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평가와 과제

매시간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와 교단 위한 생생한 기도제목과 메시지 전해
순서 최소화하며 차분한 진행…새벽예배 방향성·심화된 주제 전달은 과제

 

3000여명의 목사장로들이 교단의 회복과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두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기도에 집중한 기도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 회기에는 준비기간을 충분히 갖고 주제의식을 더욱 부각시켜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기도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우리의 문제를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제53회 목사장로기도회는 그 취지를 십분 살렸다고 평가된다.

목사장로기도회는 1964년 황무지와 같았던 교단이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완수하려면 기도 외에는 길이 없다는 간절함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기도회에 점차 많은 순서들이 덧붙여지면서 기도회의 의미가 다소 퇴색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기도회임에도 불구하고 기도보다 예배의 각종 순서와 강의들이 기도시간을 잠식했다.

그러나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의정부 광명교회(최남수 목사)에서 열린 이번 제53회 기도회 이후로 과거와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말 그대로 기도회다운 기도회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기도회는 기도에 집중할 수 있었으며, 적절한 기도제목과 강력한 메시지, 100분 기도회와 윤복희 권사의 감동있는 공연으로 큰 은혜가 됐다”고 말했다.

기도회가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은 개회예배부터 모두에게 전달됐다. 예배의 순서가 대폭 줄어들므로 말씀과 기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던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꼭 필요한 인원의 예배 수종자들이 순서를 담당했다. 특별기도 순서는 과감하게 한 번으로 줄였고 축사, 격려사, 특송, 축시 등도 다 들어냈다. 이런 결단 때문에 예배의 흐름은 끊어지지 않았다. ‘회개와 회복’이란 취지에 맞게 자신부터 회개하면서 눈물로 말씀을 전한 박무용 총회장의 설교는 좌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총회서기 이승희 목사의 인도 아래 주제 “주여! 우리를 살려주소서”를 함께 외치면서 통성으로 기도했던 것도 설교와 어우러져 기도회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새벽과 저녁설교를 통해 말씀을 전했던 목회자들과 트랙강의 강사들이 던진 기도제목들은 도전적이었고 기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을 주었다. 박무용 총회장과 김선규 부총회장은 “교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교단이 선도적인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총회결의를 무시하고 사회법에 소송을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안타까와했다. 첫째날 저녁 설교를 한 소강석 목사는 동성애 입법화와 이슬람의 확산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공개적으로 전도할 수 없게 되는 암흑과 같은 날이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알려 목사장로들의 가슴을 치게 했다. 둘째날 저녁설교자였던 김남준 목사는 외형적인 성장을 추구했지만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지 못한 신자들이 교회 내에 상당하다는 사실을 간과했음을 깨우쳐 목사장로들을 긴장하게 했다. 목회자와 강사들은 목사장로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 교단의 분쟁 상황, 교계연합기관의 이기주의, 이슬람의 거침없는 확산과 예상되는 피해, 동성애의 만연한 현황, 이단들의 방자한 시위와 전도행위 등의 현실을 전달하며 기도 외에는 해결의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향후 상당기간 동안 목사장로기도회가 업그레이드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가 기도회의 백미라고 칭찬했던 둘째날 오전의 ‘100분 기도회’는 인도자 최남수 목사의 뜨거운 열정과 생동감이 넘치는 멘트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 목사장로들은 1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끼면서 기도와 찬양, 말씀 청취를 거듭하면서 목청껏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부르짖었다.

모든 순서자들이 정해진 시간을 지켰고 불필요한 말을 자제하는 노력을 한 것도 두드러지게 보였다. 100분 기도회 설교자들은 정해진 10분의 시간을 엄수했으며 다른 각종 예배와 강의에서도 시간을 철저히 안배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엿보였다. 설교자와 기도자들의 면면이 신선했으며 영성있는 말씀들을 전했던 점도 기도회를 진지하게 만들어준 요인이었다.

프로그램도 기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많다. 새벽기도회는 오전 6시, 오전 기도회는 10시로 늦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00분 기도회’에 집중하기 위해서 기존에 10개 가까이 됐던 전체강의와 트랙강의를 대폭 축소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단에 오르락내리락하고, 강의를 들으려고 오전 오후 내내 분주히 돌아다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른해지기 쉬운 둘째날 오후 시간 윤복희 권사의 공연은 또하나의 ‘깜짝 선물’이었다. 71세의 나이, 여리디 여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성량, 어린아이 같은 심정으로 자신을 내려놓고 십자가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애절한 몸짓은 목사장로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신앙의 간증과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주제로 한 40분간의 뮤지컬이 끝나자 목사장로들은 체면을 내려놓은채 앵콜을 요청하는 끊이지 않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목사장로기도회의 순서가 압축된 것과 관련해서 순서를 맡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이 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도회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게 나오자 모두 이해하고 향후 기도회도 말씀과 기도를 도드라지게 편성해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천 등의 좋지 않은 일기로 인해 새벽기도회 참석자들의 숫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총회 임원 일부나 교단 지도자들 가운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움은 더했다. 향후 새벽기도회 참석 방향을 유도하거나 또는 새벽기도회의 방향성 자체를 재정립하는 의논이 있어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소수의 강사나 특별기도자들이 주제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기도회가 아니라 교회 내 예배 설교 또는 대표기도 수준의 메시지를 전한 것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내용이 중복된 경우도 있어서 향후 총회 차원에서 주제가 정해지면 강사들에게 주제선정의 의도를 심도깊게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향후 상당기간 동안 목사장로기도회가 업그레이드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100분 기도회 등 모든 기도회의 순서들이 좋았다는 평가를 들어서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이번 기도회를 통해 교단이 하나되어 교단과 한국교회를 둘러싼 여러 가지 위기를 헤쳐나갈 동력을 얻을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노충헌 김병국 조준영 송상원 이미영 기자(취재) 권남덕 기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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