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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공동체성 교회 지키다
▲ 장성 기은교회는 한 핏줄처럼 끈끈한 정이 물씬한 대가족 공동체이다. 커피브레이크라 불리는 장성기은교회의 구역 성경공부 겸 전도모임 또한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다.

장성 기은교회, 남다른 유대감이 사역 원동력
신앙계승도 원활, 섬김과 나눔 전통 이어나가

▲ '수넴여인'이라 불리는 교회당 입구의 상징적 소나무.

장성 기은교회 예배당 입구에는 ‘수넴여인’이라고 부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고 박혜숙 권사의 유해를 수목장한 이 나무는 김종인 목사를 비롯한 기은교회 모든 식구들에게 애틋한 기념비 같은 존재이다.

선지자 엘리사를 극진히 대접했던 수넴여인처럼 교회를 누구보다 아끼고, 항상 그 나무 아래에서 담임목사와 교우들을 위해 기도하던 박 권사의 모습은 여전히 뇌리에 생생하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들은 언제나 말 그대로 가족이었다. 오죽하면 그가 난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담임목사가 ‘내 몫의 생애를 잘라내서라도 그녀를 살려주세요’라고 기도했을까.

실제로 기은교회 교우들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이다. 30여 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사역을 시작한 전도사 시절의 김종인 목사와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교회와 함께 자라온 이들이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그 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어려서 장애를 입고 외롭게 살아온 때문인지 교회 아이들에게 참 많은 정을 주었습니다. 목회자이면서 동시에 아빠나 맏형 같은 역할도 하며, 때로는 사랑의 매도 아끼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신학생 시절 잠시 머물 뻔 했던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지키게 됐어요.”

사찰 주지를 하던 승려가 예수를 믿고 절간을 예배당으로 바꾸어 시작한 교회가 폐교를 개조한 공간으로, 손수 벽돌을 쌓아 지은 것을 여러 차례 장소를 옮겨 다니는 동안 그들을 언제나 함께였다. 밤이면 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고, 여름이면 개울에서 나란히 물놀이를 즐겼다.

가진 것 없는 젊은 목사는 자식 같은 교회 아이들이 자라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학비를 대기 위해 카드빚을 내느라 여러 번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은혜를 아는 아이들은 그래서 언제까지나 의리를 지키며 동역자로 김 목사의 곁을 지켰다. 그 사이 동네에서조차 꼴찌 취급을 받았던 기은교회는 어느새 지역사회에서 손꼽히는 공동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 장성 기은교회 교우들이 화재피해를 당한 대마중앙교회를 방문해 위로하며 축복하고 있다.

그런 사연 때문인지 남다른 정과 유대감이 이 공동체를 지배한다는 느낌은 어디서나 묻어난다. 교회당 앞 정원과 카페 등에는 누군가의 정성스럽고도 알뜰한 손길이 배어있고, 교회당 계단과 벽면은 온통 교우들의 가족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예배당이라기보다는 대가족이 살아가는 저택의 정취가 물씬하다.

실제로 김종인 목사의 손길 아래 자라난 아이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어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를 일으키며 교회 안에 대가족이 형성되고 있다. 일찌감치 세대통합사역을 전개해온 덕에 대를 이은 신앙계승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그 공동체에서 솟아나는 이야기들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해마다 바자회를 열어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어린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를 개설해 성실하게 운영하면서 다음세대를 위해 힘쓰는 교회의 전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교회당 계단과 벽면을 장식하는 교우들의 가족사진(사진 오른쪽 아래).

특히 구제역 같은 가축전염병이 돌 때면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들을 방문해 위로하고, 구호활동을 벌이는 등 진심을 담은 이웃사랑의 모습이 감동을 자아냈다. 이런 모습 덕에 장성군에서는 3년 전 기은교회가 예배당을 신축할 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진입로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서광주노회장 직책을 맡은 김종인 목사를 도와 온 교우들이 같은 노회 소속 미자립교회들을 순회 방문하며 섬기는 사역을 펼치는 중이다. 이미 화재피해를 당한 영광 대마중앙교회, 다문화교회인 운남우리교회, 상가지하에서 어렵게 목회하는 사랑의교회 등을 찾아간 것을 비롯해 앞으로 총 20여 교회에 형제애를 보여줄 예정이다.

김 목사는 “어려웠던 시절 저희를 기억하며 위해 기도해 주고, 사랑의 손길을 전해주셨던 사랑의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섬기는 것뿐입니다. 저희 공동체가 간직한 가족적인 정과 사랑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힘을 다하렵니다”라고 다짐한다.

믿음의 가족, 그 단어를 제대로 실감하려면 장성기은교회를 찾아가보라. 따뜻하고 포근한 손길을 가득 느끼고 돌아올 수 있을 테니.

▲ 장성 기은교회 가족찬양.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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