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대표((주)창조이엔지)

적자에 허덕이던 ㈜창조이엔지, 10년 만에 백만불수출 기업으로 성장
임현수 대표 “헌신적인 직원 덕분”…예수님 생각하며 가족 같은 회사 일궈

논산훈련소 연무대교회에서 은혜를 체험하기 전, 그는 성악을 전공하고 있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갚으며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우며 복음을 전하고 싶어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 진학해 의학을 공부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딱 1년 만 일해서 수업료를 마련할 요량으로 컴퓨터 제조 회사에 들어갔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1년 6개월 만에 마케팅부 이사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불과 서른 살에 회사 중역으로 탄탄대로가 열렸지만, 회사의 파격적인 조건을 마다하고 영주권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지금 연기와 소음으로 가득 한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50톤이 넘는 쇳덩이를 깎는 엔지니어다.


세상의 가치와 다른 삶

주식회사 창조이엔지 임현수 대표(대구 내일교회 안수집사)의 삶은 종잡을 수 없다. 그의 이력을 들은 사람이라면 돈 잘 버는 의사와 회사 중역 자리를 아쉬워하며, 인생을 허비했다고 고개를 저을 것이다.

“아버지가 목회자였지만, 청소년 시절 그냥 교회만 다녔다. 논산훈련소에 입소해서 연무대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갔는데, 예배당 문을 여는 순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느끼며 계속 눈물이 났다. 그때 내 인생이 바뀌었다.”

임현수 대표는 지금도 연무대교회에서 체험한 은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기억에만 남은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신다. 받은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살게 했다. 좋은 대학과 회사로 인도하신 것도 하나님이고, 떠날 때도 새로운 것을 준비해 주실 것이라 여겼다. 새로운 일이 주어졌을 때 온 힘을 쏟아 감당하고, 그 일을 통해서 받은 은혜를 갚길 원했을 뿐이다. 임 대표가 삶을 대하는 자세는 세상의 가치와 달랐다.


5000만원에서 100억원으로

임현수 대표가 1999년 귀국해서 입사한 회사는 ㈜승진기계 대구 제2공장이었다. 제철소와 제지회사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기계용 롤(Roll)을 가공하는 작은 기업이었다. 낮에는 수십 톤이 넘는 쇳덩이와 싸우고, 밤에는 영남대에서 경영학과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2006년 당시 임현수 상무는 승진기계 제2공장을 분사해서 ㈜창조이엔지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 ‘창조’는 아버지 임은찬 목사(대구 충일교회 원로)가 지어준 것이다. 하나님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것처럼 회사가 성장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에 빚까지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무’에서 출발한 것은 분명했다.

어느 일이든 인도하심으로 여기고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한 임 대표의 저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창조이엔지는 2007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벤처기업으로 선정됐고, 2008년 40억원이 넘는 과감한 시설투자를 통해 제품 생산력과 품질을 높였다. 또한 20년 넘게 창조이엔지에서 일하며 전문 기술을 갖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신기술개발에 매진해, 소음방지롤(2011년)과 고주파롤 용접장치(2012년) 등 3건의 특허까지 갖게 됐다.

창조이엔지는 경북 경산시 진량산업단지에 5000㎡ 규모로 공장을 확장했고, 2014년 충남 당진에 제2공장을 설립했다. 높은 기술력과 좋은 품질을 앞세워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LG화학 한화종합화학 한국제지 유한킴벌리 한솔제지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일본제철 서통화성산업 등 해외 유명 기업들에 수출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해외 직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해서 백만불수출탑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간접 수출까지 합하면 400만 달러를 넘는다.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창조이엔지는 현재 자산 1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 청년 임현수는 예수님의 은혜를 체험한 후 삶의 목적과 의미가 달라졌다. 의사의 비전을 뒤로 하고 마케팅 전문가로서 탄탄한 삶도 미련 없이 떠난 것은 “주님이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임현수 대표가 수십 톤에 이르는 산업용 롤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삶으로 예수를 전한다

창조이엔지가 불과 10년 만에 급성장하는 동안, 임현수 대표의 삶은 회사가 전부였다. 주일날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 외에 10년 동안 휴가도 없이 회사에 매달렸다. 하지만 임 대표는 “20년 넘게 롤 생산에 전문기술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창조이엔지의 힘이다. 직원들이 회사를 정말 아끼고 혼신을 다해 일한다. 직원들 덕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 부도를 맞은 회사에서 제품을 인수받을 일이 있었다. 제품을 인수하러 간 직원들은 4일 내내 밤을 새가며, 정한 시간 내에 하나의 제품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그 업체 직원들과 싸우고 몸을 다치면서 일했다고 한다.

“회사 일을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으면 이렇게 못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창조이엔지에서 근무하는 40명의 직원들은 가족과 다름없다.”

창조이엔지는 회사를 설립한 이래 단 한 명도 퇴사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보수와 복지혜택이 좋지는 않지만, 중소기업으로 직원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제공할 정도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예수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모두 내가 집사인 것을 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은 삶이 곧 선교 아닌가. 회사가 곧 복음전파의 사역지 아닌가. 나 때문에 예수님을 욕보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그리스도와 그 교회를 위하여’

임현수 대표의 삶은 인간적으로 힘들고 고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어렵게 하지 않으시고 좋은 길로 인도하셨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의사가 되어 저개발국가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서원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얼마 전 큰 아들이 의사가 되겠다며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아들에게 의사가 되고 싶었던 내 꿈을 이야기하며 함께 그 비전을 이루자고 했다. 나는 더 열심히 사업을 하고 아들은 의사가 되어 함께 저개발국가에서 의료선교사역을 하기로 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늘 놀랍다.”

기독청장년면려회전국연합회(전국CE) 회장을 역임한 임현수 대표는 전국CE의 ‘그리스도와 그 교회를 위하여’라는 표어만큼 기독인의 삶을 잘 표현한 말은 없다고 말했다. 이 땅의 기독인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무엇을 하든지 ‘그리스도와 그 교회를 위하여’ 한다면, 세상은 그리스도인을 통해서 변화할 것이다. 임 대표 역시 이런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선교 초기에 선교사들이 병원과 학교를 짓고 복음을 전했다. 그 사역이 이 땅을 얼마나 변화시켰는가. 130년 전 선교사들과 같은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다. 받은 은혜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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