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욱 목사(구리이단상담소 소장)

약 한 달 전부터 거리 곳곳에서 사이비 종교집단 신천지가 ‘한기총 해체와 CBS 폐쇄’를 외치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4월 29일에는 전국 13개 CBS 지역본부 앞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가졌다. 근래 보기 드문 전국 동시 대규모 군중집회였던 터라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놀라워했다. 신천지 집단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그동안 CBS가 ‘신천지 OUT!’을 선언한 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신천지와 주교 이만희의 치부를 드러냄으로 그 여파가 신천지 내부로는 신도들의 갈등과 동요로 나타나고 있다. 또 외부로는 포교활동과 이미지에 막대한 초래하고 있다. 특히 CBS의 신천지 관련 보도 내용 가운에서도 이만희와 교주 사후 후계자를 꿈꾸는 내연녀 김남희의 동거 사실 폭로 및 김남희의 권력 승계 보도, 신천지를 폐해를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수 만 명의 신천지 신도들은 집회 장소로 모으는데 가장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천지는 CBS를 압박하여 앞으로 신천지 관련 보도 시 부담을 주고자하는 측면이 있고, 나아가 다른 언론 매체들에게도 신천지를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기총을 공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만희 교주가 한기총의 단체의 성격을 모르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한마디로 무식이 원인이다. 일인독재 체제의 신천지처럼 한기총 대표를 신천지 총회장 격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 교계에서 한기총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되었다는 판단 하에 한기총을 공격함으로 국민들의 동의와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포교 차원의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이와 함께 신천지 집단의 체제 결속과 내부 문제 봉합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신천지 내부 비리, 특히 교주와 내연녀의 관계가 폭로되면서 신천지 내부에 적지 않은 파장과 탈퇴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이만희 교수의 말만 믿고 14만 4000명을 채우는데 혈안이 되었던 신도들이 14만 4000명을 다 차고 넘치는데도 별다른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균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신도들을 노상 홍보와 포교의 장으로 내몰고 있고, 청년들을 주로 동원한 이번 대규모 군종집회도 집단 최면을 통해 신도들을 통제하려는 저의가 엿보인다.

이러한 신천지 집단에 맞서 한국교회의 대응과 대처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범 교단, 초교단적 정통교회의 연합과 연대를 통한 공동 대처가 절실하다.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공세를 편다 해도 우리 정통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집단이다. 그럼에도 피해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개교회주의와 극단적 이기주의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신천지대책기구를 발족하여 보다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신천지에 빠져드는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밀 교육센터(일명 복음방, 센터) 폐쇄에 전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센터가 신천지인줄 모르고 속아서 거짓교리를 배워 세뇌된 사기 피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사기 피해자들을 대량으로 양산해내는 근원지인 신천지 센터를 현행 학원법에 의거 처벌, 폐쇄 조치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신천지 비밀 교육장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 그곳이 신천지임을 알리는 일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리교육과 이단 예방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 바른 복음 바른 예수를 안다면 다른 복음 다른 예수에 빠질 리가 없다.

최근 신천지의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와 시위로 말미암아 조성된 한국 교계의 신천지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대처 분위기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성명서를 발표하고, 회의로 결의하고, 입장을 표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신천지 붕괴와 해체를 위한 장단기 계획을 세워 현실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진행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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