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선 올바른 용어 권고 "17일 장애인주일 지켜야"

벙어리 소경 앉은뱅이 귀머거리…성경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설교 때 목회자들 입을 통해 나오는 이 용어들이 장애인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미 교회 밖 사회는 올바른 용어를 사용한다. 벙어리는 언어장애인, 소경은 시각장애인, 앉은뱅이는 지체장애인, 귀머거리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적절한 용어가 있다. 그러나 아직 교회는 장애인 관련 용어가 순화되지 않고 있다.

오는 4월 17일 제28회 장애인주일을 앞두고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회장: 윤형영 목사·이하 한장선)는 4월 8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교회에 장애인 용어를 바르게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장선은 한국교회가 장애인들을 헌신적으로 돕고 복음 안에서 기쁨과 소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운 점을 높이 샀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주일을 잘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여전히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윤형영 회장은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장애인주일을 지키기로 한지 28년이 지났다. 하지만 장애인주일을 제대로 지키는 교회가 많지 않다”면서, 아울러 “개역한글과 개역개정 성경도 장애인 비하 용어가 난무하고, 목회자들 역시 설교에서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는 등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의 모습이 잘못돼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선연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개역한글과 개역개정 성경 번역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개역한글성경에는 소경 귀머거리 벙어리 앉은뱅이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개역개정성경은 개역한글성경보다 순화됐지만, 저는자 등이 굽은자 맹인 등의 용어가 명시돼 있는 것을 지적했다. 한선연 증경회장 양동춘 목사는 이 두 성경의 대안으로 표준새번역성경을 제안했다.

양동춘 목사는 “개역한글과 개역개정판은 문제가 많다. 대신 표준새번역이 장애인 비하 용어 없이 잘 번역돼 있다. 농아인교회에서도 표준새번역을 보고 적절하다고 했다”면서, “장애인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면 그들에게 벽이 되고 상처가 될 것이다. 부디 한국교회가 표준새번역을 강단용으로 사용하는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한선연은 표준새번역성경 강단 사용 운동을 진행한다. 또한 언론을 통해 장애인 관련 용어 개선 홍보활동을 벌이고, 장애인 비하 용어를 사용하는 교회에 대해서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장애인 비하 용어를 사용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공익 소송까지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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