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음교회는 여느 농촌교회와 다를 바 없이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어려운 현실에 젖어들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다. 최철호 목사의 목양실은 들녘까지 확장된 개념이다.

가음교회, 열악한 목회환경 극복할 변화 분주
교리교육부터 공동체성 강화까지 내실 다져

경북 의성군 가음면에 소재한 가음교회(최철호 목사)는 여느 농촌교회 환경과 다를 바 없다.
보통의 농촌교회와 달리 열정 있고, 내실 있는 교회로 소문난 가음교회라고 하지만 농촌의 어려운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기란 버거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지금보다 10년 후가 더 걱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앞으로의 10년, 아니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역동적인 농촌교회가 되기 위한 가음교회의 의지는 이글거리는 초여름 열기보다 더 뜨겁다.

▲ 가음교회 성도들이 내일을 준비한다는 의지로 전면 리모델링을 실시한 예배당 모습.

가음교회는 ‘오늘에 감사하고 내일을 소망하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고 있다. 이 표어 문구 하나하나에 농촌교회의 애환과 내일을 준비하는 의지가 동시에 담겨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교회 사명을 감당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신앙의 대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 암담하지만 그럼에도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공동체적 고백이기 때문이다.

가음교회가 더 값지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의지와 고백들이 교회 전반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로 71년의 역사를 보내고 있는 가음교회는 지난해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예배당 안팎의 시설을 리모델링했고, 교회를 세워갈 직분자도 세웠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의지를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드러냈다면, 올해는 신앙적 리모델링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식상할 수도 있을 구호인 ‘성경 1독’, ‘하루 1시간 기도’, ‘한 사람 전도’라는 원초적인 방법으로 농촌의 현실에 젖어든 타성을 극복해 가고 있다.

이에 대해 최철호 목사는 “농촌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핑계 삼아 하나님을 알아가고 사명을 감당하는 일을 게을리 하는 것은 신앙을 퇴보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성도 개개인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결단”이라고 설명한다.

교회 전반의 영적 성숙에 대한 의지는 최철호 목사의 목회사역에도 잘 묻어있다. 최 목사는 주일 낮예배에 목회역량을 집중한다. 예배와 말씀에서 하나님을 온전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목사는 주일 설교를 매주 월요일에 80% 이상 준비한다. 농촌목회 특성상 주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미리 설교를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묵상하기 위해서다.

성도들의 신앙성장을 위해 남다른 열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성경공부다. 농촌에서 무슨 성경공부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신앙의 근간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바른 성경과 신학공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 하이델베르크 등 교리서를 중심으로 공부를 실시했다. 현재는 성경인물 중심으로 공부해 가고 있다. 조만간 벨지카교리서로 공부할 예정이다.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자체적으로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시골 교회라고 목회를 대충하지 않겠다는 목회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최철호 목사는 책상에만 앉아 있는 목회를 하지 않는다. 최 목사의 목양실은 교회 뿐 아니라 성도들과 주민이 있는 들녘까지 포괄적이다. 농촌교회 특성상 교인과 함께 움직이는 목회를 지난 10년간 펼쳤다. 얼마 전까지는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고 한 손에 음료수를 들고 들녘심방을 했다. 그러나 한창 일하는 도중에 목사가 나타나니 흐름이 끊겨 일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이제 일손이 모자라는 곳을 찾아가서 일손을 돕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 가음교회 성도들은 매년 봄이면 1년치 식재료를 얻기 위해 산으로 가서 나물을 채취한다.

또한 매년 여름과 설 명절에 전교인수련회를 실시하고, 또한 봄이면 전교인이 산에 가서 나물을 채취해 1년치 교회 식자재로 사용하는 등 교회의 공동체성이 다른 교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하다.

이런 노력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목회적 열매가 맺혔다. 전교생 20명인 초등학교의 학생 절반이 교회에 출석하고, 매년 새로운 가족들이 등록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해에 무려 교인 10명이 소천하고, 아무리 애를 써도 젊은층이 없다보니 역동성도 떨어져 목회적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인적 재정적 한계와 자녀교육과 같은 어려운 여건이 목회에 제법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부모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음이 제2의 고향같은 마음입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은 우리 교회 성도들의 섬김과 봉사를 토대로 10년 후를 준비하는 목회를 할 것입니다.”

오늘의 농촌목회에 감사하는 동시에 농촌교회의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농촌목회자 최철호 목사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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