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당교회는 교회사에 남을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증조할아버지가 세웠던 교회가 폐쇄 위기를 맞자 증손녀가 부임해 사역하고 있다. 강경희 전도사(왼쪽 첫번째)는 마을의 완전복음화를 위해 매일같이 열심으로 기도와 전도에 매진하고 있다.

폐쇄 위기 연당교회에 강경희 전도사 헌신 ‘화제’
“증조부 기도 눈물 헛되지 않게 영혼구원에 앞장”

1903년 전도를 받아 회심한 강두수는 경북 예안의 방잠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이후 강두수 영수는 1907년 당시 영주군에 지곡교회를 세웠으며, 이듬해에는 연당교회를 세웠다.

강두수 영수에 의해 세워진 연당교회는 공식 기록에 의하면 안동노회(노회장:김용수 목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다. 일제 강점기인 1944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지곡교회에 병합된 연당교회는 재산 일체를 몰수 당했고, 예배당이 일제의 조합사무실로 사용되는 아픔을 겪었다. 해방 이후에는 WCC문제로 경북 북부지역 대다수 교회가 진보진영으로 넘어갔지만 당시 연당교회를 출석했던 김기팔 목사와 강현원 장로(대구동신교회 원로)의 노력으로 보수신학을 지키는 등 모진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냈다.

연당교회 전경.

그러나 거센 세파에도 복음의 역사를 이어왔던 연당교회도 급속도로 진행된 이농현상과 고령화 앞에서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어 버렸다. 급기야 폐쇄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지경에까지 놓였었다. 건물도 노후 되었으며, 교역자조차 없이 70세가 훨씬 넘은 극소수 교인들만 출석하는 연당교회의 폐쇄를 두고 수년째 고민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연당교회에서 사역하겠다는 교역자가 나타났다. 강경희 전도사(59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가족을 뒤로하고 홀로 내려와 오지 마을의 쓰러져가는 교회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데는 강경희 전도사만이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연당교회 설립자인 강두수 영수가 바로 강경희 전도사의 증조할아버지다. 강 전도사 할아버지도 연당교회에서 담임목회했다. 신앙의 열정이 대를 이은 것일까? 강 전도사는 권사 직분으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시골의 열악한 교회에서 어르신들을 섬기고 구원시켜 천국에 보내는 일에 쓰임 받기를 평소에 기도해 왔다고 한다. 이윽고 2004년도에는 서울신학교에 입학해 신학을 했고, 이후 서울지역에서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었다.

강경희 전도사의 동생이자, 금천소망교회 담임인 강석진 목사가 누나에게 연당교회에서 사역하면 좋겠다는 권유를 했다. 증조부께서 세우신 교회가 폐쇄 직전의 상황에까지 다다른 현실이 못내 안타까웠던 것이다. 동생의 권유를 받은 강경희 전도사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마을을 방문하고 연당교회를 찾았다. 그리고 연당교회에서 사역할 것을 다짐했고, 가족의 지지를 얻어 올해 3월부터 연당교회 사역을 시작했다.

강경희 전도사.

연당교회에 사역자가 부임한다는 소식에 안동노회 소속 목회자들이 안도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마터면 108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교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천소망교회가 교회차량을 비롯해 교회와 사택 리모델링에 필요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장기호 목사(삼가교회)와 강상규 목사(부석제일교회) 등 노회 소속 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예배당과 사택 리모델링 공사를 도맡아 해 주었다. 또한 4월 초에는 영주시찰회(시찰장:윤종오 목사) 주관으로 강경희 전도사 부임 감사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강 전도사는 예배당에 나와 엎드릴 때마다 감격과 소명의 눈물로 강단을 적시고 있다. 가문의 뿌리가 있는 교회에서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 사역자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연당교회에는 강경희 전도사의 흔적과 추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예배당 앞 중앙에 놓인 강대상은 강 전도사가 초등학생일 때 큰집 할머니께서 회갑기념으로 바쳤던 것이다. 그 강대상에서 자신이 말씀을 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강대상을 대할 때면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기도가 쏟아진다고 한다.

“증조할아버지께서 세우신 교회에 증손녀인 제가 그 자리에 돌아온 자체가 감사입니다. 강단에 엎드릴 때마다 눈물이 자연스레 날 정도로 감격스럽습니다. 대를 이어서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보내주신 사명을 잊지 않고 충성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변 환경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마을에는 70이 넘은 13명의 어르신만 거주하고 있고, 그 중 5명만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설립자의 증손녀는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있다. 동네 어르신 모두에게 복음 전해 천국에 들어가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마을을 누비고 있다. 강 전도사는 매일 가가호호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 준다. 매월 한 차례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천욕도 다니고 있다. 어버이날을 맞은 얼마 전에는 금천소망교회 성도들의 후원과 봉사를 받아 서울로 효도관광도 다녀왔다.

강경희 전도사는 “선조께서 세우시고 기도의 눈물을 뿌리신 교회에서 사역자로 부르신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하려 합니다. 작은 농촌 마을의 연당교회에 십자가가 내려지지 않고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든든히 서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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