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총회농어촌부 총무)

총회의 농어촌 교역자 수양회는 여러모로 힘들고 어려운 형편의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기에 그 취지가 아름답고 귀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차례 수양회를 후원하거나 강사로도 동참했었다. 올해는 농어촌부 임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기에 더욱 특별했다. 임원이라는 부담을 안고 상당한 물질적 부담도 교회에서 감당했다. 농어촌교회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는 교회라고 하지만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을 기꺼이 짊어졌다.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다 했으니 누구보다 관심과 사랑을 많이 안고 이번 수양회를 섬겼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수양회를 이렇게 계속 운영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수양회 참여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경비가 농어촌 목회자들로서는 벅차다는 것이다. 이번 참가비는 부부가 함께할 때는 100만에 육박한다. 전체 비용의 절반을 부담시키는데도 그 정도다. 여기에는 추가경비가 반드시 따른다. 지방에서 공항까지 오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고, 아무래도 여행을 갔으니 개인적으로 돈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50만 원 이하의 생활비를 받는 미자립교회 농어촌 목회자가 대상인데, 정말 그런 목회자들이라면 이러한 비용 부담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 획기적인 변화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농어촌부에 배당된 예산으로는 수양회를 감당할 수 없다. 필요한 경비조달을 위해 많은 강사를 섭외해야 하는 점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재정협조를 요청하며 강사를 세워야 하니 예배 횟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임을 잘 안다. 총회에서 더 많은 재정 지원이 있든지, 여행경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비용의 수양회를 해야 한다. 수양회에 꼭 참여해야 할 농어촌 목회자들을 엄선해 모든 비용을 부담해 줄 뿐 아니라 수양회 참여를 위해 오가는 교통비까지도 지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수양회 프로그램도 고민이 필요하다. 참여하는 목회자 부부에게 영육간의 안식을 누리게 해주기 위해서는 좀 더 여유 있고 또 흥미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들었다. 좋은 호텔에서 묵었지만 호텔내의 여러 시설은 이용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잠만 자고 떠나는 프로그램이라면 굳이 좋은 등급의 호텔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았다. 조심스럽지만 수양회가 열린 곳이 태국이었는데, 우리 선교사들이 매우 많이 사역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선교사들과 협력하여 여행을 진행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매번 느끼는 것인데 조를 편성해 별도로 다니다보니 수양회 기간 농어촌목회자들과 임원, 강사진과의 교제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임원이나 강사들이 각 차량에 분산해서 농어촌 목회자들과 함께 교제도 하고, 식사도 함께 하며 목회 현장의 아픔도 들어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마음 불편한 사실은 교회를 비울 수 없어 수양회에 올 수 없는 목회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것은 각 노회가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참여시키면서, 은퇴목사나 부교역자를 파송해 수양회 기간 중의 농어촌교회의 예배를 인도하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부교역자도 장로도 없는 교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문제점만 지적했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분명한 것은 좋은 점이 훨씬 많았음을 밝힌다. 참여한 농어촌 목회자들로부터 고맙다는 문자도 많이 받았다. 이런 수양회를 위해 힘껏 협력하고 참여해 좋은 수양회를 하도록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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