충분한 논의 없이 외부에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통합과 그것을 추진하는 임의 단체에 대한 불신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통협 서기 최충하 목사는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는 한교연, 한기총, 한장총이 3인씩 공식 파송해 구성한 것이므로 외부에서 진행하는 통합이라고 볼 수 없다”며 “9월 총회에서 각 교단이 양 기관 통합 찬성을 결의한다면 통합이 힘을 얻을 것이다. 그 후 세부사항을 논의할 때 한교연과도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26일 출범한 한통협은 한교연과 한기총 통합과 관련해 ‘선 통합선언 후 통합추진’을 목표로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대신, 기감, 기성, 기하성, 기침 등 7개 교단 교단장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9월에 각 총회에서 통합결의를 거쳐 10~11월에 통합정관과 각론을 협의한 후, 12월에 통합총회를 개최한다는 로드맵을 정했다. 2011년 7월 7일 한기총 특별총회에서 의결한 정관을 통합정관으로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교연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 기관이 납득할만한 절차를 거친 통합을 할 수 있을지 진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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