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대동교회, 8개 마을 섬기는 노인대학 ‘호응’
사랑의 반찬나눔도 기꺼이 … 섬김사역, 저력되다

단기선교나 성경캠프처럼 특별한 성격의 행사들이 아니라면 교회의 사역들은 대부분 교회당에서 맞이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교회당 문턱을 넘어오게 만드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함평 대동교회(곽승호 목사)는 그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는 활동들로 주목받는다. 대표적인 사역이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찾아가는 노인대학’이다.

찾아가는 노인대학은 함평군 대동면 관내 8개 마을 노인정을 매주 한 곳씩 돌아가며 방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노인대학을 섬기는 교우들이 미리 프로그램과 음식을 준비해, 한나절 가까이 동네 노인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적적함을 달래드리는 것이다.

찾아가는 노인대학 프로그램에서 일대일로 노인들을 상대하며 복음을 전하는 대동교회 교우들.

특히 점심식사를 대접한 후에 봉사자들이 노인들과 일대일로 갖는 만남의 시간은 노인대학의 하이라이트이다. 이 만남을 통해 노인들의 온갖 하소연을 들어주고 위로도 하면서 봉사자들에게는 자신이 섬기는 어르신들과 인간적으로 더욱 가까워지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는다.

사실 대동교회도 여느 교회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기다리는’ 노인대학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담임목사가 갑작스런 건강 이상을 겪고, 교회 내부적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불가피하게 ‘찾아가는’ 방식으로 노인대학을 전환한 것이다.

함평교회가 노인대학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하는 1박 2일의 수학여행은 어르신들에게도 봉사자들에게도 행복한 시간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찾아가는 노인대학으로 전환 이후에 더 큰 소득들이 있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평균 50여명의 어르신들만 상대해왔던 것이, 이제는 훨씬 많은 수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훨씬 더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도 됐다. 그래서 대동교회 교우들은 이런 변화를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받아들인다.

사실 찾아가서 섬기는 사역은 대동교회 교우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일이다. 매주 화요일 ‘사랑의 반찬 나눔’으로 오랫동안 이웃들을 섬겨왔기 때문이다. 8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역을 통해 대동교회는 생활고를 겪는 이웃들 20여 가구를 꾸준히 돌보아왔다.

많은 양의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일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재정과 인력에 한계가 뚜렷한 농촌교회의 형편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손수 땀 흘려 지은 농작물들을 식재료로 기꺼이 내놓는 성도들, 그 자신도 돌봄을 받아야 할 고령의 나이지만 기꺼이 반찬 나눔을 위해 헌금하고 직접 배달봉사도 하는 성도들이 있어 이 사역이 가능했다.

하지만 찾아가는 사역이라면 그 어떤 성도들도 담임목사보다 더 열심을 자랑하지 못한다. 곽승호 목사는 노인대학과 반찬 나눔에 늘 진두지휘자로 나설 뿐 아니라, 한창 바쁜 농번기에는 손수 성도들의 빈자리를 메꾸곤 한다.

특히 한여름 뙤약볕에 논밭일이 한창일 무렵에는 직접 냉커피를 장만해, 온 들녘을 돌며 이웃들을 섬기는 일까지 감당한다. 때문에 마을 사람들 누구나 곽 목사에게 그리고 대동교회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성스레 장만한 반찬을 배달하기에 앞서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는 곽승호 목사와 성도들.

이런 모습들은 꾸준히 전도의 열매로도 이어져왔다. 3년 전쯤에는 노인대학과 반찬 나눔을 통해 친분을 맺은 노인들 상당수가 한꺼번에 세례를 받는 경사가 있었고, 처음에는 배타적인 태도로 교우들의 섬김마저 거부했던 한 이웃이 교회 직분자로 섬기는 사례도 생겼다.

무려 106년의 역사로 용성교회 나산교회 등과 함께 함평 일대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해 온 대동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친근하고 사랑받는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된 데는 이웃들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춘 헌신적이고 진심어린 섬김이 큰 역할을 했다고 곽 목사는 말한다.

“사실 처음 섬기는 사역을 시작할 때는 힘든 점이 많았죠. 습관도 훈련도 안 된 상태에서 남들을 꾸준히 돕는다는 게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자신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웃들이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켜보고, 지역사회의 평판도 좋아지다 보니 이제는 교우들 스스로 신이 나 더욱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모습들까지 나타납니다.”

대동교회는 섬김 사역의 열매들을 바탕으로 쌓은 교회의 저력을 앞으로 해외선교 사역을 전개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전임 윤기원 원로목사가 시무하던 당시 크게 확장되었던 해외선교의 역량을 다시 키워, 더 넓은 세상에 대동교회의 빛나는 섬김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