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숲 속 창조주 에너지 만나세요

 

나무와 숲의 신기한 힘을 가장 일찍 국민 건강에 활용하기 시작한 나라가 독일입니다. 온천과 숲을 한데 묶어서 개발한 자연치유를 국가가 권장하는 차원이었습니다. 그중에서 뵈리스호펜이라는 산림도시는 1800년대 중반 세바스티안 크나이프라는 신부가 독일 최고의 건강 휴양지로 바꿔 놓았습니다. 기운이 솟구치는 상쾌한 물 치료, 자연에서 뽑아낸 의약품, 균형 잡힌 영양식, 내면의 평온한 질서와 육체를 원기 왕성하게 움직이는 것은 크나이프 신부의 건강 철칙이었고, 그것들은 주로 숲 속에서 시행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진행된 수많은 건강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노르딕 워킹’인데, 스키 탈 때 사용하는 폴 두 개를 양손에 쥐고 숲길을 걷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독일인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모여든 다국적 휴양객들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르딕 워킹이라고 하는 신종 산림욕이 당당히 의료행위의 일종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워킹에 참가한 사람이 원한다면 의료보험회사의 서류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지도강사가 노르딕 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확인을 해주면 보험회사에서 의료보험료를 깎아주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무사고 운전자일수록 매년 자동차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삼림욕을 포함한 자연요법이 독일정부로부터 과연 어떤 혜택을 받고 있을까요? 대학병원이든 시골의 동네병원이든 의사가 진단서에 ‘이 사람은 숲 속에서 자연요법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겠다’라고 써주기만 하면, 치료받아야 할 당사자는 물론이고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 그 동반자까지 모든 비용이 무료입니다. 환자의 고민은 호텔의 유형과 어떤 프로그램에 참가할지 선택하는 것뿐입니다. 사무실과 일정을 협의만하면 모든 것을 의료보험에서 계산해 주기 때문입니다.

뵈리스호펜의 기공수련에도 의료보험 혜택이 적용된다는 게 너무 신기한 일입니다. 요가나 태극권 같은 동양 전래의 건강법이, 본고장에서는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최소한의 대접을 받고 있는데 그치지만 이 코 큰 양반들은 현대의학과 똑같은 융숭한 대우를 해주고 있습니다. 국민의료보험료까지 지급해주면서 말입니다.

뵈리스호펜의 또 다른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세바스티아노임 요양병원. 이곳은 병원이라기보다 호텔에 가깝습니다. 이 요양병원의 원장 에버하르트 폴거 박사는 심장병 전문의이면서 동시에 유럽 대체의학협의회 회장이기도 합니다. 그는 현대의학이 첨단기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의사의 역할은 환자 스스로 질병과 싸워서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연요법은 건강을 증진시키고 병을 예방함으로써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 이론을 현대의학에 적용시키고 있는데, 의사가 하는 일 절반은 숲에 맡기라는 것입니다.”

자연요법과 현대의학이 보완관계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바로 숲이 지닌 치유력이다.

사진으로 본 세바스티아노임 요양병원의 환자들은 모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병원의 풍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곳의 실내공기는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나쁜 곳과 비교하여 순서를 매긴다 해도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 틀림없고, 의사들의 표정은 어지간히 살벌해 말도 제대로 못 붙일 형편이고, 그러다보니 환자들의 얼굴은 ‘죽을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연요법을 현대의학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서로 돕는 형제처럼 친밀한 관계로 지내야 합니다. 숲이, 자연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속히 우리나라도 독일의 보건정책을 도입하여 전국민적인 혜택을 줄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동안 현대인들은 신도시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아이들을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 또 최신 영화와 뮤지컬을 구경하기 위해 이 ‘숲’을 등지고 살아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육체의 건강 뿐 아니라 겸손과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영혼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신성한 나무’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그 나무 그늘 아래에서 창조주의 에너지가 몸속을 뚫고 지나가는 찬란하고 신비한 체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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