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중앙교회는 크지 않는 규모이지만 철저하게 지역 특성에 맞는 섬김으로 지역교회로서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있다. 교회의 내적 안정이 복음전파와 지역섬김의 에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서두르지 않는 더딤에서 오는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태평중앙교회, 노후된 지역 고려한 맞춤 섬김
교회 내적 안정, 복음 전파 에너지로 이어나가

지상의 교회는 예외 없이 지역을 터전 삼아 세워지고 그곳에서 복음사명을 감당한다. 교회가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함은 교회와 지역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복음은 지역의 형편과 성향,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어 열매를 맺는다. 마치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의 눈높이에 맞춰 성육신하신 것처럼, 그리고 갈릴리와 예루살렘과 이방 땅에서 보여주신 복음전파의 모습 역시 그곳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표현된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의 태평중앙교회(조문찬 목사)는 40년 전, 복음으로 이웃을 섬기며 사랑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 교회를 설립하신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며 지역교회로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태평중앙교회의 친지역화된 사역들이다. 지역상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시가지 대로변에 위치한 태평중앙교회 입구에는 태평1동 주민센터가 있고, 바로 옆에는 태평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주민센터는 건축물 안전도검사에서 재난위험시설 등급인 D등급을 받을 정도로 노후됐다. 태평시장 역시 재래시장이다 보니 주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일 혼잡한 실정이다.

이러한 주변상황에서 태평중앙교회는 지역을 어떻게 섬길까. 본격적인 지역섬김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동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주민센터가 노후되고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을 담그기는 일이 고충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교회는 매년 300가정의 김장김치를 만들어 쌀과 함께 전달하고 있다. 김치를 담글 때면 교회 앞마당은 주민잔치 분위기가 된다. 지역의 통반장은 물론 복지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성도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고, 교회가 제공하는 식사로 교제를 나눈다. 이를 시작으로 태평중앙교회는 현재 마을 합창단 지원, 주민행사에 주차장 무료개방 및 차량지원 등 다방면에 걸쳐 주민센터와 협조하며 지역을 섬기고 있다. 명절에는 공공기관에 떡과 선물로 격려하는 일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태평시장을 위한 섬김도 제대로다. 대형마트와 달리 재래시장은 언제나 주차가 문제다. 이에 태평중앙교회는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다. 인파가 대거 몰리는 명절 기간에는 교회가 앞장서 무료로 주차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장으로 향하는 좁은 골목이 너무 어두워 교회가 자발적으로 담장을 허물고, 365일 불을 밝힐 조명까지 설치했다.

태평중앙교회의 특화된 지역섬김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현재 태평중앙교회는 비전센터 건립에 여념이 없다. 오는 9월이면 완공될 비전센터는 당연히 교회의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주중에는 온통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이들 공부방이며, 노인대학, 주민센터가 운영하는 다양한 활동을 비전센터에서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2층에는 무료예식장으로도 꾸민다. 도서실, 카페, 놀이시설을 갖춘 옥외카페 등도 모두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섬길 목적으로 지어지고 있다.

내치 김에 교회설립 50주년이 되는 10년 뒤에는 예배당 건물을 새롭게 건축하는 꿈을 꾸고 있다. 완공이 되면 1층 절반의 공간을 주민센터로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다시 말해 교회 건물 안에 주민센터가 들어온다는 뜻이다. 친지역화된 태평중앙교회의 지역섬김 정신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꾀 규모가 있는 교회인 것 같지만 중소형 규모다. 무엇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부적 갈등에 따른 후유증이 심했다. 예배당 의자가 무려 7종류가 뒤섞여 있고, 예배당 벽과 창고가 무너져 있었지만 방치돼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교회가 불과 5년 만에 내부적인 성숙과 성장은 물론 왕성하게 지역을 섬기며 선교하는 교회로 탈바꿈했다. 40년 교회 역사에서 지금이 가장 큰 변화와 새로운 일을 하고 있기에, 성도들의 자부심과 만족감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5년 전에 부임한 조문찬 목사의 묵직한 리더십과 당회의 안정이 큰 몫을 감당했다.

현재 태평중앙교회 당회에는 ‘가부’를 묻는 일이 없다. 누구든 반대하면 멈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결의를 했기 때문이다. 모든 일들이 만장일치로 운영되다보니 갈등의 소지가 사라져 교회가 안정을 찾은 것이다. 또한 침체된 교회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담임목사의 헌신과 방향성도 주효했다.

조문찬 목사는 “목사가 교회에 마음을 두면 그 마음을 하나님이 보시고 은혜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목회함에 있어 서두름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이 급하게 이끄시는 것도 있지만 자기 열심에 의한 급함이 많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이 앞서 좋지 못한 모습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더디 가더라도 하나님이 하시면 거기에는 열매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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