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 명 참석, 제주 등서 희망의 복음 전해

▲ 섬 주민들을 위해 마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여서도 선교팀.

총신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강호정 씨에게 제주도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제주도는 단지 구경하고, 쉬기 위해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 치열한 영적 전쟁터, 그리스도의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곳으로 바라보게 됐다.

낙도선교회(대표:박원희 목사)의 제60차 단기선교가 6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전남 완도와 진도, 경남 통영, 그리고 제주 일대에서 90여명의 신학생들과 교회 선교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 배가 뜨기를 기다리고, 무더운 날씨 가운데 사역을 준비하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 후에는 초조하게 그 마음이 열리기를 기도하는 그야말로 기다림과 인내 속에 진행된 사역이었다.

그 중에서도 지난겨울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제주도 ‘뚜벅이 전도’는 숱한 간증거리들을 남겨놓았다. 뚜벅이 전도는 제주 일대 무교회 마을들을 총신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전도팀들이 순회하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으로, 처음부터 많은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각오해야 했다.

뚜벅이 전도팀의 일원으로 여덟 개 마을을 옮겨 다니며 사역한 강준혁 씨(총신대 4학년)는 이번 일정을 통해 온갖 관광지와 볼거리로 치장된 제주도의 이면에 깊은 영적 아픔이 존재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단순히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잔치를 열거나 선물을 나누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들에게는 예수의 증인들이 필요했습니다. 자신들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갈 ‘목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 말이죠.”

강 씨는 뚜벅이 전도를 통해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면서, 신학생으로서 세상을 보는 올바른 시각을 얻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제주도를 향한 하나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느꼈다는 여러 참가자들의 응답 속에서, 앞으로 새롭게 기록될 삼다도의 복음행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경남 통영으로 떠났던 선교팀은 장마와 해무로 출항이 미뤄지는 바람에 항구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선교일정 하루를 통째로 손해 본 끝에 어쩔 수 없이 목적지를 변경해야 했다. 당초 죽도와 우도로 나뉘어 들어가기로 했던 멤버들은 함께 사량도로 들어갔다. 갑자기 새로운 팀워크를 형성하는 일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함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도하고, 일손 돕기도 하면서 점점 한 팀이 되어가는 것을 느꼈어요. 이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채워주심을 경험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와, 사량도와 함께 하심을 확신하며 기쁨으로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량도 선교팀으로 참여한 이미지 씨(총신대)는 땅 끝에서 확인한 한국교회의 희망, 복음의 희망을 품고 더욱 조국교회에 대한 사랑, 낙도의 영혼들을 향한 사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완도 여서도를 찾아간 은광교회 문지원 목사는 찌는 듯이 무더운 날씨 가운데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안마도 해드리고, 음식도 만들어 대접하고, 온갖 허드렛일까지 도와주다 지쳐버리고 말았다.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는 일이 참 힘들고 어렵다고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섬 주민들이 우리를 ‘보고 싶은 사람’ ‘기다리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동안의 힘든 것을 다 떨쳐낼 수 있었지요.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만나는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새삼 느끼고 돌아오게 됐습니다.”

치열했던 일주일의 시간은 지나가고 함께 울고 웃었던 멤버들은 원래의 학업과 사역의 현장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낙도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 그 땅에서 느꼈던 영적인 갈증과 소망들은 언제라도 그들을 다시 복음의 땅 끝으로 불러 모을 것이다.

박원희 목사는 “지난 60차례에 걸쳐 우리를 환영하든, 환영하지 않든 계속해서 섬으로 들어가면서 낙도선교는 주님이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증표임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제주도 무교회 마을에 전부 복음을 전할 때까지, 우리 민족의 섬들마다 교회가 든든히 세워질 때까지 낙도선교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