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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수준이 한국교회 수준이다[신학자 추천도서] 신약성경 해석방법론

단계별 주해 과정에 다양한 해석방식 담아
진지한 해석자 되려는 설교자에 유익한 책


신약성경 해석방법론
고든 피/장동수 역/크리스챤 출판사

주해(해석)과 설교에 대해, 늘 진지하게 고민하는 설교자가 얼마나 되는가? 좋은 해석자가 아니고는 제대로 된 설교자가 될 수 없다. 현란한 말의 능사(能士)가 되기 전에, 신실한 말씀의 사역자가 될 수는 없는가? 이 책은 그런 사역자들을 위한 ‘주해’ 안내서이다.

리전트 대학(Regent College) 신약학 교수 고든 피(Gordon Fee)의 <신약성경 해석방법론>은 2002년에 나온 셋째 판(New Testament Exegesis:A Handbook for Students and Pastors)이다. 1982년 첫 판이 나올 때, 본래 1980년에 출간된, 고든-콘웰 신학대학원 동료 교수 스튜어트(Douglas Stuart)의 <OT Exegesis>(구약 주해)의 자매편으로 기획되었다. 판이 개정되면서, 이름 가운데 ‘기본서’(primer)가 ‘핸드북’(Handbook)으로 바뀌고 최신 자료들(NA 27, UBS 4, BDAG 등)이 갱신되었다. 스튜어트와 피의 두 권을 합쳐서 <성경해석방법론>(김의원 역, CLC)으로도 나온 바 있다. 

현대 언어학의 성과를 성경의 본문 연구와 주해학에 접목하려는 노력은 제임스 바(James Barr)의 <The Semantics of Biblical Language>(1961)에서 비롯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교수 실바(Moises Siva)가 어휘 의미론에 중점을 둔<Biblical Words and Their Meaning>(1983)을 펴내면서 언어학에 기반한 주해 연구에 공헌했다면, 주해 과정에 대한 기여는 고든-콘웰 신학대학원의 ‘고든-콘웰 학파’에 의해서였다. 카이저(Walter Kasier, <Towards an Exegetical Theology: Biblical Exegesis for Preaching and Teaching>, 1981), 스튜어트, 고든 피로 구성된 이들 학자들의 주목할만한 공헌은 춈스키(Noam Chomsky)에 의해 발전된 현대 구문론(syntax)을 원문 주해학에 접목했다는 데 있다.

지난 세기, 어휘가 어떤 기원을 가지고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왔는지를 다루는 ‘통시(dichronic) 언어학’에서, 그 어휘를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는지를 주로 살피는 ‘동시(synchronic) 언어학’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했다. 성경 연구에 이 ‘동시적 관점’을 접목하여 보편화하는 일은 1980년대, 이들 미주 학자들의 선도로 이뤄졌다. 그때 이후, 소위 ‘구문 분석’이 이뤄졌다. 언어학에 기반한 해석, 본문에 대한 보다 철저한 구문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되어 있다. I 장(정식 해석을 위한 지침)은 네 가지 장르(복음서, 서신서, 사도행전, 계시록)별로 주해하는 과정(15 단계)을 담고 있다. II 장(신약성서 원전 석의)에서 저자는 본문 분석을 세밀하게 제시한다. 문장, 문법, 단락 분석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사본비평과 역사-문화 배경 연구 방법을 제안한다. III 장(설교석의를 위한 간편한 지침)은 연구 시간의 제한이 있는 일선 설교자들을 위해 I, II 장의 연구 단계들을 축약하여, 주해에서 설교문 작성까지 11 단계의 단축 과정을 제안한다. IV 장(석의작업 각 단계에 필요한 참고자료들)은 I~III 장의 연구 작업에 도움이 되는 참고 자료들과 문헌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의 주해 과정은 종합적이다. 다양한 해석 방식(본문비평, 어휘, 문법, 구문, 역사, 사회-문화, 수사, 복음서 대조, 신학 등)을 단계별 주해 과정 속에 녹아내려고 시도했다. 여러 방법의 과정을 최대한 수용하려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II 장, 본문 자체 분석에 대해 진지한 연구 과정이다. 분석적 연구를 강조하는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좀더 상세한 설명이 요구되는 내용이 되겠지만, 주해 작업에 있어서 기본적이고 실제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유용하고 의미 있는 과정을 담고 있다. I 장은 종합적이고 II 장은 전문적이다. 주해를 위한 15 단계(I 장)는 일반 설교자가 그대로 따라 하기 쉽지 않다. 분문 분석에 중점을 둔 II 장도 제대로 된 훈련이 필요하다. 한편, 설교자를 위해 단축된 11 단계(III 장)는 비교적 쉽다.

신대원을 졸업하기 전에, 예비 설교자들은 이 책에서 요구하는 정도는 할 수 있게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하거나, 일선 목회의 자리에서 놓친 것이 있다면, 총회(노회)와 신대원에서 이들 설교자들에게 제대로 주해-설교 훈련을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설교자들이 그룹으로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말씀을 연구하는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주해(해석과 설교)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유익하다. 설교자의 수준이 한국교회의 수준이다.

주해의 노동 없이 설교의 기쁨을 얻을 수 없다. 꾸준한 해석의 노력을 다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교자에게 이 책은 가치가 있다. 좋은 해석자가 다 좋은 설교자는 아니다. 그러나 좋은 해석자가 아니면 좋은 설교자가 될 수 없다. 진지한 해석자의 노력을 하려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추천한다.

김상훈 교수  총신신대원·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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