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창중앙교회 김원선 목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3군사령부 창설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원선 목사 군복음화 비전에 단합된 힘 보여
장병 위한 충정교회 건축, 체계적 양육에 진력

6월 말 용인 3군사령부 연병장에서 뜻 깊은 열병식이 열렸다. 3군사령부가 창설 43주년을 맞아 군 발전에 도움을 준 단체장 십여 명을 초청해 감사를 표하는 자리였다. 오픈카를 타고 열병을 하는 이들 중 염창중앙교회 김원선 목사도 있었다. 거수경례를 하는 장병들을 바라보는 김 목사의 얼굴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푸근한 미소가 흘렀다.

“지금도 군인들을 보면 참 좋아요. 차를 타고 가다가 군인들을 보면 차 안에 있는 음료수를 꺼내주곤 해요. 그러면서 ‘나 군선교사야’ 그러죠.”

▲ 염창중앙교회 김원선 목사(앞쪽)가 3군사령부 창설 43주년 기념식에서 열병식에 참여하고 있다.

김 목사가 군 선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0년. 염창중앙교회를 개척하고 2년쯤 지났을 때였다. 우연히 서울 근교에 새로 생긴 대대급 부대에서 부탁을 받고 세례식을 거행했는데, 그날 이후 예배당도 교역자도 없이 영적으로 메말라가는 장병들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렸다.

“수요일마다 부대를 찾아갔어요. 예배당이 없으니까 부대 식당에 장병들을 모아놓고 예배를 드리고, 이름도 충정교회라 지었어요. 가난한 개척교회 시절이라 버스 토큰 하나 구하기가 어려워, 부대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가기도 여러 번이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가장 큰 고비는 염창중앙교회 교인들이 마음을 몰라줄 때였다. 작은 개척교회 목사가 군 선교에 그렇게 열심을 내니, 교인들 입장에서는 충정교회에 담임목사를 빼앗긴 기분이 들 법도 했다. 마침내는 “목사님은 충정교회 목사입니까? 염창중앙교회 목사입니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일주일 동안 기도 시간을 가진 후 김 목사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염창중앙교회는 사례비가 나오기 때문에 후임자를 모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충정교회는 사례비가 없어 가려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굳이 선택을 하라면 나는 충정교회를 택하겠습니다.”

교인들이나 김 목사나 다른 뜻이 없었기에 갈등은 확산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군 선교를 향한 김 목사의 마음은 순수하고 뜨거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덧 염창중앙교회 교인들도 하나둘 군 선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교회 안에 군선교부를 조직하고, 별도 군 선교 예산도 세우게 됐다.

▲ 충정교회 헌당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 목사와 염창중앙교회의 단합된 힘은 수많은 장병들을 복음으로 세워가는 것과 함께 충정교회당 건축으로도 열매가 맺혔다. 1985년 처음으로 교회당을 건축한 후 두 차례 리모델링을 거쳐, 2012년에는 300여 명을 수용하는 아담하고 예쁜 교회당을 세웠다. 2013년에는 장병들의 휴식 공간인 ‘충정교회 행복센터’도 세웠다. 2012년에는 장교 출신인 이재경 목사를 군선교사로 파송해 충정교회를 담임하게 했다. 푯대를 향해 달음질하듯 김 목사와 염창중앙교회는 그렇게 36년간 쉼 없이 달렸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군 선교를 맡기셨다는 소명감으로 눈물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군 선교에 대한 김 목사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20대 남자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화 하는데 군 선교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선교는 복음을 전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 제자가 되게 하고, 사역을 하게 하는 것인데, 군인교회는 이것들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장소예요.”

더불어 김 목사는 군 선교에 관심을 가진 교회들에게 중요한 조언을 보탰다. 한두 번 이벤트성으로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사역을 해야 관계가 만들어지고, 제자를 양육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조언이다.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군 선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선교비 얼마 주고 위문하는 것도 쉬워요. 그러나 그것이 복음을 전하는 기회는 될지는 몰라도, 제자를 만들기는 역부족이예요. 군 선교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야 관계가 만들어지고, 제자를 양육하는 길이 열려요.”

김 목사는 3군사령부의 감사 인사와 함께 얼마 전 기쁜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충정교회는 염창중앙교회의 후원으로 매년 충정교회를 거쳐 간 군종병과 장병들을 대상으로 홈커밍데이를 하는데 올해 홈커밍데이에 온 제대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선교비 후원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김 목사는 “충정교회가 늘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충정교회를 거쳐 간 자기들이 선교비를 내서 최소한 자립하는 교회로 만들자고 하더라”며 “얼마나 기특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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