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인교회 에스라청년부.
 

전통과 현대 조화이룬 목회로 의미있는 변화
시니어 성도 사랑은 다음세대 활성화 이어가


옥인교회(이은호 목사)를 찾는 길은 재미가 쏠쏠하다. 경복궁역을 내려 교회로 향하노라면 좌우측으로 경복궁과 서촌이 자리하고 있다. 통인시장과 크고 작은 갤러리, 예쁜 카페들, 그리고 전통 있는 교회와 학교, 각종 관공서 등이 밀집해 있다. 끊이지 않는 관광객과 시민들로 거리는 활기가 넘쳐 보였다. 그저 길을 걷는 그 자체로 근현대사를 체험하는 마냥 마음은 이내 풍성해진다.

그러나 이 들뜸과 화려함 뒤에 도심의 차가움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밤이 깊어지면 그 많던 인적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져 버린다. 말 그대로 도심공동화 현상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목회자 사이에는 종로에는 교회 개척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이처럼 교회 개척이 끊긴 종로구, 그 중심에 옥인교회가 자리해 있다.

도심에 있어 거주하는 사람도 적은데다, 점차 관광지로 변모하는 환경 가운데도 옥인교회는 침체를 겪지 않고 변화와 성장을 지속적으로 일궈가고 있다. 옥인교회 면면을 보면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 잘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서두르지 않고, 또한 교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교회를 추구한 목회적 열매임에 틀림없다.

이은호 목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인데 목회자가 크게 역행하지 않는 이상 교회는 잘못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목회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따라서 순종을 늦게 하거나, 외부 환경을 탓해 주저하지 않기를 기도하며 노력해 왔습니다. 교회와 지역과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길을 여는 목회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옥인교회의 구성과 사역은 주변 환경과 많이 닮아있다. 빛바랜 벽돌 예배당은 중후한 이미지를 뿜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 반면 내부는 8년 전에 실시한 전면 리모델링으로 현대를 잘 품고 있다.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사역 역시도 신구의 조화가 아름답게 이뤄지고 있다.

10년 전, 원로로 물러난 김영철 목사 후임으로 이은호 목사가 부임했다. 리더십 교체 이후 보여준 시니어들의 헌신과 섬김이 교회를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역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장로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설교와 사역 면에서 원로목사와 확연한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두고 비교하거나, 전통을 지키려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심지어 교인 대표인 장로들이 이은호 목사 부임 후 6개월간 함께 교회가 추구할 방향성을 고민한 결과물로 ‘비전선언문’을 제정했다. 새로운 목회에 대한 이해와 급변하는 시대를 아우르는 교회상을 함께 만든 것이다. 비전선언문의 우선순위에 따라 사역을 전개하다보니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 옥인교회는 전통과 현대, 신구의 세대간 조화가 강점인 교회다. 여기에 지역과 시대를 품는 교회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도심에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시니어들의 교회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젊은 세대의 부흥과 다음세대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교회내 아가페 부부청년부가 8년 전부터 시작됐다. 아가페 청년부의 창의적인 활동과 헌신이 전통적인 교회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 부부청년부 활성화는 이들의 자발적 사역과 다양한 활동에 대해 시니어들이 통제하지 않고 지지해 준 것이 큰 원동력이었다. 또한 출산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자녀 셋을 낳은 가정이 무려 20가정이나 되고, 심지어 5명의 자녀를 둔 가정도 탄생했다. 여기에 담임목사도 네 명의 자녀를 낳아 다산 분위기를 이끌었다. 젊은층 유입과 출산은 주일학교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옥인교회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옥인교회는 대형교회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교육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특히 교역자 1명당 돌볼 수 있는 인원을 최소화 시켜 영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만족도가 꾀 높다.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치원도 주일학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젊은층 유입과 출산, 인기 있는 유치원 운영, 여기에 내실 있는 주일학교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다보니 영아부부터 모든 주일학교 부서가 재활성화 되었다.

옥인교회 사역에는 조화를 추구하는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장애와 비장애의 조화다. 특수목회 관점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차별이 없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순수함에서 출발한 것이다. 인근에 장애인 학교가 많은 것도 일종의 책임감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현재 100여 명의 장애인들이 꾸준하게 교회에 출석하고 있으며, 장애인부서 모임도 잘 이뤄지고 있다.

이은호 목사는 “누구 하나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전통과 현대, 어른세대와 젊은세대가 조화를 이뤄 교회를 잘 만들어가기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계신다고 봅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목회적 여건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회사적으로 볼 때도 그렇듯 어려운 시기에 교회는 부흥했습니다. 한국교회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은혜가 있는 교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는 공동체가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 옥인교회 유아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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