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김조광수 감독 간담회 결국 무산 “한국교회 정서 고려않은 무리수였다” 비판

지난 4월 2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이동춘 목사) 인권센터가 개최한 김조광수 감독 초청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성토의 장이 돼 버렸다. 교회협은 비밀리에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이를 알아챈 동성애 반대 기독교인들이 난입하면서 40분 만에 간담회가 중단됐다.

이와 같은 파국은 행사 전부터 예견됐다. 교회협이 동성애자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홀리라이프 이요나 목사 등은 4월 25일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였다. 또 한국교회언론회는 “교회협이 한국교회 동성애 조장 반대운동에 맞선다면, 한국교회가 교회협을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교회협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마타도어라고 지적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교회협 인권센터는 그동안 장애인 이주민 등 차별을 받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마당을 계속 진행해 왔다”면서,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한 것도 차별이라는 주제 아래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회협의 입장과 달리 행사 당일에는 더욱 많은 동성애 반대 기독교인이 한국기독교회관을 둘러쌌다. 홀리라이프 예장통합동성애비상대책위원회 예수재단 등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동성애 반대 피켓시위를 벌이는 한편, 행사 장소인 2층 조에홀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대거 입장하면서 교회협 측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예정된 시각 오후 7시가 지나서도 간담회는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각, 교회협은 간담회 장소를 7층 교회협 회의실로 옮겨 이미 진행하고 있던 터였다. 7시 40분 경 7층에서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2층에 알려지자, 동성애 반대 기독교인들이 7층으로 뛰어올라가 교회협 회의실로 들어섰다.

동성애 반대 기독교인들은 “숨어서 간담회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항의했고, 몇몇 기독교인들은 그 자리에서 통성기도를 하기도 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이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지만, 흥분한 기독교인들의 성토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간담회는 중단됐고, 김조광수 감독은 교회협 관계자의 보호를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다음날 교회협 인권센터는 성명을 통해 “이야기마당에서 발생한 폭력적 방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소모적인 대결과 갈등을 치유하고 이 문제에 대한 복음적 응답의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회협의 김조광수 감독 초청 간담회는 한국교회 전반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많다. 교회협 또한 교계의 반대 목소리와 안전문제를 우려해 비밀리에 행사 장소를 변경했다. 아울러 교회협 인권센터는 교계기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연합뉴스 문화일보 한국일보 3개 일간지 기자만 7층으로 호출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벌여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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