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가공식품 범벅 식탁을 물리쳐야

 

생활 여건 변화와 식품산업 발달로 식탁이 각종 해로운 먹을거리로 가득해지고 있습니다. 건강과 안전보다는 아이들의 시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첨가물로 뒤범벅된 패스트푸드,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도록 화학포장재에 담긴 인스턴트 가공식품, 항생제를 먹고 자란 육류 육가공품, 방부제와 농약이 들어간 수입 밀가루, 갈수록 농약 강도가 높아지는 빛깔 좋은 과일과 채소, 중금속 오염 위험에 처한 생선들, 유해성 논란이 뜨거운 유전자변형농산물(GMO) 등등.

사회생활로 바쁜 주부들의 손을 덜어준다는 인스턴트 식품과, 가정의 주방을 채우고 있는 화학조미료도 경계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화학합성물 381종과 천연첨가물 161종, 혼합제제 7종 등 549종의 식품첨가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라면 1봉지에만도 평균 1.65g의 화학조미료가 들어있습니다. 인스턴트 식품업체들은 기준치와 허용량 등을 내세워 첨가물 사용이 무해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첨가물이 체내에 들어가면 30~50%는 호흡기나 배설기관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몸에 축적됩니다.

화학조미료에 들어있는 L-글루타민산 나트륨은 몸속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비타민 B6(피리독신)를 필요로 합니다. 이 때문에 화학조미료의 과다 섭취는 단백질 합성과 항체·호르몬·신경전달물질 생성 등 생리작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B6의 결핍을 가져오고, 이 때문에 청소년기에 특히 중요한 단백질 대사와 생리기능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B6의 결핍은 일차적으로 무력감과 두통을 유발하고, 면역력 저하와 뇌손상 및 암으로 이어집니다. 얼마 전 홍콩 정부는 맥도널드가 사용하는 양념에서 미국 암연구소가 유전자 변형 발암물질로 경고한 감미료 스테비오사이드가 함유된 사실을 적발, 양념을 매장에서 수거하기도 했습니다.

호서대 식품공학과 이기영 교수는 어린이 비만과 아토피성 피부염은 말할 것도 없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어른들이 주로 걸리던 성인병까지 요즘에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패스트푸드와 각종 합성 식품첨가물이 함유된 가공식품이 식탁을 차지해버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공 식품은 우유 어묵 소시지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심지어 국거리와 반찬까지 모두 대량생산 공정을 통해 나옵니다. 아이들은 김치를 멀리하고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을 찾습니다. 아이들이 즐기는 패스트푸드는 소아 비만의 주범입니다. 소비자보호원이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 3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1세트의 열량은 최대 1065kcal로, 10~13세 여자 어린이의 1일 열량 권장량(2000kcal)의 53%를 차지했습니다.

비만으로 직접 연결되는 햄버거 세트의 지방함량도 최대 41g으로, 1일 지방 섭취기준량인 50g의 82%나 됐습니다. 소아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소금류도 비슷합니다. 햄버거 세트의 나트륨 함량은 최대 1693mg으로, 1일 나트륨 섭취 기준량 3500mg의 48%를 차지했습니다.

▲ 아이들을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이 점령한 식탁으로부터 구해내야 한다.

소비자원은 이런 패스트푸드의 지방과 나트륨 함량은 한 끼 섭취 필요량을 초과하는 만큼 어린이에게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순천향대 소아과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 초중고생의 비만(표준체중의 20% 이상) 비율은 1984년 3%에서, 2001년 10%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2002년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가 서울시내 초등학생 680명을 대상으로 체지방 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 중 1명꼴로 비만이 나타났습니다. 인하대 의대 임종한 교수는 패스트푸드는 칼슘과 비타민이 부족하고, 칼슘과 비타민 부족은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의 흡수를 증가시킨다고 말합니다. 결국 중금속에 의한 건강장애와 면역기능 약화를 초래, 잦은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보건 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보고서에 의하면 뚱뚱한 사람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살이 찌면 폐에 가해지는 압박이 심하고 호흡이 가빠져서, 기침이 심해질 뿐 아니라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쯤 되면 차라리 아이를 굶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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