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드롭박스>…‘베이비박스’ 통해 950여 아이 살린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 조명 ‘호평’

쥐 죽은 듯이 고요한 한밤중, 벨이 울리면 주사랑공동체에 전쟁이 시작된다. 아기를 키우기 힘들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베이비박스 안에 아기를 놓고 갔다는 벨소리다. 이종락 목사는 벨이 울리자마자 쏜살같이 뛰어나가 베이비박스를 연다. 식구들도 아기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주사랑공동체는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14살 루리는 이 전쟁을 ‘천국에서의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또 하나의 생명이 새로운 삶을 찾는 순간이다.

베이비박스를 통해 950여 명의 아이를 살린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드롭박스>가 관객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사로잡고 있다. 미국의 젊은 감독 브라이언 아이비가 연출한 이 영화는 편견과 차별을 넘어선 아름다운 가족들의 탄생을 담았다. 이종락 목사와 함께 살고 있는 장애 아동들의 이야기는 생명 존중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1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0여 년 전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 은만이를 계기로 버림받는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살고 있는 이종락 목사는 “하나님께서 나를 양자 삼아 주셨잖아요”라는 말로 그 헌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장애아동들 모두가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은만이의 장애 역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영화는 주사랑공동체에 머물고 있는 장애 아동들을 한 명 한 명 조명하며 그 한 생명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까지 담담하게 전달하고 있다.

큐멘터리 <드롭박스>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와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가치를 다루고 있다.

<LA타임즈>를 통해 이종락 목사의 삶을 듣고 끈질긴 설득 끝에 영화를 제작한 브라이언 아이비 목사는 “이 목사님의 삶은 모든 생명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가치를 대변한다. 그리고 가장 완벽한 하나님께서 부서지고 무력한 세상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독교인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신앙의 모습은 큰 힘이 있다. 신을 믿지 않았던 아이비 목사는 이 목사를 통해 예수님을 믿고 후원단체 ‘킨드리지 이미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혹자는 베이비박스가 오히려 유아유기를 부추긴다고 생각하지만, 이종락 목사의 생각은 다르다. 베이비박스가 없었다면 추위에, 더위에 길거리에 내버려져 죽게 되는 아기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저마다의 안타까운 사유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을 위해 사회가, 사회가 안 된다면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목사는 “이 영화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또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드롭박스>는 서울 필름포럼, 서울극장, 롯데시네마(건대입구, 월드타워, 신도림), 메가박스(코엑스, 신촌, 센트럴)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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