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 상파울루 중심가 세성당 앞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모여있다.

 

여행자를 다독이는 따뜻한 다민족의 도시
2007년 선교사 수양회 강사 초빙 후 세번째 방문…이비라푸에라 공원은 큰 매력

 

“그러므로 내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가리라. 내가 너희에게 나아갈 때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갈 줄을 아노라”(로마서 15:28~29)

상파울루는 나라의 부가 집중된 브라질의 최대 도시로, 그 이름이 다소의 성 바울에게서 유래했다. 브라질은 아열대 기후로 더운 지역이지만 상파울루는 해발 800m 고지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어서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다.
2007년 선교사수양회 강사로 초청받아 브라질에 처음 찾아간 것을 시작으로 총 세 번을 방문했다. 첫 방문 때는 고 방지일 목사님과 동행했는데, 당시 97세이셨지만 흐트러짐 없이 정정한 모습으로 설교하며 많은 선교사들에게 감동을 주셨다. 상파울루 인구는 약 1000만 명이고, 주변 광역도시 인구는 약 2000만 명이다. 그 중에 이태리계가 600여만 명, 포르투갈계가 300여만 명, 아프리카계가 170여만 명이라고 한다. 동양 출신도 일본계가 66만 명, 중국계가 12만 명이며, 한국계는 5만 명이나 되는 다민족사회로 인종차별이 심하지 않은 장점을 가졌다.

상파울루 시내의 중심가 세성당(Catedral da Se) 앞에서 중앙광장으로 나가면 왼쪽은 금융가 등의 번화가이고, 그 부근에는 역사적 건축물이 많아 관광코스를 이룬다. 봉헤티로(Bom Retiro)는 남미 패션의 중심지답게 커다란 패션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뉴욕의 플러싱, 시카고의 ‘서울의 거리’, LA의 코리아타운 보다 한인타운이 잘 형성되어있으며, 한인교회의 숫자만도 40여개를 헤아린다. 최근 상파울루의 도시 재개발 계획에 봉헤티로가 포함되면서, 한인들이 지난 50년 동안 이룬 상권에 대한 위기의식이 일어났다.

봉헤티로 거리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어서 여행자들이 입맛과 기력을 회복하기에 좋은 곳이다. 필자는 프렌치커피숍에서 여러 번 프렌치커피를 마셨는데,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에 초콜릿 하나와 탄산수 물 한잔이 나왔다. 커피를 마신 후에 초콜릿으로 입가심을 하고 물로 입을 헹구라는 뜻도 있지만, 커피를 마시기 전에 입을 탄산수로 헹구고 커피를 마시면 맛이 입 안에 오래 남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에스프레소인데도 독하지 않고 순한 쓴맛이 나는 게 개운해서 커피 마시는 기분이 제대로 들었고, 가격 또한 한국의 반값 수준이다.

▲ 상파울루 시 건설 400주년을 기념해 세운 이비라푸에라공원에서 한 쌍의 흑조가 노니는 풍경.

이비라푸에라공원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비견되는 공원으로 상파울로시 설립 400주년을 기념해 설치되었다. 넓은 땅에 온갖 진귀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공원 가운데에는 큰 호수가 있어서 많은 새들이 물과 나무 위에서 놀고 있었다. 처음 상파울루를 방문했을 때 시차에 적응하기 위하여 한낮에는 햇볕을 쪼이며 잠을 쫓고, 호수가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공원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이 도시를 세 번씩이나 방문했고 호텔도 공원 부근에다 정했다. 7월의 상파울루는 겨울인데, 꽃처럼 생긴 분홍색 고깔을 온통 뒤집어 쓴 예쁜 나무가 호숫가에 서있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보타닉 가든을 비롯한 상파울로의 다른 공원들도 잘 단장되어 있었다.

브라질 선교사수양회 장소였던 리메이라는 상파울루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데, 숙소인 칼톤플라자호텔엔 잔디 축구장까지 있었다. 캄포스두조르당은 상파울루에서 북동쪽으로 2시간 30분 거리의 해발 1628m 언덕 위에 위치한 스위스식 관광도시로, 7월에 겨울을 즐기러 오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산토스는 상파울루에서 남쪽으로 79km 떨어진 남미 최대의 항구도시로, 상파울루주에서 재배한 커피의 수출항답게 커피박물관을 가지고 있다.

▲ 2007년 브라질 선교사수양회에 고 방지일목사와 함께 강사로 참석한 필자가 선교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회장은 GMS 소속 강성철 선교사였다.

상파울로를 끝으로 60일간의 남미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는 브라질은 독일과의 월드컵 축구경기 4강전에서 7대 1로 대패한다. 이에 분노한 군중들이 상파울루에서 시내버스 22대를 불태우고, 여러 상점을 약탈하고, 수많은 자가용과 택시를 탈취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만약 이날 몇 시간만 더 늦게 귀국했더라면 큰 일 날 뻔했다.

 

  상파울루 여행자들을 위한 팁

상파울루는 60일간의 기나긴 남미여행 중 마지막 방문지라 좀 편안하게 지내고자 이비라푸에라 호텔에서 묵었다. 여행 도중 월드컵 경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호텔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마나우스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이 호텔에서 4박을 예약했다.
상파울루 구알루스공항에 도착해서는 택시사무소에서 안내하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갔고, 호텔에서 공항으로 이동할 때도 호텔에 부탁한 택시로 이동했다. 호텔은 편안하고, 사우나에 아침식사도 괜찮고 공원도 가까이 있어서 여독을 푸는데 좋았다. 상파울루 시내를 이동할 때는 택시와 지하철과 지인들의 자가용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했다.
상파울루까지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주, 유럽, 중동, 그리고 남아공을 거쳐서 다양한 루트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상파울루까지는 항공편으로도 무려 30시간이 걸리며, 한 번에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두 번이나 해야 한다. 필자는 우선 4시간 정도 자고, 다음 4시간은 영화 두 편을 보고, 그리고 나머지 4시간은 여행 사진의 포토샵을 하면서 비행기 속 시간을 보냈다.

▲ 캄포스조르당의 산중턱에 건축된 유럽식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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