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관행은 불법일까? 아니면 관습법처럼 잘못이라도 오래전부터 해 오는 것이기에 암묵적 관행으로 봐주는 것이 맞을까? 얼마 전, 총회 선거규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지켜보면서 떨칠 수 없는 생각이었다.

이 공청회는 현재 채택하고 있는 ‘절충형 제비뽑기제도’가 문제가 있다 하여, 지난 100회 총회에서 헌의되었던 ‘맛디아식 제비뽑기’, ‘완전직선제’, ‘러닝 메이트제’ 등 다양한 선거방식에 대한 전국 교회의 의견을 수렴해, 교단 현주소에서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선거제도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공청회에서 거론된 선거제도들은 사실 오래토록 교단 안에서 회자되어 왔고, 심도 있게 논의되었던 사안들이다. 그러나 지금껏 묘안을 찾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 중심에는 ‘돈’이 있었다. 교단의 선거제도가 완전직선제에서 제비뽑기를 거쳐 제비뽑기와 직선제를 절충한 선거로 변천된 원인 역시 돈 때문이었다.

이러한 금권선거를 막고, 교단 리더십의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제도를 찾을 목적으로 마련한 공청회였지만, 오고가는 논리를 들여다보면 돈 선거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기저에 깐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물론 총대들의 양심과 강력한 제도시행을 통해 금권선거를 차단시켜 완전직선제로 가야 한다는 말은 있었으나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로 흘렀다. 돈이 무서워 그토록 쉬운 완전직선제를 도입하지 못하는 현실, 도대체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5월 초에 가졌던 제53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좋은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이 기도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3000여 명의 목사와 장로들은 주님께 ‘다시 살려 달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회개와 회복을 외쳤다. 회개는 뉘우침이 아니라 돌이킴이라고 하지 않나. 회개를 하고 회복을 위해 간구했다면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차례다. 그렇다면 돈으로 표를 사고팔려는 못된 관행을 끊고 신앙양심으로 돈에 자유하는 선거정착은 다름 아닌 회개와 회복을 외쳤던 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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