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추천도서]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개혁교의학 1~4  헤르만 바빙크/박태현 역/부흥과개혁사
개혁파 교의학  헤르만 바빙크/존 볼트 편집/새물결플러스

헤르만 바빙크(1854~1921)는 아브라함 카이퍼와 벤저민 B. 워필드 등과 더불어 “현대의 3대 칼빈주의자”로 불리워왔다. 바빙크는 국가교회로부터 분리된 개혁교회 소속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최고의 학문적 상아탑이었던 국립 레이든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1880년). 그는 학위 취득후에 프라너꺼르에서 잠시 목회한 후, 1883년부터 깜뻔소재 분리파 개혁신학교 교의학교수로 취임하여 1902년까지 19년간 재직했다. 그리고 1902년부터 1921년까지는 아브라함 카이퍼를 이어 암스테르담 소재 자유대학교 신학부 교의학 교수직에 재직하면서, 상원의원, 왕립학술원 회원, 기독교학교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바빙크는 20명의 박사제자를 길러내었을 뿐 아니라 수십 권에 달하는 크고 작은 저술들을 남기기도 했다. 그간 국내에 <신앙의 확신>, <일반 은총>, <하나님의 큰 일> 등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 바빙크의 대작이자 주요 저술인 <개혁교의학>(Gereformeerde Dogmatiek, 2nd ed. 4vols. 1906-1911)은 화란 아뻘도오른신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박태현 박사(현 총신대학교 설교학 교수)의 5년 반에 걸친 헌신적 수고를 통하여 2011년에야 빛을 보게 되었다.

바빙크의 대작의 출간은 2003-2008년 어간에 출간된 영역본(Reformed Dogmatics, trans. John Vriend)과 더불어 역사적 개혁주의 진영에서 이룬 최근의 쾌거라고 생각되어진다. 한글로 3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대작의 출간 덕분에 개혁신학 서클에서의 신학적 논의는 더욱더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역본과 영역본 출간 이후 영어권 신학계와 한국 신학계에서 바빙크 연구는 르네상스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가 있다.

비록 이제야 화란어 원전으로부터 <개혁교의학> 전집이 완역 출간되었지만, 이 대작에 담긴 바빙크의 개혁주의 신학 사상은 적어도 한국 장로교인들에게는 낯설지 않다고 하는 점을 말하고 싶다. 1930년대 박윤선 박사는 화란어 전집을 구입하여 귀국한 이래 자신의 성경주석 전권에 걸쳐서 바빙크의 저술을 인용해주었고, 1942년 만주에서부터 시작하여 1972년 총신에서 은퇴하기까지 긴 세월동안 조직신학 강의를 하면서 완성한 <교의신학> 전집 속에서 박형룡 박사는 바빙크의 신학을 직간접적으로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직간접적으로 소개되어진 바빙크의 개혁신학 사상은 지난 반세기 이상 한국 장로교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왔고, 교회 강단에서 직간접적으로 소개되어져 오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한글로 완역된 바빙크의 대작을 손에 들고 읽을 수 있는 축복을 누릴수 있게 된 것이다. 바빙크의 교의학은 개혁교회 신자들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그 교의적 내용들을 성경적 근거를 따지고, 신학사적으로 폭넓은 검토를 하고, 개혁주의 관점에서 정확하게 정리해 준 명저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바빙크의 교의학은 루이스 벌코프나 죽산의 교의신학을 통해 익숙하게 알려진 분류 방식을 따라 구성되어져 있다. 1권에서 교의신학 서론(신학의 원리와 방법)을 다루고, 2권에서 신론을 다루며, 3권에서 죄론, 그리스도론, 구원서정론을 다루고, 4권에서는 구원론, 교회론과 성례론, 그리고 종말론에 대한 풍성한 논의를 소개해 주고 있다.

화란개혁교회의 역사를 상고해 보면 개혁교회 신학생들은 학교에서 바빙크의 교의학 전집을 성실하게 읽고, 소화하고, 그리고 손수 요약하곤 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성경적인 기초와 뼈대를 갖춘 개혁주의 설교를 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졌다. 또한 어떤 시점까지는 교회 시무장로들까지라도 개혁교의학 전집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다고 한다. 개혁주의적인 설교를 해야 하는 목회자도, 동역하는 파트너들인 시무장로들도 바른 신학적 기초위에 동역해야 주님의 몸된 교회를 잘 섬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란어라는 지극히 제한된 언어에 갇혀있어서 대중화될 수 없었던 <개혁교의학> 전집이 한글로 소개되고 난 후, 서평자는 많은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이 이 방대한 전집을 소화하기 위해서 씨름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수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역본의 편집자였던 존 볼트가 요약 편집한 <개혁파 교의학>도 완역이 되어 입문서 내지 요약 정리서로서 순기능을 하고 있어서 금상첨화라고 생각되어진다. 본 교단에 속한 목회자들과 신학생들뿐 아니라 개혁주의 신앙이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기를 희망하는 중직자들에게 바빙크의 <개혁교의학> 읽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난해하고 방대한 신학책을 읽기가 버거운 분들은 일단 그 요약본인 <개혁파 교의학>(새물결플러스)으로부터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다.

본 교단 소속 교회들이 역사적 개혁주의의 기초와 뼈대에 근거하여 더욱더 견고하게 세워지며, 복음의 빛을 발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면서 추천의 말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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