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 4월 29일 CBS 목동사옥과 지역본부 등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신천지가 ‘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3월 말부터 신천지는 예장합동 총회회관을 비롯하여 건실한 주요 교단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한 달 가까이 가두 서명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신천지가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동안 한국 교회는 뚜렷한 지침이나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방기해 두었다.

신천지는 CBS 목동사옥과 CBS 13개 지역본부에 역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여 ‘CBS 폐쇄’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해체’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경찰에 의하면 신천지가 전국에서 벌인 시위는 3만 명~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주요교단이 이단이나 사이비집단이라고 규정한 단체가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여 시위를 벌인 것은 근래들어 처음이다. 그만큼 신천지 입장에서 보면 뭔가 절실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전문가들은 “CBS를 비롯한 교계 언론이 신천지를 사이비 집단이라는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보도하자 탈퇴자가 점차 늘어 내부 결속차원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세를 과시하면서 기존 교회가 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사회적으로 동정을 얻으려는 어설픈 술책이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 주요 교단들은 신천지의 이단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신천지가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집단이라는 것도 한국 교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단과 관련하여 한국 교회의 대응은 매우 초라하기 짝이 없다. 각 교단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조직되어 있지만 신학적으로 이단성을 지적하고 발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신천지나 기타 이단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매뉴얼도 없다. 그러다보니 개 교회에서는 ‘신천지 출입금지’ 등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알아서 개별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이단이나 동성애 혹은 이슬람과 관련된 문제 등은 개 교회나 개 교단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여 처리할 수가 없다. 한국 교회 공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안은 당연히 한국 교회가 하나되어 대응해야 한다. 단순히 신천지가 CBS 앞에서 시위했다고 CBS가 알아서 자체적으로 대응하라고 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럴 때 긴급히 교단장들이 모이고 교계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성명도 발표하고 대응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이 한국 교회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교단들은 재삼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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