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폐회됐다.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회개와 회복’이라는 주제아래 ‘주여, 우리를 살려 주소서!’라는 부제로 진행됐다. 정확히 5년 전, ‘에벤에셀, 개혁주의 신앙회복’이란 주제로 광명교회에서 열렸던 그 때와 주제가 똑같았다. 다시 말해 교단 차원에서 개혁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올해 기도회는 역사에 기록될만한 특징적인 요소가 많았다. 당연시 여기며 으레 진행하던 특별기도 순서를 대폭 줄였다. 보통 50~60명에 이르던 특별기도자들은 이번에 18명으로서 3분의 2가 축소됐다. ‘듣는 기도’에서 직접 본인이 ‘하는 기도’로 바뀐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표기도를 하려고 총회임원들에게 줄을 대는 어쭙잖은 진풍경은 사라진 셈이다. 예전에 보면 대표기도를 서로 하려고 난리였다. 기도회 준비위원들이 프로그램을 짜는 것보다 대표기도 순서자를 배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그렇다고 기도시간을 줄인 것은 결코 아니었다. <100분 기도회>를 신설하여 모든 참여자가 기도제목을 놓고 통성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3명의 강론자가 있었지만 기도와 연관된 말씀으로 기도회를 더욱 더 충만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다. 제53회 목사장로기도회의 히트상품을 꼽으라면 당연히 <100분 기도회>라고 할 만큼 영향력은 지대했다.

교단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한국교회를 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한국교회와 사회에 예장합동이 모범이 되어 교회다운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여기저기서 배여 나왔다. 동성애와 이슬람 확산은 물론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에 대한 경계도 늦춰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표출되기도 했다. 자칫하다간 ‘교회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는만큼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기도의 소리가 올해는 유난히 컸다.

교단의 변화를 요구하는 전국 교회의 요청은 해마다 쇄도하고 있다. 전도를 하려해도 토양이 예전 같지도 않고, 기독교의 영향력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피부로 겪는 교회의 위기감은 여론보다 더 악화되어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총회는 뚜렷한 이미지 메이킹이나 5년 혹은 10년의 정책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제100회 총회 때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은급재단이나 총신대 정관개정 등 아직도 ‘집안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갈 길은 먼데 속도가 너무 더디다. 구태에 사로잡히지 말고 목사장로기도회처럼 여러 요소에서 변화에 가속도를 내는 교단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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