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역자 하기수양회 설교·강의 (요약)

‘낮아짐과 섬김의 자세로’를 주제로 한 제47회 전국교역자 하기수양회에서는 목회의 본질에 대한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예년처럼 성장에 대한 담론이나, 시대상황에 맞춘 전략을 제시하는 대신 신앙과 목회의 기본을 확인하는 이야기들이 대세를 형성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거기에는 쉼과 여유에 방점이 찍히는 수양회 고유의 특성도 작용했겠지만, ‘변화’에만 주목하고 좇아가던 목회적 흐름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개회예배 설교의 제목부터가 ‘본질과 비본질’이었다. 부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사람들의 이목이나 평판과 같은 비본질적인 것들에만 신경을 쓰는 목회자가 되지 말고, 하나님의 인정에 관심을 두며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는 일에 주목하는 목회자가 되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주제강의 역할을 한 저녁부흥회 설교에서 최남수 목사(의정부 광명교회)는 그 본질을 ‘겸손’과 ‘낮아짐’이라고 제시했다. 예수님처럼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목회자가 영적인 순수성을 간직할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인물을 지도자로 사용하신다는 것이 요지였다.
특히 최 목사는 “목회자가 낮아질 때 하나님만이 높임을 받으시고, 끝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면서 “항상 하나님 보좌 앞에 엎드리는 자로 살아갈 때 교만하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겸손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역시 저녁부흥회 강사로 나선 백동조 목사(목포 사랑의교회)는 ‘행복’을 목회의 본질로 부각시켰다.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 전반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을 ‘행복한 존재로 살아가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 백 목사의 설명이었다.

백 목사는 “세상 사람들이 몸부림치며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이 행복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오직 복음 안에만 있다”면서 “목회자가 먼저 그 행복을 누리고 하나님의 아들답게 살아갈 때,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바로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새벽기도회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겸손한 목회, 행복한 목회를 지향하자는 말씀들이 선포되었다. ‘아론의 축복’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송창현 목사(인천중앙교회)는 “목회자가 의지할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 그리고 평강”이라면서 “일등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완주하는 것을 목회의 목표로 삼자”고 겸손한 목회를 강조했다.

김성천 목사(여수제일교회)는 ‘회복시켜주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며 고된 사역 속에서 탈진한 목회자들을 위로했다. “모세나 엘리야처럼 탁월한 영적거인도 좌절하고 낙심할 수 있다”면서 “승리 직후에 찾아올 수 있는 패배를 항상 조심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께 참된 안식과 위로를 구하라”고 조언했다.

전체강의에서는 이 주제를 조금 더 확장해 다루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서석만 목사(여수새중앙교회)는 ‘낮아짐과 섬김의 자세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특강에서 품성교육의 측면으로 접근하며 “그리스도인들에게 ‘낮아짐’ 그리고 ‘헌신’은 하나님과의 관계 표현”으로 정의했다.

서 목사는 계속해서 “교만해져가고 섬김을 받으려고만 하는 영적인 상태는 주님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면서 “주님과 좋은 관계에 있는 목회자들은 더욱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본인의 책임에 대해 최선으로 섬기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회라는 영역을 복잡한 분석이나 전략을 통해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단순화시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본질에 가까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의 ‘전도가 너무 쉬워요’, 이춘복 목사(남현교회)의 ‘쉬운 목회’가 이에 해당하는 강의였다.

손현보 목사는 “전도가 안 된다, 어렵다고 하는 목회자의 부정적 관념이 전도를 가로막는 것”이라면서 “목회자가 전도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전도는 누구가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불신자를 피하지 말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춘복 목사는 “억지로나 무리하게 성장을 추구하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달란트만큼 성실하게 감당할 때 칭찬받는 목회자가 될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작은 목회, 사랑의 목회, 하나님보다 앞서가지 않는 목회, 관용의 목회를 제안했다.

이밖에도 전인식 목사(평촌제일교회)와 김상윤 목사(나눔의교회)는 사례발표의 형식으로 실제 목회현장에 도움이 될 정보들을 제공했다.

전인식 목사는 ‘소망부 운영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평촌제일교회에서 전개하는 노인복지관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 실버봉사단 창단, 노인성도 양육 등에 대해 소개하면서 “지역교회마다 어르신들의 교육열과 사회참여 욕구를 잘 파악해 노인대상 교육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권면했다.

김상윤 목사는 ‘목회를 디자인하라’는 주제로 교회 개척단계에서부터 중장기사역에 이르기까지 목회일정을 설계하는 방법, 설교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바른 성경해석 기법 등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다양한 환경과 욕구를 이해하고 대처할 때 건강한 교회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모들을 위한 특강에서는 목회자의 동역자로서 또는 교회 내 여성 지도자로서 사모들의 역할과 태도들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하재호 목사(주사랑교회)는 “21세기는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목회자의 가정 즉 건강한 목회자와 사모를 필요로 한다”면서 “남편을 위해 진실된 내조자가 되는 것 못지않게 크리스천 여성으로서 성도들의 모델이 되는 것이 사모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으며, 문경희 사모(동아교회)는 ‘오직 기도, 오직 충성, 오직 감사’를 목회자의 동역자로서 사모들의 덕목으로 제시했다.
교육부 회계 황재열 목사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라는 제목의 폐회예배 설교로 이번 수양회의 결론을 내렸다. 황 목사는 ▲환경에 굴하거나 불평하지 않는 목회자 ▲승리의 확신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전도자 ▲진실과 순결함으로 죄악에 맞서는 사명자의 상을 역설했다.

이번 수양회에 대해서는 강의와 숙소 등 전반에 걸쳐 만족스럽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식사과정 등에서 불편에 대한 지적과 함께, 향후에는 농어촌 미자립교회에 초점을 맞춘 강의나 교역자들 간에 더 활발하게 교제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교역자하기수양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경기북노회 소속 오산교회 박은제 목사와 최해숙 사모는 “좋은 강사들을 통해 많은 도전을 받고, 영적으로 회복되는 은혜도 얻었다”면서 “더욱 성령충만한 믿음을 소망하며, 목회에도 전도에도 열심을 품는 사역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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