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연대 실태조사…응답 17개 학교 중 관련교육과정 개설은 6곳 뿐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목회자들의 성범죄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에도,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대원들의 성윤리 교육 실태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박득훈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이하 개혁연대)는 4월 2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의 현실과 방향성’ 포럼을 열어, 국내 신학대학원의 성윤리 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개혁연대는 2015년 11월 11일부터 2016년 3월 17일까지 목회학석사 과정이 개설된 전국 31개 신대원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이중 장신신대원와 감신신대원 등 17개 신대원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반면, 14개 신대원은 불응했다. 조사대상이 된 4개의 예장합동 산하 신대원 중에서 대신신대원과 칼빈신대원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총신신대원과 광신신대원은 설문조사를 거부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17개 신대원 중 성윤리 관련 교육 강좌 개설 여부에 대해 대신신대원과 칼빈신대원을 비롯해 감신신대원 장신신대원 영남신대원 서울장신신대원 6개 학교가 개설돼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침례신대원과 백석신대원 등 11개 신대원은 성윤리 관련 강좌가 개설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신대원 별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신신대원은 정규강좌에 성윤리를 포함한 기독교윤리가 개설돼 있고, 칼빈신대원은 채플시간에 여성가족부에서 추천 받은 강사가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신신대원은 여성과 사상 등 5개의 정규강좌를 개설하여 가장 많은 성윤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혁연대는 설문조사 외 미응답학교를 포함한 31개 신대원의 홈페이지에 공시된 2016년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성윤리와 여성학 관련 교과과정을 수집 및 분석도 했다. 그 결과 감신신대원과 장신신대원 등 11개 학교는 성윤리 관련 강좌를 개설했지만, 총신신대원 등 19개 신대원은 개설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성윤리 관련 강좌를 개설 중인 신대원들조차도 강좌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신대원생들에 따르면 성윤리 관련 강좌가 2년 혹은 3년에 한 번 개설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몇몇 신대원생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성윤리 관련 강좌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17개 신대원 모두가 성폭력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고 응답한 가운데, 학생 교수 직원 모두를 대상으로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는 대신신대원과 칼빈신대원 등 12개 학교로 확인됐다. 백석신대원과 침례신대원은 교수과 직원만, 감신신대원은 직원만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폭력 대처 매뉴얼 실시 여부는 칼빈신대원 등 10개 학교는 실시하는 것으로, 대신신대원 등 7개 학교는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응답했다. 아울러 학교별 반 성폭력 대응 절차를 보면, 대신신대원은 성희롱·성폭력처리위원회에서 처리한다고 답변했고, 칼빈신대원은 여성가족부 지침서에 따라 처리한다고 밝혔다. 목원신대원은 교내 성평등상담소가 설치돼 있고 성폭력사건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처리한다고 답변해,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상담 및 교육전담기구 운영 여부는 장신신대원 등 12개 학교는 운영하는 것으로, 대신신대원과 칼빈신대원 등 5개 학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향후 성폭력 대책 및 상담 기구 설립 여부에 대해 대신신대원은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고, 칼빈신대원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포럼에서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는 “각 교단이 신대원 과정에서 성윤리 과목 개설을 의무화하고, 이 과목의 이수를 신대원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성윤리 교육이 영성훈련이라는 넓은 차원에서 이해될 때 보다 바람직한 영성과 도덕성을 함양할 수 있다”면서 신대원의 성윤리 교육 의무화가 목회자의 성적탈선을 줄일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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