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문교회 이영신 목사가 17일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 설립감사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사진 왼쪽). 이날 예배에는 150여 명의 성도들이 참석해 57번째 지교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고양시에 준비된 지교회 설립, 건강한 전통 이어
검증된 부목사 세우고 담임목사 목회철학 공유

이영신 담임목사(양문교회)를 포함해 그동안 양문교회에서 동역했던 전·현직 교역자 30여 명이 함께 파송의 노래를 부를 때 이진일 목사(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는 애써 눈물을 참았다. 교회를 개척하는 일이 고단하고 외롭지만, 더불어 얼마나 영광스런 길인지 알기에 보내는 이나 보냄을 받는 이나 비장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그 감격스런 모습에 작은 예배당을 가득 메운 양문교회 성도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사도행전 속 안디옥교회가 바나바와 사울을 파송할 때도 이렇지 않았을까.

양문교회가 고양시 행신동에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를 개척했다. 1979년 논산에 연무양문교회를 처음 개척한 후 57번째 지교회이자, 2004년 이영신 목사가 부임한 후 7번째 개척교회다.

양문교회는 교인 수가 수천 명이 되는 대형교회지만 여느 대형교회들과 행보가 다르다. 교회가 커가는 만큼 예배당을 증축한다거나 외양을 가꾸는 일에 집중할 법하지만 그보다는 장애인들을 돕고, 교정 선교를 하고, 어려운 농어촌교회를 섬기는 등 나누고 베푸는 일이 먼저다. 교회 개척도 같은 생각에서다. 양문교회 성장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준비된 목회자를 보내 건강한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나라를 함께 이뤄가겠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양문교회는 양문교회 부목사 출신들로 교회를 개척케 하고 있다. 교회 개척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때에 검증된 사역자들을 세워, 조금이라도 실패 확률을 낮추자는 생각이다. 신뢰하는 부목사를 파송하는 만큼 교회 개척을 위한 재정 지원도 각별한 편이다.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를 담임하게 된 이진일 목사는 양문교회에서만 12년을 넘게 사역한 선임 부목사였다. 이영신 목사는 “이진일 목사만큼 설교를 잘하고 실력을 갖춘 부목사를 보지 못했다”며 오랜 시간 동역했던 후배 목사를 향한 애정과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건강한 동역 교회 개척이라는 목표 안쪽에는 이영신 목사의 건강한 목회철학이 담겨 있다. 양문교회를 우리 시대 ‘안디옥교회’로 세우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 목사는 지난해 10월 교회 설립 45주년 기념예배 때 ‘신 안디옥교회를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많은 교회들이 몸집 불리기에 골몰하고 개교회주의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교회 개척과 선교를 외면해가는 시대에, 사도행전에 나오는 안디옥교회처럼 이방과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사역자를 보내는 교회가 되자고 성도들에게 권면했다.

17일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 설립감사예배 설교제목 역시 ‘또 하나의 안디옥교회’였다. 이 목사는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가 세워진 이유는 이 지역에 또 하나의 안디옥교회가 필요하고, 또 하나의 안디옥교회가 되라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냐”며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가 오직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고 영혼들을 그리스도께 돌아오게 하는 안디옥교회로 설 것을 기원했다.

이영신 목사의 목회철학과 성도들의 교회 개척 열정은 양문교회를 더욱 건강하게 하는 기틀이 되기도 했다. 양문교회는 지금껏 당회는 물론 교회에 이렇다 할 갈등이나 어려움이 없었다. 교역자들 역시 끈끈한 유대감으로 아름다운 동역을 이뤄가고 있다. 크로스라이프 양문교회 설립감사예배 때는 이진일 목사와 함께 사역했던 모든 선·후배 교역자들이 직접 참석하거나, 대신 사모를 보내는 등 우애를 자랑했다.

설립감사예배에는 양문교회 2대 담임목사이자, 50번째 개척교회인 남아공 양문교회 담임으로 파송 받은 서공섭 원로목사가 참석해 의의를 더했다. 양문교회 개척멤버였던 서 목사는 1970년 천막교회로 시작한 양문교회의 과거사 한 토막을 들려주며 젊은 후배 목사에게 용기를 북돋우었다. 서 목사는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셔야 교회가 된다”며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기도하며 믿음으로 승리하라”고 권면했다.

믿음과 사랑으로 개척한 교회인만큼 파송 받은 이진일 목사의 각오 또한 각별했다. 이 목사는 “어떻게 하면 이 시대에 십자가 복음만을 힘차게 전할 수 있을까 기도하고 고민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특별히 이 목사는 이 시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한 통로로 문서선교(크로스라이프 문서선교회)와 블로그(크로스라이프 블로그) 사역도 열심이다.

이영신 목사는 이진일 목사에 대해 “부목사 시절부터 강단에서 오직 복음, 오직 십자가만을 외쳤다”면서 “교회와 문서선교, 블로그 사역을 통해 십자가 복음을 줄기차게 전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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