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인 목사(청량교회)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은 세상이었다.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온실가스다. 적정량의 이산화탄소는 지구생존에 필수적이다. 자연풍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황사는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황사가 봄철에 토양을 지나가면서 황사의 알칼리성이 토양의 산성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것들이 창조의 질서를 깨뜨릴 정도로 너무나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황사는 원래 발생하는 원인 자체가 미세먼지와 다르다. 황사는 자연현상일 수 있으나 미세먼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하여 사용하지도 않는다. 산업화 이전에는 황사가 그저 모래폭풍에 불과했으나 급격한 산업화와 사막화로 인해 황사에 미세먼지가 섞이면서 구분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1952년 런던스모그 사건은 대기 중에 발생한 미세먼지와 황사로 약 4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지구가 황사로 인해 보시기에 심히 좋지 않은 지구가 된 것이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지구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중국대륙의 공업화로 인해 황사에 몸에 해로운 실리콘, 알루미늄, 칼륨 등 중금속 오염물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우리에게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각종 호흡기 질환, 동맥경화, 뇌경색,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노인사망률과 임산부들의 사산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간과 동물들에게뿐만 아니라 식물에게도 안 좋은데, 식물의 잎 표면에 쌓이면서 광합성과 호흡작용을 방해한다. 또한 황사는 햇빛을 차단시키고 산란시켜 날씨를 흐리게 하며 지구 대기의 복사열을 흡수하여 기온을 떨어뜨린다. 기타 항공기나 반도체 등 정밀기기에 부착될 경우 기기 손상을 일으키게 되어 안전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황하 상류와 중류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주로 영향을 주었으나, 최근 3년 전부터는 이 지역보다 훨씬 동쪽에 위치한 내몽골 고원도 황사가 발원하여 우리나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은 황사발원지가 동쪽으로 더 확대되고 한반도로 더 가까워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심한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것을 시사한다.

황사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지구생태계의 파괴이다. 과도한 가축의 방목에 따른 목초지 감소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원지의 사막화가 가속되어 황사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의 4배에 달하는 사막과 황토고원이 매년 2330㎢씩 늘어나고 있다. 한 해에 제주도보다 넓은 면적이 사막화되는 것이다. 국제농업기구(FAO)는 중국의 인구가 13억 명으로 불어나면서 소 염소 양 등 가축은 1961년 1억7100만 마리에서 2000년 4억700만 마리로 늘어나 사막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조한 중국 북부지역 초원의 경작과 방목은 지하수의 고갈을 초래했다. 이 결과 지하수 수위가 크게 떨어져 호수가 사라지고, 강물도 말라붙었다. 이런 물 부족이 마치 부메랑처럼 사막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황사는 이처럼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다. 지구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인간이 탐욕을 부린 결과인 것이다.

창세기 1:28의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창세기 2:15의 ‘경작하고 지키라’는 말씀으로 해석해야 한다. 우리는 창조의 청지기들이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세상이 이제는 보시기에 심히 좋지 않은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우리 인간들의 탐욕의 결과다. 지금이라도 욕심을 버리고 환경 청지기가 되어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크고 많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버리고 작고 적은 것으로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물의 날 3월 22일, 지구의 날 4월 22일, 세계 환경의 날 6월 5일을 기억하는 기독교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일년에 한 번씩이라고 환경주일을 지키는 교회는 얼마나 될까? 이제라도 우리 교단과 교회도 이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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