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적 선교적 교회에 대한 가능성과 방향성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선교적교회 네트워크가 진행하고 있는 세미나 장면.

한국교회 침체·퇴보 현상 고착화 시점서 ‘본질 회복 근본운동’ 관심 커져
정신 공유하되 시대상황 천착하는 노력 ‘주목’…기성·신생교회 협력 중요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침체를 넘어 쇠퇴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 시기에 성장곡선이 둔화되더니 급기야 교세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적인 감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교회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위기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돌파구를 찾는 노력들이 계속되어 왔다.
 
한국교회 쇠퇴 극복 노력들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건강성’에 눈을 돌렸다. 건강한 교회가 건강한 성장을 이룬다는 명제 앞에, 셀이나 G12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 역시 교회성장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많은 부작용을 낳으며 소멸해 갔다. 아울러 국내에 내로라하는 대형교회들이 잇따른 추문에 휩싸이면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학습효과를 통해 한국교회 안에서는 ‘작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하나같이 성장일변도의 기치를 내걸다보니, 정작 교회의 강점인 공동체성이 약화되었다는 자기반성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작음에 대한 관심은 의도적인 작은 교회와 자발적인 교회분립 등의 형태로 표출되었다.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은 큼이 아니라 작음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관심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울러 침체와 퇴보 현상이 고착화되어 가는 시점에서 교회의 본질과 존재 목적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일어나는 가운데, 많은 학자와 목회자들이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선교적 교회 네트워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석환 교수(도시공동체연구소장)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 세상과 지역과 시대에 대한 교회의 공공성이 강하게 대두면서 한국교회가 선교적 교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 <선교적 교회 오늘과 내일>은 선교적 교회 이론가와 현장 목회자가 집필한 것으로, 한국적 선교적 교회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책이다.

선교적 교회 관심 고조

지난 2014년 5월에 열린 제5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서 선교적 교회를 주제로 한 트랙강의가 진행된 바 있을 정도로, 한국교회 안에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선교적 교회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 갱신 혹은 성장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의 본질과 목적을 회복하는 근본적인 운동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와 관련해 성석환 소장은 “선교적 교회는 선교의 주체를 하나님으로 고백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DNA이고 정신”으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선교적 교회는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필요한 일에 헌신하는 것이므로 기성 교회나 신생 교회 할 것 없이 모두가 공유 가능한 가치”라고 말했다.

선교적 교회를 구현하려는 노력들은 현재 카페 교회, 교회 안의 카페, 지역 도서관, 공연장, 전통 교회, 신축 교회, 직장 교회, 거리 교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선교적 교회라 할 수 없으며, 반대로 기성 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전환이 불가능한 것 역시 아니다.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방법으로 다가가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보다 근본적인 정신을 가질 때 선교적 교회가 된다는 의미다.

선교적 교회를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적용하는 그룹의 입장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국내의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은 교회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자는 의식에서 출발해, 일종의 프로그램이나 트렌드로 이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을 경계한다. 냄비 근성에 의해 잘못된 적용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있는 선의의 선교적 교회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교적 관점에서 교회를 개척하거나, 기성 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아울러 신학적·교회론적·목회적 관점에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논의와 적용방안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라는 특수성에 적합한 ‘한국적’ 선교적 교회라는 화두가 최근 한국교회에 던져져 주목을 끈다.
 
한국적 선교적 교회 화두 던져져

도시공동체연구소와 선교적교회 네트워크(운영위원장:고형진 목사)는 최근 <선교적 교회의 오늘과 내일>(예영커뮤니케이션)을 발간했다. 이 책은 선교적 교회 이론가와 선교적 교회를 실제 구현해 내는 목회자들이 함께 쓴 것이다.

<선교적 교회의 오늘과 내일>은 선교적 교회 이해는 물론 북미와 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동향, 그리고 국내에서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는 교회들의 현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선교적 교회에 대한 이론과 한국적 선교적 교회 방향성 예측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이 책을 펴낸 선교적교회 네트워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국내 다른 선교적 교회운동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선교적 교회의 ‘한국화’이다. 이는 분단체제와 지역간 분열, 빈부격차 등 갈등이 첨예하고, 부동산 가격이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선교적 교회와 획일화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법이 아니라 선교적 교회의 정신을 공유하되 한국적인 상황에 뿌리 내리고 있는 선교적 교회를 세워가는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기성 교회와 신생 교회의 협력이다. 기성 교회와 신생 교회간 비판과 대립이 아니라 상호 상황을 인정하고 협력하며 선교적 교회를 실현시켜 가려는 노력이 특징적이다. <선교적 교회의 오늘과 내일> 집필에 참여한 송창근 목사(블루라이트교회)는 “건강한 신앙과 교회의 모습은 성경적이고 바른 신학이 필수인데, 신학과 이론만으로 건강한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목회는 이상과 가치를 삶에서 현장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기성 교회와 맞지 않다고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려고 한다. 새로운 교회도 결국은 공동체요, 교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성 교회와 신생 교회가 함께 한다는 의식전환과 협력의 자세를 강조한다.

선교적교회 네트워크는 향후 해외 선교적 교회와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고 국내 선교적 교회 관심자와 연대해 한국적 선교적 교회를 심화시킬 예정이다. 선교적 교회 정신을 공유하고 나아가 다음세대에 복음을 제대로 전승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교회의 본질과 존재 목적에 대한 고민들이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