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 옐로우스톤국립공원 북동문 입구에 총신 75회 동창 부부들과 함께 선 필자 부부.

1600㎞, 완주한 마라토너처럼 홀가분했다
뉴욕서 시작해 하와이서 끝난 총신 동창 4가정의 대장정…광활한 시간을 건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시편 133:1-3)

총신 75회 동창 부부 네 가정이 뉴욕의 JFK공항에서 렌터카로 맨해튼에서 시작하여 시애틀까지 북미대륙 6000km을 횡단하고, 다시 하와이 호놀룰루로 날아가 섬을 한 바퀴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뉴욕에서는 130년 역사의 고풍스러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 맨해튼 남쪽에서 배로 자유의 여신상(the statue of liberty)을 보고, 비극의 현장 프리덤 타워를 지나서 타임스케어광장을 돌아보았다. 록펠러 빌딩 70층 전망대에서는 맨해튼 빌딩 숲을 사방으로 내려다보고서, 일행인 김순명 목사의 친구 박응경 장로의 롱아일랜드 집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롱아일랜드에서 17번 국도를 거쳐 90번 대륙횡단 고속도로를 따라 가면서, 자동차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버팔로 시내를 거쳐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올라가서는 밤과 새벽에 폭포의 비경을 제대로 구경했다. 동행한 채규만 목사 부부는 배를 탔다가 폭포 물을 뒤집어쓰고 돌아오기도 했다.

영국 여왕이 방문해서 유명해진 퀸스톤(Qeenston)을 지나 토론토로 들어가 553m 높이의 시엔(CN)타워에서 바다 같은 온타리오 호수와 서쪽의 빌딩숲을 내려다보았다. 토론토에는 일행 중 한 명인 전홍엽 목사의 아들 가족과 필자의 딸네 가족이 살고 있어서 모처럼 재회하는 기쁨을 누렸다. 다음 날에는 아침 일찍 토론토를 떠나 94번 고속도로를 따라 휴런호수를 지나서, 다운타운이 아름다운 시카고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서 미시간 애비뉴와 시카고 강을 따라서 걸었다.

시카고에서 출발해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광활한 서부를 횡단하는 1600km 드라이빙은 정말 신났다. 한 사람이 3시간씩, 넷이서 돌아가며 운전을 했는데 모처럼 운전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미네소타는 옥수수밭과 콩밭이 몇 시간을 달려도 계속될 정도였고, 산이 없는 벌판에 풍력발전기가 수십km에 걸쳐 이어지는 곳도 있었다.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자동차 여행의 묘미는 광활한 서부 평원을 하루 종일 달리고 또 달려도 끝이 없이 계속되는 풍경을 보며 운전하는 것이다.

▲ 하와이 모자 섬과 야자수 나무.

아침 식사는 미리 호텔에서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 가져와서는, 운전하는 차 안에서 김밥으로 말아 통째로 하나씩 먹으며 시간을 절약했다. 대신 점심은 휴게소 식탁에 식탁보를 깔고, 준비해간 반찬으로 한 상 차려서 뜨거운 물을 된장에 부어 국까지 만들어놓고 제대로 먹었다. 그런 후에는 새로운 경치를 활동사진처럼 보면서 계속해서 달렸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대도시 주변을 제외하고는 받지 않아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네 명의 대통령을 만나러 러시모아 국립공원에 아침 일찍 올라갔으나, 안개로 그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다시 한참을 달려 옐로스톤국립공원에 도착해서는 불빛 하나 없는 산속 평원에서 황홀한 석양을 목격했다. 다음날 이른 새벽에는 뿌연 안개에 가려진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었고, 높이 솟아오르는 간헐천(geyser)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옐로스톤국립공원은 1872년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고, 197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이곳을 다시 방문하게 되어 더욱 설렜다.

늦은 오후까지 옐로스톤에 머물다가 서쪽 문으로 나가 287번 국도를 거쳐 다시 90번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아이다호의 수많은 언덕을 오르내린 후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종착지인 시애틀에 도착했다. 김순명 목사의 딸집을 안방까지 차지하여 두 밤을 머무르며, 마치 완주한 마라톤선수처럼 홀가분하게 어시장과 구도심을 돌아보는 것으로 북미 횡단여행을 끝냈다.

정들었던 렌터카와 작별하고는 호놀룰루로 날아가서 새로운 렌터카로 하와이의 해안선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보았다. 와이키키 해변에 아침저녁으로 나가 해수욕도 하고. 토요일 저녁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마침내 12박 13일의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다.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석양.

 

  북미대륙 자동차 여행자를 위한 팁

북미 자동차 여행은 9월이었지만, 호놀룰루를 경유하여 뉴욕으로 갔다가 시애틀에서 호놀룰루로 돌아오는 코스의 항공권을 미리 1월에 예매했더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호텔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예약했지만, 옐로스톤국립공원 호텔의 경우는 두 배나 비싸게 바로 구입해야 했다.
음식은 한 가정이 반찬 세 가지씩 준비해서 함께 아이스박스에 넣어 가져갔고, 한국에서 110v용 밥솥도 준비해 갔다. 여행에 쓸 경비는 모아서 환전했고 개인 경비는 나누었다.
렌터카는 국제면허증에 9인승 이내라고 해서 8인승으로 예약했는데, 렌터카 직원이 우리 짐을 보더니 15인승으로 바꾸어주었다. 자동차 여행 핸드북을 80쪽의 책으로 만들어서 미리 숙지했고, 여행 보험은 각자가 들었다.
밥은 전기밥솥으로 호텔에서 미리 준비해 가지고 다녔고, 물과 과일 그리고 필요한 식품 등은 한인 마트와 미국 마트에서 수시로 구입했다.

▲ 록펠러 빌딩에서 바라본 맨해튼 남쪽 전경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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