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가교회 장기호 목사는 농군을 자처하는 목회자다. 성도들과 함께 밭에서 흙을 만지며 목양하고 있다. 농촌 미자립 교회가 작목반 운영으로 자립을 이루고, 전도를 통해 복음사명을 감당하며, 지리적 특성을 살린 카페 운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로 탈바꿈되었다.

‘반목반농’ 자처한 장기호 목사 지휘 아래 변화
역동적 농촌공동체로 탈바꿈, 눈부신 변화 일궈


소백산 비로봉 골짜기 마지막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삼가교회(장기호 목사)는 최근 3년간 부쩍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사람이 떠나고, 그나마 거주하는 주민들 대다수가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보니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었다. 농촌 교회가 그렇듯 타종교의 영향이 커 전도가 쉽지 않다보니 교인들마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변화를 추구하려는 노력마저 사그라진 상황이었다. 그런 삼가교회는 ‘반목반농(半牧半農)’이기를 주저하지 않는 장기호 목사의 부임으로 60년 교회 역사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3년 있었던 삼가교회의 변화상을 먼저 살펴보자. 농촌 교회의 자활자립과 지역복음화에 쓰임 받는 교회에 대해 평소 고민해 온 장기호 목사는 지역사회에 젊은층 유입이 점차 느는 현상에 착안, 작목반을 구성했다. 현재 성도 10가정이 작목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곧이어 성도 개인 밭과 교회 명의로 빌린 휴경지에서 농작물을 가꾸기 시작했다.

삼가교회 작목반은 개똥쑥 재배로 시작해 곧바로 산나물 재배로 전환해 더욱 활성화되었다. 곰취 참나물 명이나물 곤드레 능개승마 고사리 생강 등 갖가지 나물을 작목반이 재배하고 있다. 많은 농작물 중에 나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성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고민에 따른 것이다. 이곳 주민들은 소백산 자락의 큰 기온차로 인해 사과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상품성을 위해 농약을 치는 것을 막아 친환경적이면서도 고소득을 올릴 대체작물을 찾던 중에 산나물을 선정했다.

작목반은 경작한 농산물 판매금의 10분의 1을 교회에 헌금하고, 일정액의 작목반 운영비를 제외하고 생산자들인 작목반 성도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그 결과 삼가교회는 자립교회로 전환했다. 그리고 부임 당시 18명에 불과했던 교세가 이제는 40명으로 배가 성장했다. 젊은 성도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동안 없었던 성가대도 구성돼 더욱 풍성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깡촌 교회가 이룬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삼가교회는 교회설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교회 전반을 리모델링했다. 허름했던 교회시설이 깔끔하게 바뀌었다. 눈이 어두운 분들을 위해 영상시설도 갖췄다. 무엇보다 ‘삶이 있는 신앙’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 진행하는 행사에는 반드시 들러 재정적으로, 실제 봉사로 섬기며 교회 인식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도록 강조하는 이유, 바로 전도를 위해서다. 삼가교회는 올해 주민 20%를 전도하기 위해 열심을 내고 있다.

미자립이었던 농촌 교회가 자립으로 전환된 삼가교회는 지금에 자만하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소백산 비로봉을 배경으로 한 지역이다 보니 관광과 휴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고, 1급수가 흐르는 청정이다 보니 등산철과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장기호 목사는 도로와 접해 있는 교회 앞마당에 아담한 카페를 세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풍기읍을 벗어나면 교제를 나누며 커피나 차를 마실 만한 가게가 없다는 것도 카페를 생각하게 된 요인이다. 연중 수만 명의 인파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복음의 향취를 담은 카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전도를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카페 운영에 따른 수익으로 미래에 안정적인 교회 재정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작목반으로 자활자립을, 건물과 생각의 리모델링으로 전도를, 카페 운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삼가교회. 그 중심에는 흙 만지기를 주저 않는 철저하게 상황화 목회를 하는 장기호 목사의 헌신과 안목이 자리해 있다.

“저는 목사이자, 농군입니다. 반목반농은 농촌 교회에 꼭 필요한 모습이라 확신합니다. 농촌 인구는 줄고, 노동인구 감소에 따라 생산력도 떨어져 교회 자립이 힘든 구조입니다. 때문에 농촌 목회는 현장목회여야 합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성도들과 함께 장화도 신도, 흙도 만져야 합니다. 강단과 삶의 구분으로는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농군 목사, 장기호 목사의 말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