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는 주기철 목사가 남한 땅에서 유일하게 일제로부터 수난을 당한 곳이다. 주기철 목사의 수난기념 사업을 추진하는 위원들이 의성군 소유의 의성상설전시관과 재활용센터로 활용되고 있는 당시 의성경찰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 의성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노회들이 그동안 감춰졌던 근대의 교회역사를 찾는 일에 발벗고 나섰다.

경중노회(노회장:하태봉 목사)는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에서 수난을 당했던 주기철 목사를 기념하기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기철 목사는 지난 1938년 8월 의성농우회 사건에 연루되어 의성경찰서로 압송되어 유재기 목사와 함께 7개월간 구금을 당한 바 있다. 주 목사의 의성경찰서 수감은 지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일제로부터 갖은 수난을 당한 주기철 목사가 생전에 남한 땅에서 어려움을 당한 것은 의성경찰서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주기철 목사가 수감되었던 당시의 의성경찰서 건물과 토지가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현재 의성군 소유의 의성상설전시관과 재활용센터로 사용되고 있어, 근대 역사문화유산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경중노회는 지난 4월 제124회 정기회에서 근대 한국기독교 역사문화유산의 체계적 보호 활용을 청원하는 총회 헌의안을 채택했다. 이 헌의안은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에 맡겨 연구 검토 및 현장실사와 총회 사적지 지정 및 수난기념관 개발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노회 신학부 주관으로 오는 7월 7일 10시 30분 노회회관에서 ‘일제강점기 의성경찰서 주기철 목사 수난의 의의’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해 사업의 중요성과 타당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는 김병희 목사와 박창식 목사, 김병화 목사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이번 사업 제안자인 추성환 목사(철파교회)는 “의성경찰서는 일제강점기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의성의 3.1독립만세운동 관련자와 애국애족활동에 참여한 자, 농촌계몽운동 및 복음전파운동인 의성농우회 사건과 관련해 지역의 목회자와 청년들이 수난을 당한 장소”라며 “근대역사문화유적지로 활용된다면 교회의 신앙고취는 물론 군민들에게 근대역사 이해를 돕는 소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신노회(노회장:임창대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일제의 고문으로 숨진 권중화 전도사의 순교사적을 널리 기려 후세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순교자기념사업부에서 심사해, 순교자명부에 등재해 줄 것을 청원하는 공문을 총회에 보냈다.

노회가 제시한 <의성교회 100년사>와 <경북노회 회의록>에 따르면 권중화 전도사는 순교자 주기철 손양원 목사 등과 동시대 인물로, 현 경신노회 소속인 효선교회 중리교회(빙계교회) 금천교회 춘산교회(옥정교회) 현리교회 산운교회 등 경북 의성 일대 6개 교회를 순회 사역했다.
그러던 중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다 의성경찰서에 수감되어 수차례 참혹한 고문을 당하여 건강을 잃은 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일시 출감을 한지 얼마 안 돼 상주 함창에서 별세했다는 것이 <의성교회 100년사>의 기록이다.

해방 후인 1945년 11월 6일 대구제일교회에서 열린 경북노회 제42회 정기회에서는 당시 의성시찰장 박병훈 목사가 헌의한 권중화 선교사의 추도예배 개최를 허락하고, 의성시찰회에 일임해 시행하기로 결의한 내용이 <경북노회 회의록>에 남아있다.

특히 권 전도사와 친분이 있는 대구 효목교회 윤두환 원로목사는 증언을 통해 “당시 현리교회 영수이셨던 선친(윤태원)께서 의성경찰서에 소환되어갔을 때 일본 형사가 권중화 전도사님을 고문하는 것을 목격하시고 집에 오셔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말씀하셨다”면서, 본인도 권 전도사가 고문으로 온 몸에 멍이 든 채 집에 찾아온 것을 본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총회 순교자기념사업부(부장:손원재 장로)는 지난 4월 열린 제5차 임원회에서 권중화 전도사 순교자 등재의 건을 첫 심의했다. 이어 자료 검토와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실사작업을 벌인 후 올 가을 총회 이전 총회 순교자명부 등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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