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기연, 평화협정 체결 문제 위한 간담회 열고 가능성 모색

“주한미군 철수 주장하면 평화협정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오른쪽 첫 번째)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다면 한국 보수진영과 미국에서 평화협정 전환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교계를 중심으로 남북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단절국면으로 들어선 가운데 평통기연 교회협 등의 단체들이 평화협정 체결을 내걸며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1980년대 남북관계에 물꼬를 튼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전면에 나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틀이 될 평화협정 체결은 가능한 것일까.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공동이사장:박종화 손인웅 이규학 이영훈 홍정길)는 서울 청파동 카페 효리에서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평통기연의 평화선언문과 교회협의 한반도 평화조약안을 중심으로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을 모색한 이날 좌담회에서는 주한미군 철수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평통기연은 정전협정 60주년이던 지난 2013년 7월 ‘평화선언문’을 발표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평화선언문에는 평화협정 전환을 필두로 남북한 정부와 국제사회, 그리고 한국교회에 향한 요구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평통기연 윤은주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가 통일논의를 시작하면서 평통기연이 발족했다”면서, “복음적 평화통일에 비전을 이야기하면서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계속적인 역할을 요구해왔다”며 평통기연이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단체라고 밝혔다.

진보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지난 4월 21일 ‘한반도 평화조약안’을 발표했다. 평화조약안은 △전쟁 종료와 이행 조치 △경계선과 평화생태지대 △불가침과 관계 정상화 △군비통제와 비핵지대화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전쟁종료와 이행 조치에서 ‘평화조약 발효와 함께 유엔사령부의 모든 활동은 종료하고 모든 외국군은 철수한다’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여기에서 외국군은 주한미군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 서보혁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는 “주한미군이 들어와 평화유지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주둔지역 문제 환경 문제 등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이 부분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오기 어렵다. 관련국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보수교회 나아가 한국사회 보수진영이 평화조약 혹은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더불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정전협정을 정리하고 평화협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한다면 국내 보수진영의 동의를 받을 수 없고, 미국 역시 평화협정을 안 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현재 핵심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평통기연 최은상 목사도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평화협정 자체를 꺼내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초강대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동북아 평화와 통일코리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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