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기독교대안학교 운동의 교육적 성과에 대한 밝은 측면 뒤에 가려진 딜레마에 대한 논의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15년 필자는 기독교대안학교 졸업생 11명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를 통해 기독교대안학교의 딜레마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첫 번째 기독교대안학교의 가장 큰 딜레마는 ‘이원론을 극복하지 못하는 기독교 세계관교육’이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지식으로서의 기독교세계관 교육이 삶의 체계로 나타나지 못한다는 딜레마였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배웠지만 그것이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데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에 대한 ‘실천’으로서의 세계관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다.

두 번째 기독교대안학교의 딜레마는 ‘균형 잡히지 않은 기독교성+대안성+학교성’의 문제였다.

기독교성을 강조하면 학문적 수월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학교성을 강조하면 인성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곳이 바로 기독교대안학교라고 응답하였다.

많은 기독교대안학교들이 기독교세계관에 근거한 학문을 하겠다고 기치를 내걸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구로 인해 기독교세계관과 분리된 학문적 탁월성을 지향하는 학교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 딜레마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기독교대안학교의 딜레마는 ‘불충분한 학습자 친화적 교육’의 문제였다.

학생들의 상당수는 자신들의 개별적 학습역량이 고려되지 않았고 일방적인 교육과정에 의해서 학습이 시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많은 경험학습들을 하지만 이것들이 교육철학과 교육목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이루어져 단순히 ‘많은 경험을 했다’는 느낌만 남은 교육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응답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으로 배우는 기독교세계관 교육이 아니라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세계관 교육이다. ‘온실 속의 화초’로 자라게 하는 우리들만의 기독교세계관이 아니라 문화개혁자로서의 사명을 직접 실천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개편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기독교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기독교대안학교를 선택하고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매 순간 학생들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기독교대안학교가 지향하는 교육목표와 교육철학에 근거한 경험학습을 실천하되 자신이 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습관을 길러주어, 이것들을 통해 기독교교육의 의미를 깨달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성숙한 하나님의 자녀들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