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선교사자녀 수련회…53명 참석, 다양한 프로그램 통해 정체성 확인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해야 하나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나요?”
“내가 한국인인지 다른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MK들이 종이비행기에 적어 날린 고민들은 다양했다. 여느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진로와 이성문제, 학교생활 등도 있었지만 선교사자녀(MK)만이 겪는 정체성 고민도 많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낯선 문화 속에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과 고민이 한 문장 한 문장 그대로 묻어났다.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김재호 목사·GMS)가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제21회 MK수련회를 열었다. 화성 GMS선교센터와 부산을 오가며 열린 이번 수련회에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나이의 MK 53명이 참석해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깨달아갔다.

수련회는 ‘우리는 미래다’(You are the Future)를 주제로 예배와 찬양집회, 특강, 공동체훈련, 체육대회, 문화탐방, 안보견학, 진로탐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별히 셋째 날 오전에는 선배MK 전수정 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MK들에게 따뜻하고 실제적인 조언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전씨는 “MK라고 하면 신앙이 좋아야 하고, 착해야 하고, 공부까지 잘해야 할 것은 기대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할 때 자신에게 실망하고 죄책감까지 생긴다”며 “이러한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잠시 MK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먼저 하나님 앞에서 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공부하고 있는 전씨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막연하게 하나님께 삶을 드린다고 할 때 목사나 선교사, 사모가 된다고 생각하지 쉽지만, 목사나 선교사가 되는 것 외에도 하나님께 삶을 드리는 길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K타이틀을 내려놓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성경이나 여러 방법을 통해 진로를 찾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MK들은 새벽예배와 저녁 찬양집회 등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뜨겁게 찬양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11년간 생활하고 이번에 미국으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된 한은향 양(19세·한중섭·김명희 선교사)은 “재정도 실력도 부족했지만 하나님께서 공부를 할 수 있게 길을 다 열어주셨다”며 감사 제목을 설명했다. 한양은 “한 달 후에 미국으로 가게 되는데 빠른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수련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후배MK들에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습관적으로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MK수련회는 새벽기도회와 저녁 찬양집회 등 영성을 다지는 시간으로 매일 진행됐다. 특별히 ‘우리는 미래다’는 주제에 따라 직업체험관인 잡월드를 방문해 진로탐색 시간을 가졌으며, DMZ, 기독교역사전시관, 현대중공업 등을 견학하기도 했다.

MK들은 공동체생활과 합숙을 통해 동질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6살 때 부모(최훈재·임부영 선교사)를 따라 미얀마로 간 최예원 양(17)은 “세계 곳곳에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함께 수련회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태어난 지 4개월만에 러시아로 건너가 지금은 현지인학교에 다니고 있는 안새민 군(16세·안영일·유선희 선교사)은 “러시아 아이들이 별 것도 아닌 일로 놀릴 때면 마음이 힘들기도 하다”며 “숙소에서 MK들과 함께 자면서 학교생활을 나누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수련회는 GMS자녀위원회(위원장:김동희 목사) 주관으로 열렸으며, GMS 김재호 이사장과 김동희 자녀위원장 등이 참석해 MK들을 격려했다.

김재호 이사장은 “비록 외국 문화 속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랑스러운 한국 선교사 부모님의 사랑과 주님을 믿는 확실한 믿음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세계를 품는 기독교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MK들을 격려했다.

김동희 자녀위원장은 “MK수련회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MK로 지내는 나의 환경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깨닫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