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전원교회 이영규 목사가 셀 리더들과 제자훈련을 하고 있다.

전주전원교회, 셀 사역으로 목회 대전환 시도
변화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에 새 역동성 얻어


예순을 넘긴 나이의 목회자에게 새로운 도전이란, 그것도 전혀 경험해보지 않았던 영역에 생소한 방식으로 뛰어드는 일이란 어떤 느낌일까. 어지간하면 고개를 내젓거나 머리를 흔들며 마다하지 않을까.

전주 전원교회 이영규 목사는 그 반대의 선택을 했다. 육순에 접어들던 3년 전 셀 사역으로 목회의 대전환에 돌입한 것이다.

▲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 전주 전원교회에 새로운 역동성을 가져다주었다. 사진은 셀 가족들이 찬송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조기 은퇴를 생각하고 준비하던 무렵이었으니까, 사실 뭔가를 바꾸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일이지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마무리해야 하나? 후임자에게 더 좋은 목회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책임이 나에게 있지 않은가!”

그렇게 이 목사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가서 훨씬 젊은 후배 목회자들 틈에 끼어, 며칠씩 머리를 싸매가며 배우고 훈련했다. 마치 처음 신학도의 길에 들어섰던 시간으로 되돌아간 듯, 겸손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경청하며 집중했다.

담임목사 뿐만 아니라 전원교회 교우들에게도 셀 사역으로 전환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수 십 년간 전통적인 목회방식에 익숙했던 교회, 이미 선교사역 등에 있어서는 수많은 열매들을 거두며 자타의 인정을 받아온 교회에 굳이 변화가 필요하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성도들은 기꺼이 변신을 수용하기로 했고, 훈련에 매진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제자훈련에 담임목사가 혼신을 다하는 것에 발맞추어, 가사 중 틈을 내어 혹은 퇴근 후 몇 시간씩 시간을 내며 기나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그 결과 제자훈련 시스템이 도입된 지 3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8기째 훈련과정이 진행되고 있고 9개의 셀 가정이 만들어졌다. ‘목자’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리더들은 새로운 차원의 신앙생활과 직분수행을 경험하며, 다른 교우들을 열정적으로 이끌었다.

예배 분위기도 바뀌었다. 담임목사의 설교는 그 자리에서 듣고 지식으로 정리하면 끝나는 의례가 아니라, 한 주간의 삶에서 여러 차례 되새기고 실천하는 영혼의 양식으로 다가왔다. 그 작업을 함께 하는 같은 셀 가정의 교우들끼리는 단순한 공통된 소속감을 넘어서, 깊이 있는 영적 교제와 돌봄이 가능한 관계가 형성됐다.

노년층 중심의 셀 리더 역할을 맡은 김인식 장로는 “제자훈련이 시작되면서 사도행전에서 읽던 초대교회의 모습과 같은 생동감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면서 “예수님을 닮아 더욱 건강한 그리스도인, 세계를 품는 성숙한 공동체로 자라나는 꿈을 온 교우들이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전원교회는 담임목사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의 교회, 외형적 성장보다 내면의 성장에 더 가치를 두는 교회, 단순한 건물이나 조직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자라가는 교회로 체질이 바뀌는 중이다. 전원교회의 이 같은 극적 변화들은 올해 셀콘퍼런스에 소개될 예정이다.

전원교회에 일어난 또 하나의 극적인 변화는 ‘기도에 사활을 거는 교회’라는 목표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모습에서 나타난다.

“교회의 사역들이 진정한 능력을 가지려면 주님의 도우심을 반드시 힘 입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공동체에 더욱 간절하고 진지한 기도의 태도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습니다. 단 하루도 기도가 끊이지 않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새 소망이 불타올랐지요.”

그 결과 명절이나 공휴일을 가리지 않는 1년 365일 기도릴레이가 시작되었고, 이 운동을 주도해나갈 50명의 기도헌신자가 세워졌다. 따로 이 운동을 위한 전용기도실도 만들어졌다. 이 기도실에서 조국과 세계선교, 교회와 성도 개개인을 위한 기도가 매일 울려 퍼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매년 두 차례 8주간의 기도교육을 실시하며 더 많은 기도헌신자들을 배출하는 중이며, 셀 리더들만의 정기기도회 시간도 한 달에 한 차례 마련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원교회는 기도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교회로 자리잡았다.

지상에 완벽한 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려는 발걸음을 포기할 권리도 지상교회들에게는 없다. 어차피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하는 갱신의 길, 전원교회는 그 길을 즐겁게 걷는 이유와 방법들을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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