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평양노회 "면직은 불법이며 원인 무효" 선언

▲ 동평양노회는 주기철 목사에 대한 교단의 잘못된 징계가 내려진 이후 77년만에 가장 먼저 복직선언을 한 노회로 기록에 남게 됐다.

동평양노회(노회장:김광석 목사)가 6월 17일 동산교회 수지수양관(원장:김정우 목사)에서 제178회 1차 임시노회를 열고 고 주기철 목사(1897~1944)에 대한 복직을 결의했다.

▲ 동평양노회 노회장 김광석 목사가 고 주기철 목사 권징취소가 가결되었음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동평양노회는 당시 평양노회 임시회의 주 목사에 대한 권징을 불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성경 · 교리 · 총회 헌법에 어긋난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노회장 김광석 목사는 “주기철 목사 권징(면직) 취소 청원건은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음을 공포한다”면서 “주기철 목사님은 1939년 12월 19일 이전에 가진 모든 직과 권리가 회복되었음을 성부 성장 성령의 이름으로 선언한다”고 선포했다. 노회장의 선포가 있자 노회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하며 주 목사 복직선언을 하게 된 것을 기뻐했다.

결의에 앞서 노회원들은 ‘일사각오 주기철’ 역사 동영상을 시청하고, 노회가 과거에 주기철 목사의 면직을 결정하고 신사참배를 주도적으로 결의한 것 등을 회개하는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재판국으로 전환한 뒤 ‘주기철 목사 권징 취소 청원의 건’을 다뤘다. 동평양노회 목사 20명, 장로 12명 등 청원인(대표:박보근 목사)들은 ‘취소 청원’에서 “1939년 12월 19일 평양 남문의교회당에서 모인 평양노회 제37회 제1차 임시노회에서 결의한 ‘주기철 목사의 권징(권고시직, 면직)’은 원인을 무효화하고 취소할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청원인들은 당시 주 목사 권징은 △합법적인 절차 없이 행한 불법이며 △성경과 교리와 총회 헌법에 어긋나는 총회결의(신사참배 결의)를 따르지 않음은 정치 1장 제1조 양심의 자유, 제2조 교회의 자유인 바, 그 결의를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지키라는 총회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권징했기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들은 또 △신사참배 결의는 성경과 교리와 헌법에 위배되므로 제32, 34, 39회 총회에서 취소 결의를 했으므로 주기철 목사 권징을 행한 것은 원인 무효이며 △왜경의 강압에 의한 것이므로 취소함이 가하다고 강조했다.

제100회 총회가 주기철 목사 복직 복권을 결의한 이래 당시 주 목사를 치리했던 평양노회에 뿌리를 둔 교단 산하 노회들은 임시회를 열어 복직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동평양노회는 주기철 목사에 대한 교단의 잘못된 징계가 내려진 이후 77년만에 가장 먼저 복직선언을 한 노회로 기록에 남게 됐다.

동평양노회는 복직을 감사하면서 임시회 후에 학술세미나 및 부흥성회를 개최했다. 학술세미나에서는 ‘동평양노회와 주기철 목사 복직의 의미’(박보근 목사), ‘신사참배 저항 그 중심에 선 주기철과 평양 산정현교회’(박용규 교수)가 발표됐다. 또 저녁 시간에는 최남수 목사(광명교회)를 초청해 주기철 목사 복직 감사 부흥성회를 개최했다.

동평양노회장 김광석 목사는 “동평양노회가 임시회를 열고 주기철 목사님의 복직을 결의하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한다”면서 “노회가 임시회와 더불어 세미나와 부흥회를 마련한 것은 과거의 우상숭배 행위와 오늘날에도 다른 형태로 이어지는 우상숭배의 죄를 회개하겠다는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100회 총회에서 결의한 순교자 고 주기철 목사에 대한 복직복적감사예배가 빠르면 오는 7월 중 총회차원에서 드려질 예정이다.

감사예배를 주관하고 있는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 서기 함성익 목사는 “관련 노회들이 6월 중 임시회를 진행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노회의 결정이 내려지면 7월 중 산정현교회(예정)에서 예정대로 복직복적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총회에서 고 주기철 목사에 대한 복직 복적을 결의한 것은, 뒤늦었지만 새로운 100년을 앞둔 총회를 위한 꼭 필요한 결의였다는 칭찬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역사위원회와 주기철 목사 복직 관련 노회들(평양, 평양제일, 동평양, 남평양, 서평양노회)은 연석회의를 갖고 감사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결정한 바 있었다.

동평양노회(노회장:김광석 목사)에 이어 평양노회(노회장:조은칠 목사)는 6월 21일 평안교회(황석형 목사)에서 임시회를 갖고 주 목사 복직을 결의할 예정이다. 또 7월 10일에는 왕성교회(길요나 목사)에서 '소양 주기철 목사 복권(복적) 기념감사 및 참회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서평양노회(노회장:김학목 목사)는 6월 27일 주품교회(최성은 목사)에서, 남평양노회(노회장:기동찬 목사)는 6월 27일 사랑교회(석주화 목사)에서, 평양제일노회(노회장:한윤주 목사)는 6월 28일 영성교회(권순직 목사)에서 각각 임시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총신대학교(총장:김영우 목사)도 주기철 목사 복적을 준비 중이어서 제100회 총회가 결의한 주기철 목사 복직 복적 문제는 회기 중에 감사예배로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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