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의 톡톡 튀는 개성으로 기독문화 부흥을 꿈꾸는 ‘민토시장’이 종로5가에 문을 열었다. 민들레영토의 지승룡 대표(큰 사진)는 민토시장이 한국교회는 물론 시장경제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협업 통해 기독문화 부흥 꾀하는 ‘민토시장’ 4월 20일 오픈 앞둬
“한국교회사 중요 장소서 젊은 동력 얻을 것”… ‘경쟁 아닌 나눔’ 요람 역할 기대


종로5가에 젊은 청년들의 역동적인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협업을 통해 문화를 창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시장, ‘슬로우 마르쉐 민토시장(이하 민토시장)’이 4월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 오픈을 앞뒀다. 기독교 문화 1번지였으나 현재 다소 침체되어 있는 종로지역을 서촌만큼이나 뜨거운 ‘동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민토시장은 마치 우리 동네 장터처럼 식음료, 도서, 갤러리, 공방 등 여러 점포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한국기독교회관 지하1층부터 2층까지 총 33개 점포가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는 가오픈 상태로 일부 점포만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하1층에는 공연장이 들어섰고, 1층은 빵, 떡, 분식, 일본음식, 커피 등의 식음료에서부터 향초, 꽃, 벽화 제작, 갤러리가 마련됐다. 2층에는 유리공예, 캘리그라피, 액세서리, 네일아트숍 등으로 꾸며져 있어 찾는 이들을 만족시킬 충분조건을 갖췄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소유가 아닌 나눔의 정신을 가지고 기독교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 ‘민들레영토’로 유명한 지승룡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다. 지 대표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에 와서 가장 주목했던 곳이 종로5가다. 젊은이들이 연동교회에 모여 신앙을 키운 것은 물론 많은 보부상들이 몰려와 현재의 금은방, 패션타운, 약재시장을 형성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노령화 된 종로5가를 청년들에게는 자신감을, 민초들에게는 힘을 주는 곳으로 가꾸어 가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민토시장은 매달 수익에 따라 탄력적인 임대료를 받으면서, 협업시장으로 점포주들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꼭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이익이 적게 날 수 있는 점포가 있는 것을 감안해 수익의 일정부분은 점포들이 함께 공유한다. 여러 상점들이 있지만 서로 경쟁이 아니라 이웃사촌처럼 친밀해지는 것을 원했다. 이 정신을 공유하고 SNS로 입점 신청을 받았는데, 대부분의 점포주들이 아이디어와 비전은 뚜렷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자신만의 가게를 얻기 어려웠던 젊은 청년들이었다.

2층 유리공예 점포 ‘뇨뇨공방’의 우성철ㆍ지예림 부부도 그들 중 하나였다. 부부는 대학에서 유리공예를 전공하고 유리 악세서리와 팬시용품 등을 제작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청년창업 프로젝트, 플리마켓 등을 통해 창업을 준비했으나 시장이 어려워지고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면서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가 민토시장을 만났다.

지예림 씨는 “내 가게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젊은 나이에 막대한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힘들었고, 플리마켓은 비정기적으로 열리는데다 유리공예를 할 수 있는 모든 기구들을 짊어지고 다녀야했다”며 “이렇게 독립적인 우리의 상점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민토시장은 점포주들이 가지고 있는 작지만 큰 꿈까지 키우고 있다.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는 ‘예당공방’ 이상미 씨는 “글씨는 마치 시 낭송과 같다. 꽃씨를 심듯 이 땅을 아름다운 글씨들로 채워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고, ‘그림 그리는 고양이’의 강희진 씨는 “어둡고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부분을 벽화로 밝게 비춰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이야기했다.

사실 종로5가 일대가 좋은 상권으로 볼 수는 없다. 유동인구가 많지도 않고,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도 드물다. 하지만 지승룡 대표는 청년들에게 마음껏 꿈을 펼칠 공간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선호도가 떨어지는 입지조건에서도 하나님의 뜻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 정신이라고 믿고 있다.

“종로4가 광장시장에 먹을거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길거리 공연장이 만들어지면 어떨까요? 한국기독교회관 옆 교회에 누구나 올 수 있는 도서관이 생긴다면요? 종로5가에 색다르고 재미있는 기독교문화 융성을 위한 요람 역할을 민토시장이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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