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

목회 자부심 회복했던 최고의 치유 시간… “복음 사명자로 다시 서겠다”

▲ 조건과 상황에 상관하지 않고 농어촌 목회 가운데서도 부르심의 소명을 따라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설 것을 다짐한 참석자들이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2016 총회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는 농어촌교역자 부부에게 더할 나위 없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디서든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라는 거룩한 부르심에 자기 정체성 회복과 느슨했던 소명의식을 다잡는 도전의 장이었다. 3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 속에서 120여 명의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부는 저마다의 회복과 도전의 은혜를 가득 안고 다시금 목회 현장으로 파송을 받았다.
 
힐링120여 명의 참석자 가운데는 해외여행이 처음인 사람도 있었고, 뜻하지 않게 배우자를 잃은 목회자도 있었다. 또한 육체적 질병으로 한 움큼의 약을 복용하면서 참여한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참석자 대부분은 농어촌 목회에서 오는 애환과 말 못할 어려움을 간직한 이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는 이들에게 최고의 힐링이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목회자들은 작은 교회, 시골 교회에서 목회하는 위축감에서 해방되는 영적 위로도 얻었고, 사모의 경우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이를 위해 농어촌부는 좋은 강사진을 배정했고, 태국 파타야와 방콕의 유명 관광지를 다닐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장이 수련회 일정동안 함께했다. 농어촌교회에 교단적 관심을 쏟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기에 그 자체로도 격려가 되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여건이나 환경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우리를 부르신 소명 앞에는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겠지만 복음사명 잘 감당하는 목회자로 서주기를 바란다”는 박무용 총회장의 격려 어린 메시지에서 목회자로서 자부심을 회복했다.
 
도전이번 수양회는 단순히 농어촌의 교역자를 위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120명의 농어촌 목회자 부부는 수양회 기간 분명한 자기반성과 도전의 반응을 보였다. 농어촌에서 목회한다는 열등감과 패배의식에 얽매인 자신에 대한 반성, 그리고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야 할 자기정체성을 다잡는 메시지들이 반복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첫날 저녁예배 강사로 나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농어촌교역자들에게 사독 가문이 받은 축복을 누릴 것을 도전했다. 소 목사는 “누군가는 농어촌교회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사독 가문의 제사장처럼 확고한 사명감과 정체성을 갖고 농어촌 목회에 매진해 주면 좋겠다. 잠깐 사는 이 세상에서 농어촌교회를 섬기는 목회 가운데 열등감과 비교의식을 극복하고 사명감에서 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새벽예배를 인도한 이형만 목사(삼호교회)와 이기봉 목사(초청교회)의 설교 역시 기도와 사명에 대한 강조였다. 이형만 목사는 “목회현장에서 오는 아픔이 있을 때 믿음이 약해질 수 있다. 이때 기도의 권세를 잃지 않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나타내는 사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기도의 권세에 대해 강조했다. 이기봉 목사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종들이 믿음을 가지고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면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며 그침이 없는 복음증거의 삶을 살 것을 도전했다.

박춘근 목사(남부전원교회)의 메시지 역시 일침이었다. 박 목사는 “마지막 때임을 인식하고 목회해야 한다. 외형적인 것에 눈을 두다보면 잘못 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 복음이 가려지는 이 세상에 성령의 충만함을 얻어 본질에 중점을 두고 목회하자”고 도전했다.

보다 강력한 도전도 있었다. 마지막 저녁예배에서 오주환 목사(예안교회)는 “선비형 목회자가 아니라 야성과 전투적인 리더십을 가진 목회자가 필요한 시대다. 목회자들이 전도현장에 나가지 않으면 불신자들의 영적인 세계와 삶의 어려움을 실감나게 알지 못한다. 전도의 영성은 목회의 야성이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어느 곳에든지 전도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의 삶을 살자”고 했다.

이에 앞서 둘째 날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는 목회자의 자기성장에 대해 특강했다. 민 목사는 “교회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직분자들이 자기발전과 영성을 도모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며 “구태의연함에 대한 문제의식과 자기성찰이 있어야 한다. 평범에 자신을 묶어두지 말고 안주하지 말자. 교회가 크기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파송사역현장으로 돌아가는 농어촌교역자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메시지는 설교자의 영광과 책임이었다. 김종수 목사(섬기는교회)는 폐회예배 설교에서 “설교자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매너리즘이다. 처음 설교할 때의 두렵고 떨림의 자세를 갖고 설교해야 한다. 성도를 개혁과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한 생명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목회에 매진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농어촌부는 이렇게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20명의 목회자를 각자의 목회현장으로 파송했다. 비록 농촌과 교회의 현실은 바뀌지 않았지만 적어도 수양회에 참가했던 120명의 농어촌 목회자 부부에게는 이제 새로운 도전과 은혜의 현장임에 틀림없다. 패배의식과 현실안주에 얽매이지 않고 복음 전하는 사명자로 부름 받은 존재임을 재각인한 소명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기 때문이다.

▲ 첫 부부 동반 해외여행에 참여한 무을중앙교회 우상욱 목사와 최은영 사모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태국에서 가진 이번 수양회는 두 부부에게 최고의 힐링이 되어 주었다.
경북 구미 무을중앙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우상욱 목사와 최은영 사모의 인생노트에서 이번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는 ‘힐링’이라 말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채워질 것 같다.

“교회 있으면 목회하고 눈치를 보느라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스스럼없이 손잡고, 팔짱도 끼며 평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다시금 신혼여행 온 느낌이랄까요.” 젊은 목회자 부부에게 첫 담임목회지이기에 신경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그래서 목회의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여유를 갖는 것이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우상욱 목사와 최은영 사모는 해외여행을 함께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란다. 최은영 사모는 이번에 생애 두 번째로 비행기를 탔다. 신혼여행으로 제주도에 간 이후 무려 19년만이다. 우 목사 역시 지난해 노회원수련회차 일본에 간 것이 첫 해외여행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두 부부에게 태국여행은 벅찬 감동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수양회는 우상욱 목사에게 최고의 힐링이었다. 복음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이겠지만, 46세의 나이에 시골 목회를 한다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위축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 목사는 “시골에 들어간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솔직히 위축된 마음이 컸습니다. 나의 한계가 이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기력감마저 들더군요. 그러나 수양회에서 교회 크기와 환경에 상관없이 맡은 자리에서 성령을 붙들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도전과 사명의식을 다시금 세우는 기회가 되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수양회를 통해 값진 경험과 은혜를 받은 우상욱 목사와 최은영 사모는 이렇게 다짐하며 목회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진정한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제자로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한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서로가 예수님을 닮아가는 목회를 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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